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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Sep 26. 2024

지금 도쿄에서 코엔지에 진짜로 가야하는  이유

도쿄거리를 걷다 보면, 패션과 서브컬처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경에 빠지게 된다. 특히 빈티지 패션을 포함한 서브컬처로 도시의 문화적 지형도를 새롭게 그려가고 있는 시모키타자와와 코엔지는 더더욱 그렇다.

시모키타자와는 마치 다양한 시간의 흐름이 한데 어우러진 듯하다. 60년대 사이키델릭한 패턴부터 90년대 스타일까지, 각 시대의 아이콘적인 패션이 공존하는 이곳은 패션 애호가들의 천국이자 서브컬처의 용광로다. 

거리를 걸을 때마다 펑크, 미니멀리즘, 레트로 등 다양한 스타일의 사람들과 가게들을 마주치다 보면 마치 살아있는 패션사를 목격하는 듯하다. 반면 코엔지는 빈티지와 현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과거 저소득층의 주거지였던 이곳이 힙스터들의 성지로 변모한 것은 패션이 가진 힘을 보여준다. 세련되게 큐레이션 된 빈티지 샵들은 단순히 옷을 파는 곳이 아니다. 특정한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제안한다. 여기서 빈티지 패션은 단순한 옷이 아닌, 지속가능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가치관을 대변하기도 한다.



이 두 지역은 비슷하면서 다르다. 시모키타자와가 다양성과 실험정신의 상징이라면, 코엔지는 세련됨과 절제의 미학을 대변한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주류 문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무엇보다 패스트 패션의 획일성에 지친 이들에게 이 두 지역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뿐만 아니라, 이 두 지역이 보여주는 빈티지 패션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대량생산과 과소비에 대한 저항이자, 개인의 독특한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니혼바시와 오테마치 같은 획일화된 패션이 주류인 지역에 있다가, 스타일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곳에 오면 패션이 얼마나 강력한 자기표현 도구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더불어 이 지역 거리들은 음악, 아트, 카페 문화 등 다양한 서브컬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빈티지 샵 옆에 있는 인디 레코드 가게, 길거리 공연을 하는 밴드들, 벽면을 장식한 그라피티 등은 이 지역이 단순한 쇼핑 구역이 아닌 종합 문화공간임을 보여준다. 시모키타자와 같은 경우, 시모키타자와 철도거리, 미칸을 중심으로 촘촘히 다양한 서브컬처 가게들이 즐비하다. 코엔지 같은 경우, JR코엔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브컬처와 빈티지샵 가게들이 촘촘히 놓여있다. 빌딩과 녹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도쿄중심의 재개발과는 그 구조가 다르다.


이런 면에서 도쿄의 빈티지 패션 거리들은 옷을 통해 도시정체성을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하이패션과 스트릿 패션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키는 창조의 장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패션이 단순한 옷 이상의 것, 즉 도시의 숨결이자 시대정신을 어떻게 담아내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도쿄의 빈티지 패션과 서브컬처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그 대답은 곧 우리 시대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힘이 될 것이다.


Little trip of heaven

東京都 杉並区 高円寺南 4-24-7 1F


코엔지의 좁은 골목을 걷다 보면, 문득 시선을 사로잡는 가게 하나가 나타난다. '리틀 트립 오브 헤븐', 그 이름처럼 이곳은 마치 작은 천국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유럽의 벼룩시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빼곡히 채워진 빈티지 의류들은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50년대부터 70년대에 이르는 오버핏 의류들이 옷걸이에 가지런히 걸려있고, 그 사이사이로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장식이 달린 데님 제품들이다. 반짝이는 스팽글과 비즈로 장식된 청재킷은 마치 별이 박힌 밤하늘 같은 느낌이다.


그 옆으로는 다양한 패턴의 원피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꽃무늬, 기하학, 추상적인 무늬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가게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스카프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 같다.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색감부터 강렬한 원색의 대비까지, 마치 무지개를 펼쳐놓은 듯한 광경이다. 이 스카프들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고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가게 중앙에 놓인 유리 진열장에는 섬세한 디테일의 액세서리들이 전시되어 있다. 앤티크한 느낌의 브로치, 우아한 진주 목걸이, 독특한 모양의 귀걸이 등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각각의 액세서리는 마치 오래된 보물 상자에서 꺼낸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게 구석구석에 놓인 빈티지 소품들도 눈길을 끈다. 레트로한 디자인의 라디오, 오래된 여행 가방, 색바랜 사진들이 이곳의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리틀 트립 오브 헤븐'은 단순한 빈티지 샵을 넘어 하나의 작은 박물관처럼 만든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현재와 과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각각의 옷과 소품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방문객들은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빈티지'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 과거를 어떻게 지금 시대에 맞게 해석할 수 있을까? '리틀 트립 오브 헤븐'은 이 답을 선명하게 던지는 곳이다. 동시에 코엔지에서 빈티지 패션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작은 천국 같은 공간이다.


Slut

杉並区高円寺南4-6-1 1階

도쿄의 코엔지 거리를 걷다 보면, 미국 스트리트 문화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만나게 된다. 바로 'Slut'이라는 이름의 빈티지 샵이다. 이곳은 단순한 옷가게가 아닌 미국 패션의 분위기 그 자체를 옮겨온 곳이다.

Slut의 독특함은 Slut1과 Slut2, 두 개의 매장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 두 공간은 마치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동시에 걷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Slut1에 들어서면 미국 서부의 활기찬 거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래픽 티셔츠와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반영한 의류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어, 마치 캘리포니아의 해변가를 거니는 듯한 느낌이다. 반면에 Slut2는 뉴욕의 세련된 거리를 연상케 한다. 스웨트셔츠와 체크무늬 셔츠들이 주를 이루는 이곳은, 브루클린의 힙스터들이 즐겨 입을 법한 스타일로 가득하다. 슈프림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들은 이곳이 단순한 빈티지 샵이 아닌, 현대 스트리트 패션의 뿌리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창고같다.

이처럼 Slut은 단순히 옷을 파는 곳이 아니다. 도쿄라는 아시아 패션 중심지에서 미국 스트리트 패션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이곳에서 미국 패션의 역사와 현재를 동시에 체험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해나가고 있다. 이는 도쿄가 단순한 트렌드의 추종자가 아닌, 글로벌 패션의 재해석과 창조의 중심지임을 보여준다.


Slut을 방문하는 것은 단순한 쇼핑이 아닌, 패션을 통한 문화적 여행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옷을 통해 시대와 대륙을 넘나들며, 패션이 단순한 옷 이상의 것임을 깨닫게 된다. 코엔지의 Slut은 도쿄 패션 지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은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스트리트와 하이패션이 만나 새로운 스타일을 탄생시키는 창조의 용광로다.


Top of Hills

일본 〒166-0003 Tokyo, Suginami City, Koenjiminami, 2 Chome−22−10 1F・2F トップ オブ ザ ヒル

코엔지의 언덕 끝자락에 자리 잡은 '탑 오브 힐즈'는 이곳은 코엔지 빈티지 투어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으로, 그 이름처럼 빈티지 패션의 정점을 보여주는 곳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빈티지 패션의 정점은 바로 '다채로움'이다.


2층 구조의 이 공간은 건물 안에 다채로운 빈티지 패션을 가득 채워넣었다. 1층의 남성복 코너는 런던과 뉴욕의 스트리트를 걷는 듯한 느낌이다. 중후하면서도 편안한 일상복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마치 도시의 일상을 옷으로 풀어낸 듯하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스타일, 원단특성을 살린 자연스러운 옷들은 현대 도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이 공간은 캠핑을 즐기는 이들에게 천국과도 같다.

반면 2층의 여성복 코너는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선 듯하다. 화려한 자수와 다채로운 패턴의 옷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의 옷들은 마치 스페인의 정열, 히피의 자유로움, 집시의 낭만을 한데 모아놓은 듯하다. 기하학적이면서도 화려한 악세서리들은 이 공간의 매력을 한층 더 높여준다.


탑 오브 힐즈의 가장 큰 매력은 아마도 이 극명한 대비일 거다. 1층과 2층을 오가는 일만으로도 마치 여러 도시와 문화를 넘나드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는 빈티지 패션이 단순히 오래된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스타일의 재해석임을 보여준다. 이곳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경험을 전한다. 매일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탑 오브 힐즈는 무한한 영감의 원천 그 자체다. 이곳에서 우리는 옷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코엔지의 탑 오브 힐즈는 빈티지 패션의 다양성과 깊이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패션이 단순한 옷 이상의 가치, 즉 시대와 문화를 넘나드는 표현의 수단임을 깨닫게 된다. 빈티지 패션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탑 오브 힐즈는 반드시 들러야 할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Tatouage by ZOOL

東京都杉並区高円寺南2-48-9

코엔지를 걷다 보면,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는 듯한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바로 3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ZOOL'이다. 이곳은 단순한 빈티지 샵이 아닌, 코엔지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타임캡슐과도 같다. ZOOL의 여러 지점 중에서도 'Tatouage by ZOOL'은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1930년대부터 1970년대를 아우르는 패션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공간 전체가 마치 보물창고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이곳에 쌓인 시간의 무게 때문일 거다.

'Tatouage by ZOOL'의 진정한 매력은 아마도 다양성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는 이곳은, 마치 패션의 만화경을 들여다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빼곡히 채워진 빈티지 아이템들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작품들처럼 느껴진다. 아메리칸 캐주얼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데님, 셔츠, 가죽 신발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옷이 아닌, 지난 세기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역사의 조각이다. 특히 1960년대 생산된 고급 가죽 제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이 있는 멋을 발산하고 있다.이곳에서 쇼핑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옷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 시간 여행이자,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견해가는 여정이다.

코엔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템들을 발견하는 재미는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즐거움과 같다. 'Tatouage by ZOOL'은 빈티지 패션이 단순히 과거의 것을 입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의 재해석임을 전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옷을 통해 과거와 대화하고, 그것을 현재의 언어로 어떻게 재해석할지 고민할 수 있다. 만일 코엔지를 찾는다면, 'Tatouage by ZOOL'은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이다. 이곳에서 당신은 단순히 옷을 사는 것이 아닌, 시간을 초월한 스타일의 여행을 떠나게 될 거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우리는 패션이 단순히 옷을 넘어서서 시대와 문화를 잇는 다리임을 깨닫게 될 거다.


Whistler 휘스틀러

Vintage Store. Misato Bldg 1F&2F 4-30-8 Koenji Minami, Suginami-ku, Tokyo, Japan

코엔지의 거리를 걷다 보면,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는 듯한 공간과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코엔지가 시모키타자와와 다른 이유도 이러한 이유때문이다. 코엔지에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온 '휘슬러'는 단순한 빈티지 샵이 아닌, 패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과도 같다. 휘슬러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1800년대부터 2000년대를 아우르는 타임워프를 경험하는 듯하다.


이곳의 옷에는 단순한 옷이 아닌, 각 시대의 이야기와 감성이 걸려있다. 밀리터리 재킷, 수제 구두, 슈트, 스웨터, 넥타이 등 클래식하고 품격 있는 아이템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브룩스 브라더스, 에르메스 등 유명 브랜드의 클래식한 넥타이들이다. 이들은 마치 과거의 영화를 현재로 소환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수많은 구두와 가죽 제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이 있는 멋을 발산한다.

하지만 휘슬러의 매력은 단순히 과거의 재현에 그치지 않는다. 이곳은 클래식과 현대, 전통과 실험이 공존하는 공간으로서, 댄디하면서도 격식 있는 정장 스타일부터 현대적 감각과 실험정신이 깃든 개성 있는 스타일까지 다양한 패션의 스펙트럼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휘슬러에서의 쇼핑은 단순한 옷 고르기를 넘어선 문화적 경험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옷을 통해 시대와 대화하고, 과거의 멋을 현재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스트리트 패션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이곳은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될 거다.

JR코엔지역 바로 앞에 위치한 휘슬러는 패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만일 코엔지를 찾는다면, 휘슬러에서 시간을 초월한 스타일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그곳에서 당신은 단순히 옷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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