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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Oct 24. 2024

도버 스트리트 마켓: 꼼데가르숑의 정신을 담은 편집숍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일본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인 꼼데가르숑이 운영하는 편집숍이다. 2004년 9월 런던의 도버 스트리트에 문을 열고 이후 10년 동안 런던에서 대표적인 편집숍으로 손꼽혀 왔다. 이곳은 40여 년간 이어진 '꼼데가르송'의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의 창의력과 독특한 철학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레이 가와쿠보는 요지야마모토와 이세이 미야케와 함께 일본 3대 디자이너로 꼽히는데, 그들은 1970년대와 1980년대 파리 컬렉션에서 일본만의 독창적인 감각으로 패션계를 휩쓸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레이 가와쿠보의 꼼데 가르숑은 전위적이면서 창의성이 제일 강했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이러한 '꼼데가르송'의 DNA를 반영하며 독특하고 실험적인 패션 아이템들을 선보이는 공간을 선보이고 있는데, 도쿄에서도 전통적인 패션 경향을 벗어나 독자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스타일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시작은 의외였다. 2004년 꼼데가르숑은 영국의 오래된 부티크 백화점인 '브라운스'와 계약이 막 만료되어 새로운 곳을 찾아야 했다. 그때 마침 부동산 중개인이 레이 가와쿠보와 아드리안 조피에게 도버 스트리트 지역 1층의 빈 건물을 소개했다. 그들은 도버 스트리트 마켓으로 매장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시작이었다. 그 후 약 12년 동안 도버 스트리트에서 자리 잡은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2016년도 도버 스트리트의 높은 임대료로 매장 운영을 고민하고 있었다. 때마침 헤이마켓에서 건물 입주 제안을 받았다. 그곳은 기존의 도버 스트리트 마켓보다 3배가 더 큰 거대한 건물이었다.


중개인은 도버 스트리트 마켓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건물 전체를 가지고 있어요. 만일 도버 스트리트 마켓이 1층과 지하만 임대할 계획이라면 나머지 층은 다른 사람들에게 임대를 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레이 카와쿠보와 아드리안 조피는 건물 전체를 인수해 꼼데가르숑 상품에 초점을 맞춘 대형 매장으로 바꾸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를 두고 아드리안 조피는 "우리는 사전에 계획하지 않았지만 건물이 아이디어를 실현했죠"라고 말했다. 그렇게 지금 위치인 헤이마켓으로 도버 스트리트 매장을 이전했다.


온라인 쇼핑은 재미가 없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여긴다. 마우스 몇 번 혹은 터치 몇 번으로 끝나는 오늘날의 온라인 쇼핑은 경험이 없는 슬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사고 싶은 물건을 찾기 위해 검색하는 온라인 쇼핑의 개념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과 이야기하지 않는 온라인 쇼핑은 외롭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쇼핑의 과정은 편하지만 오히려 불친절하고 '깨달음이 없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따져보면 그렇다. 온라인에서 클릭 몇 번으로 물건을 산다. 결제수단을 고르고. 터치를 몇 번 하면 끝이다. 효율을 따지면 온라인만큼 좋은 게 없다. 그렇지만, 효율과 재미는 별개이지 않은가?

도버 스트리트 마켓을 이끄는 힘은 다양한 브랜드들로부터 나온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영 디자이너, 럭셔리 브랜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디자이너 컬렉션, 스트리트를 잘 조화시킨 브랜드를 구축해 경계를 허물었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긴자점에는 로에베, 프라다, 르메르, 구찌, 마르제엘라, 릭오웬스, 톰브라운 등 디자이너 컬렉션을 갖추었다. 사카이, 언더커버, 겐조, 포터 등 일본 디자이너 및 브랜드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슈프림, 스투시, 베이프, 나이키 등 스트리트 브랜드들까지 잘 갖추고 있다.


여기에 더해진 '꼼데가르송' 15개 패밀리 라인과 도버 스트리트 마켓 라인은 도버 스트리트 마켓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세분화된 꼼데 가르숑의 라인들은 다른 브랜드들과 같은 층에서 소개한다. 어떤 가격대의 어떤 브랜드를 고르더라도 고객들은 자신들이 구매할 만한 '꼼데가르송'의 라인을 함께 볼 수 있다. 이 같은 브랜드 배치는 사람들에게 꼼데가르숑의 다양한 라인들을 인지시킨다. 동시에 다양한 브랜드들과 꼼데가르숑을 충돌시켜 새로운 분위기도 만든다. 이로 인해 이곳을 찾은 고객들은 '꼼데가르송' 라인과 동시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브랜드 감도를 느낄 수 있다. '맥락'을 아주 세밀하게 연결했다. 하지만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 브랜드들을 더 역동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VMD에 심혈을 기울였다.


브랜드와 예술을 합친 VMD로 만드는 색다른 경험

도버스트리트마켓은 새로운 종류의 소매 경험,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매장, 매장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든 선입견을 무시하고 기존 소매 규칙을 무시하며 고객에게 새롭고 자극적인 쇼핑을 제공하는 매장을 만들고자 했다. 영혼을 고양시키고 감각을 자극하는 경험. 창의적인 에너지를 공유한다. 이 같은 오프라인의 경험은 온라인에서는 제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위해 도버스트리트 마켓은 예술성을 강조한 VMD로 소비자들의 경험을 설계한다. '예술 문화 공간과 쇼핑 공간을 넘나드는 공간.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모토다.

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부분은 자신들의 공간이 '독립 건물'이라는 점이다. 독립된 건물을 사용하기에 레이 가와쿠보가 설계한 직선과 대비가 강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은 이 공간을 자연스러우면서도 재밌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이 고민에서 나온 접근이 '브랜드를 하나의 오브제'로 보는 방식이다. 이방식은 도버스트리트마켓의 공간을 언제나 개방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모든 공간이 기본적으로 흰색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사람들이 이러한 개념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첫날 오픈했을 때 사람들은 매장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이거? 매장 전체가 너무 혼란스러워요.", "너무 전위적이에요.""옷 파는 곳이 어디죠?'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애드리언 조피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오프라인 매장이 성공하려면 놀라움을 선사해야 한다. 소비자가 나가서 직접 매장을 방문하고 싶도록 매장을 흥미롭게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목표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공간을 만드는 일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특히 상품진열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인테리어 디자인부터 섹션 구성과 피팅 룸에 이르기까지 '꼼데가르송'과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정신인 창의성, 새로움, 예술성을 반영한다. 고객들은 대형 갤러리 공간에 와 있는 듯한 경험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도버스트리트마켓 긴자도 마찬가지다.

도버스트리트마켓 긴자매장에서는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철기둥을 많이 사용했다. 매끄럽게 다듬어서 사용하는 철기둥은 공사장 느낌을 찾아볼 수 없다. 철기둥을 곡선으로도 배치해 옷을 걸어놓기도 했다. 아메리칸 레트로이면서도, 전위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톰브라운. 옷 자체를 매우 간결하지만 그 간결함을 전위적으로 표현하는 점에서 마르지엘라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 도버스트리트마켓은 톰브라운의 옷에 신경 쓰지 않았다.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을 기반으로 만든 톰브라운 매장은 차갑다. 동시에 톰브라운의 전위적인 느낌이 돋보인다. 마르지엘라 매장은 어떨까? 매장 안에 식탁과 식탁의자를 놓은 후 모두 흰색으로 덮어 식탁을 오브게로 만들었다. 여기에 상품을 을 올려놓아. 식탁을 훌륭한 상품진열장으로 이용한다.

오모테산도에 있던 SKWAT/LEMAIRE 매장은 폐업했다. 이곳에 있던 르메르 매장은 도버스트리트 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르메르는 SKWAT매장에서 사용한 재활용 나무 진열장을 그래도 도버스트리트 매장으로 가져왔다. 100년 된 주택의 나무를 재활용해 만든 르메르매장은 도버스트리트 매장 안에 매우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가 있다.

꼼데 가르숑매장은 그리스신전 기둥을 재현해 옷을 걸어놓았다. 이로 인하여 공간은 현대미술과 같은 공간으로 변한다. 그 옆의 꼼데가르숑 옴므 플러스 매장은 철 파이프를 사용해 공간에 포인트를 주었다. 베이프는 어떨까? 베이프는 슈프림과 감도가 비슷하지만, 동시에 특유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 도버스트리트마켓은 베이프가 가진 특유 패턴 안에서 유머러스한 부분을 발견했다. 이를 공간에 반영해키치하면서도 베이프가 두드러지는 재미난 공간을 만들었다.

스니커즈매장은 어떨까? 도버스트리트 마켓은 스니커즈를 그 자체를 그냥 볼 수 있게 흰 상품진열장에 평범하게 놓았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도버스트리트마켓은 각 브랜드 공간이 특색을 가지고 있다. 공간의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마치 미술관처럼 말이다. 꼼데가르숑매장도 마찬가지다. 제품 그 자체를 공간과 공간사이에 여유 있게 배치했다. 주변의 흰색배경에서 사람들은 옷을 입어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스타일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이와 다르게 슈프림매장은 완전히 다르다. 슈프림매장은 다른 슈프림매장과 구성이 거의 똑같은데, 이는 매장의 디자인을 도버 스트리트 마켓이 아닌 슈프림이 직접 하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도버스트리트마켓은 브랜드가 아닌 아티스트와 가 협업해 아티스트들의 전시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10주년이 된 해에는 '베트멍'에서 2015~2018년 이미지 & 비주얼 디자인 담당으로 일한 후, 아트 디렉터로서 '더블릿'이나 '헬무트 랭'이라는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한 태국 아티스트 PZ 투데이의 아트북인 'FRIES BOOK'를 출시하면서 티셔츠판매빛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재능 있는 영 디자이너의 경우 디자이너 본인이 해당 섹션의 인테리어를 직접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는 창의성과 새로운 것을 강조하는 '꼼데가르송'의 정신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도버스트리마켓이 생각하는 브랜드? 브랜드는 관점을 제시하는 미디어다. 도버스트리트마켓은 옷에 한정된 꼼데가르숑의 전위적인 미학과 브랜드 철학을 공간으로 확장한 곳이다.꼼데가르숑이 옷을 통해 자유로움을 표현한것같이, 도버스트리트마켓은 브랜드들이 전통적인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브랜드에 자유를 준다. 도버스트리트 마켓 매장이 어수선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매장 내 브랜드끼리 항상 충돌하는 듯이 뭔가 어울리지 않아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도버스트리트 마켓만이 의도한 부분이다.


공간이 경험을 만들려면 일단 좋은 제품이 있어야 한다.

오프라인 공간은 브랜드 이야기와 경험을 실제로 전하는 곳이다. 요즘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브랜드를 전할 수 있지만, 도버스트리트마켓은 실체가 있는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꼼데가르숑의 아방가르드 디자인을 온라인에서 보는 것과 실제로 만지고 입어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도버스트리트마켓은 이러한 이유로 제품의 품질과 지속력을 중요시한다. 팔라스나 슈프림과 같은 스트리트 브랜드들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많은 마케팅을 하지만, 그들의 성공 비결은 높은 품질의 제품에 있다. 슈프림을 만든 제임스 제비야가 품질을 제1순위로 삼은 것처럼, 도버스트리트마켓도 모든 브랜드의 제품 퀄리티를 엄격히 관리한다. 이는 공간의 평판을 만들고 지속적인 고객 경험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혼돈’이 공간에 경험을 만든다.

그들이 추구하는 철학은 '아름다운 혼돈'.  여기서 혼돈이란 단순한 카오스가 아니다. '섞는다'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마치 과일 스무디처럼, 여러 가지 과일을 섞어으면 새로운 맛이 나오듯이, 도버스트리트마켓은 브랜드를 골라 섞어서 독특하고 개성이 넘치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또한 6개월에 한 번씩 매장의 인테리어를 바꾸어 새로운 분위기를 끊임없이 순환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도버스트리트 마켓은 새로운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도버스트리트마켓이 추구하는 브랜드철학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싱가포르의 유스 인 발라클라바(Youths In Balaclava)다. 도버스트리트마켓른 싱가포르점을 열면서 10~15명 정도의 음악인, 그래픽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된 유스 인 발라클라바(Youths In Balaclava)와 협업해 책과 티셔츠를 발매했다.


도버스트리트 마켓이 온라인에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온라인은 이것저것은 섞어내는 '독특함'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레이 가와쿠보가 사람들과의 접촉을 좋아하고 물건을 두고 직접 이야기하면서 판매하는 방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물론 도버스트리트 마켓도 인터넷에서 물건을 판매한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보는 도버스트리마켓은 일반적인 이커머스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도버스트리트 마켓도 이런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갑, 향수, CDG PLAY라인, 뉴발란스, 스투시, 포터 등 판매하는 제품이 매장보다 조금은 적은 편이다.


자신들이 제일 잘하는 건 패션. 그것에만 집중한다.

도버스트리트 마켓은 경계를 정하지 않는 '믹스'를 중요시한다. 이런 관점이 도버스트리트마켓으로 하여금 패션의 양대축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리트패션과 하이엔드 패션을 모두 아우르게 만든다. 예를 들어, 스트리트 브랜드인 슈프림과 하이엔드 브랜드인 발렌시아가를 같은 공간에 배치하여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도버스트리트 마켓은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자신들의 전문 영역을 명확히 인식한다. 그들의 기반이 '꼼데가르숑'이라는 순수 패션 하우스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제일 잘하는 건 패션이라는 걸 알기에, 다른 분야로 일부러 확장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확장하는 추세지만, 도버스트리트마켓은 자신들이 잘하는 옷과 액세서리에만 집중한다. 이러한 집중은 그들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패션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람들에게 경험을 전하는 공간은 충돌에서 나온다.

도버스트리트마켓은 기존 브랜드와 새로운 브랜드들 간의 미학을 끊임없이 충돌시킨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인 셀린느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나란히 배치하여 예상치 못한 조화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충돌이 도버스트리트마켓을 유일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사실 도버스트리트마켓보다 시각적으로 화려한 공간들은 더 많을 수 있다. 하지만 도버스트리트마켓같이 유일한 경험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도버스트리트마켓이 브랜드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사람'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각 브랜드의 철학과 스토리를 마치 사람의 개성처럼 다루며, 이를 공간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아방가르드한 메종 마르지엘라의 공간은 미니멀하고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꾸며져 브랜드의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다. 반면 스트리트 감성의 베이프 공간은 화려하고 팝아트적인 요소로 가득 차 있어, 마치 두 사람의 대화를 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처럼 경험이 스며든 공간들은 브랜드를 물건이 아닌 사람으로 접근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듯이, 도버스트리트마켓의 공간은 언제나 방문객들에게 각 브랜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도버스트리트마켓을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핵심이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 패션과 문화의 경계를 허무는 공간.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꼼데가르숑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탄생한, 쇼핑 공간을 넘어선 살아있는 문화의 장이다. 2004년 런던에서 시작된 이곳은 패션과 예술,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며 독특한 경험을 창출해낸다. '아름다운 혼돈'이라는 철학 아래, 셀린느와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슈프림 같은 스트리트 패션, 그리고 유스 인 발라클라바와 같은 신진 디자이너의 작품까지 공존하며 예측 불가능한 조화를 이룬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독특성은 브랜드를 대하는 방식에서 비롯된다. 그들은 각 브랜드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사람'으로 접근한다. 예를 들어, 메종 마르지엘라의 공간은 미니멀하고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꾸며 마르지엘라가 추구하는 아방가르드한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다. 반면 베이프의 공간은 화려하고 팝아트적인 요소로 가득 차 있어, 베이프가 지향하는 스트리트 감성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처럼 각 브랜드의 개성을 공간에 녹여냄으로써, 방문객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대화하고 교감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디지털 시대에 역행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이는 가장 진보적인 접근이다. 매장엔에서 꼼데가르숑의 아방가르드 디자인을 온라인에서 보는 것과 실제로 만지고 입어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기 떄문이다. 그렇기에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이러한 실체가 있는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6개월마다 매장 인테리어를 바꾸는 등 온라인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독특한 분위기와 감동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성공 비결은 패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집중에 있다.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확장하는 추세와 달리,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자신들이 잘하는 옷과 액세서리에만 집중한다. 이러한 전문성은 그들의 큐레이션 능력을 강화하며, 패션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다. 앞서 언급한 6개월마다의 인테리어 변경 외에도, 싱가포르의 유스 인 발라클라바와 같은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창출한다. 동시에 그들은 품질과 진정성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슈프림의 제임스 제비야가 품질을 제1순위로 삼은 것처럼, 도버 스트리트 마켓도 모든 브랜드의 제품 퀄리티를 엄격히 관리한다. 이러한 균형 잡힌 접근은 현대 소비 문화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패션을 통해 우리에게 더 큰 질문을 던진다. 단순히 '무엇을 입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예를 들어, 그들의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접근이나 신진 디자이너 지원은 우리의 소비 습관과 사회적 책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공간과 경험은 우리로 하여금 창의성, 다양성, 그리고 진정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만든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 도버 스트리트 마켓은 단순한 패션 매장을 넘어, 현대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런던, 긴자, 싱가포르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 매장을 열며 그들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혁신적인 접근은 패션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의 소비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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