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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은 Aug 15. 2019

띵굴 마켓은 어떻게 공간에 디테일을 더했을까?

점을 묶어 면을 강조하는 공간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제시하는 띵꿀마켓.


연출이 아닌 일상을 제안하는 공간. 띵꿀마켓은 자신들의 공간을 통해 하루를 잘 살아내는 작은 방법이 일상에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띵꿀마켓은 이를 위해 자칫 지나치기 쉬운 일상 속 소리를 제안한다. 사진을 보자. 띵굴 마켓이 추구하는 가치가 그대로 담겨있다. '사물의 소리, 일상의 소리, 당신의 하루하루가 모여 먄들어내는 삶의 소리. '예술작품을 연상케 하는 나무에는 아무것도 없다. 나무에는 '띵꿀이 전하는 일상 소리를 들어보세요'라고 적혀있다. 일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흘러가는 존재라서 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일상을 추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진일까? 동영상일까? 아니다. 함께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일상의 즐거움이다.


띵쿨마켓의 모토, 출처: 띵꿀마켓 홈페이지.

식물로 활력을 더하는 공간.

식물을 다양하게 활용해 공간에 활력을 넣었다.

식물이 있는 공간과 없는 공간은 확연히 다르다. 꽃과 식물은 공간에 생동감을 더하고 계절감을 공간 안으로 가져온다. 특히 지하에 위치한 띵꿀마켓은 계절감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식물은 이러한 띵꿀마켓의 부족한 계절감을 충분히 메꾼다. 띵꿀마켓 을지로점 매장 공간 내에는 자연스러운 비움이 종종 있는데 그 비움을 적절하게 메꾸는 것도 바로 이 식물이다. 공간에서 빈 느낌을 식물이 채운다고 할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수묵화나 정물화 같기도 하다. 또한 띵꿀마켓 을지로점은 입구에서부터 식물을 비치해 아크 앤 북과 자연스럽게 경계를 만들었다.

식물은 공간의 생동감과 디테일을 더한다.(아마도 이곳은 도쿄 지유가오카의 ACME?)

도쿄에서 가본 여럿 편집샵들도 식물을 통해 공간에 활력을 넣고 있었다. 나카메구로역은 꽃집이 분주한 지하철역에 생기를 더한다. 에큐티 기치 쵸지는 건물 일부 외곽 벽에  식물을 심어서 활력이 넘치는 지하철역을 조성했다. 도쿄 블루보틀도 꽃과 식물을 적극 사용해 계절감은 공간에 끌어온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이니스프리 역시도 일부 매장 간판에 진짜 식물을 사용한다. 또한 지하철 소음을 줄이기 위해 설치한 방음벽에서 자라나는 덩굴들도 방음벽이 가진 건조함을 싱그럽게 만든다.


개인을 위한 공간 콘셉트를 전하려는 문구들.


누군가의 부엌이라는 제안을 담은 부엌.

주택 구매가 어려워지면서 사람은 집 구매보다는 '공간'을 꾸미는 방법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추구하는  공간을 위해 꼭 필요한 물건만을 찾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공간을 위한 '제안'은 매우 중요해졌다. 설령 그 제안이 소비의 다른 이름일지라도 말이다. 혼자 살거나 같이 살아도 누구나 혼자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혼자만의 공간은 무엇이 필요할까? 띵꿀마켓은 이 같은 메시지에 집중한다. 가령 '누군가의 부엌'이라는 익명성을 통해 부엌을 제시한다.


만일 띵꿀마켓이 제안하는 모든 게 필요하면 모두 구매하면 된다. 만일 필요한 물건만 있으면? 선택해 구매하면 된다. 여기에 띵꿀마켓이 상품 코너마다 비치한 문구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공간에 담긴 '정서'를 추가적으로 설명한다. '


조명: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강렬한 조력자.


아크액북옆 태극당 상들리에를 존재를 상쇄 시키기위한 화분과 조명.


조명은 공간에 성격을 부여한다. 조명 색에 따라 공간은 차가워질 수도 있고 따뜻해질 수도 있다. 땅굴 마켓 을지로점은 이 같은 조명의 성격을 공간 분위기 전환에 사용한다. 마치 사진기에서 색온도 혹은 화이트 밸런스를 조절함에 따라서 사진 느낌이 완전히 바뀌는 것처럼 말이다.

일단 상품이 많이 진열된 띵꿀마켓 매장 앞은 조명이 밝은 편이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조도는 낮아진다. 조도가 낮아지는 만큼 공간은 자연스럽게 차분해진다. 그 이유는 앞에 있는 '아크 앤 북' 때문이다.'아크 앤 북'은 진한 갈색을 사용하고 있다. 아크 앤 북이 가진 진한 갈색 분위기는 띵굴 마켓 앞의 샹들리에서 가장 강렬해진다. 문제는 '샹들리에'라는 화려함과 강한 빛이 띵꿀마켓 앞 공간을 죽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쪽 공간이 강렬하면 다른 곳은 묻히기 때문이다.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띵굴 마켓은  샹들리에 앞에 '아크 앤 북'보다 밝은 따뜻한 톤의 조명과 화분을 비치해 경계를 만들었다. 이 경계를 손님들이 들어오는 입구까지 유지한다. 손님들이 입구에 들어오면 보다 밝은 빛과 상품을 통해 '여기서부터는 띵꿀마켓이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아크 앤 북'에서 띵굴 마켓으로 들어가면 마치 좁은 동굴로 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매장 중앙 조명은 높은 반면 옷을 판매하는 코너는 조명이 낮다. 조명의 높이는 공간몰입도에 영향을 준다.

조명과 천장은 공간 몰입에도 영향을 끼친다. 띵꿀마켓매장은 가운데 큰 통로와 그 양옆으로 뻗은 나무줄기 같은 통로. 이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지하에 위치하다 보니 횡적인 공간 전개다. 넓은 통로 공간은 천장이 높다. 여기에 밝은 조명을 통해서 간결함과 화사함을 연출했다. 천장이 높고 밝기 때문에 개인 공간보다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느낌이 공간에 더 많이 묻어난다. 이를 상품진열에 반영해 이곳에는 '함께 사용하는' 물건들을 주로 비치했다.'같이'를 강조하는 띵꿀마켓의 슬로건이 잘 반영된 셈이다.


이와 다르게 나무줄기 같은 좁은 통로 공간의 천장은 낮다. 낮은 천장은 사람들이 공간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좁은 통로 공간에는 조도가 낮은 조명을 사용해 아늑함을 연출했다. 공간 성격에 맞게 의류, 주방도구, 커트러리 등 '개인 취향'이 강현 물건을 놓았다. 의류코너는 드레스룸처럼 연출해 몰입도를 더 높였다.

흰색, 녹색, 갈색: 공간감을 이끄는 세 가지 색.

흰색, 녹색, 갈색이 어우러지는 매장. 띵굴 마켓의 정체성을 가장 잘 선보이는 곳.

공간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는 색감이다. 은은하고 부드러운 색감을 고르면 공간은 부드럽다. 반면에 차갑고 건조한 색감을 선택하면 공간을 차갑다. 공간 색감은 자연스럽게 그곳에 놓인 물건에 느낌을 부여하고 같은 물건도 전혀 다른 물성을 가지도록 만든다.

띵굴 마켓을 흐르는 색감은 흰색, 갈색, 녹색이다. 사람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낄 색상을 사용했다. 흰색은 벽, 갈색은 상품들(띵굴 마켓의 상품은 유독 갈색 계열이 많다.),  녹색은 식물이다. 앞에 있는 '아크 앤 북'이 신사 같다면 띵굴 마켓은 따스한 햇빛에 가깝다. 어떤 면에서 무인양품을 연상시키나 무인양품과는 다르게 산뜻함이 강하다. 심지어 냄새도 비슷한데 말이다.


물성: 공간에 질감이라는 입체감을 더하는 요소.


'같이'사용하는 물건을 비치해 자연스러움을 더한다. 여기에 상품이 가진 질감은 물성을 배가 시킨다.

띵꿀마켓은 '같이'사용하는 물건을 각 코너마다 비치해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여기에 상품이 가진 질감은 물성을 배가 시킨다. 요즘은 공간에 추구하고자 하는 콘셉트의 물성을 공간에 담아야 한다. 띵꿀마켓에서 선택한 물건은 질감이 강조된 물건들이 많다.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물성을 표출한다. 매장 내 물건을 유심히 살펴보면 유독 갈색 계열 제품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갈색은 띵꿀마켓이 추구하는 가치를 반영하기 색이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같이 사용해야 하기에 친밀감도 있어야 한다. 백자, 유리, 나무, 동으로 만든 제품은 그 자체로 가진 질감이 표출되는 특징을 가진 물건들이다. 또한 물건을 포장한 끈, 보자기도 상품의 '촉감'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제품이다. 명절이 되면 선물을 보자기로 싸서 전달하는 이유도 보자기를 통해 '정성'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각의 표현이라고 할까? 진열된 물건들 때문에 띵굴 마켓 공간 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의 요소 하나하나에 질감이 돋보인다.

질감을 돋보이게 함으로서 공간은 탄력을 얻는다.
'같이'을 중시하는 철학은 공간에 차분함과 동시에 따뜻함도 집어넣는다. 출처:띵굴 마켓 홈페이지.



제품 진열: 일상의 물건과 오브제로서의 물건


제품 기능을 강조하면 제품의 아름다움보다는 기능이 더 두드러지게 보인다.

물건이 가진 속성을 하나의 작은 점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넓은 면으로 생각하면 공간이 가진 특성을 보다 더 강하게 표현할 수 있다. 가령 같은 범주에 있는 물건도 식탁에  진열하는 것과 벽에 걸어놓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를 만든다. 전자는 '기능'이라는 물건이 가진 '점'적인 속성에 집중한다. 후자는 물건 그 자체가 가진 미적인 '면'이 강조된다.  띵꿀마켓 을지로점은 이것을 잘 활용한다. 프라이팬은 갈고리를 달아서 실제 주방에서 프라이팬을 보관하는 방식을 취했다. 포크와 그릇 등은  물건 형태가 잘 보이게끔 진열했다. 주방기구의 면을 강조하면 기능보다는 주방기구가 가진 아름다움을 돋보인다는 걸 포착한 것이다. 물건이 일할 때와 쉴 때를 고려해 나눈 물건 배치는  직관적으로 물건이 가진 속성을 이해하게 돕는다. 기능과 미적인 요소를 모두 볼 수 있게 말이다. 이를 통해 물건이 가진 개연성이 모두 드러난다. 띵굴 마켓의 주요 고객이 살림하는 주부들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는 매우 효과적이다.


주방기구의 면을 강조한 진열장. 개별 상품이 가진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상품의 면적인 연출은 상품의 심미적요소를 점적인 요소는 기능적 요소를 돋보이게 한다.


온라인에서의 개인은 점이다. 점은 찍어놓으면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점을 찍으면 다양만 면이 만들어진다. 온라인에서 개인은 한없이 자유롭지만 결국 혼자다. 반면에 오프라인에서 개인은 자유로움은 덜해도  서로를 공감하며 자신의 새로운 점을 더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온라인이 모든 산업을 집어삼키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공간을 갈망한다. 아마도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열망은 오히려 더더욱 만지고 느끼기 바라는 욕망이 반영된 게 아닐까? 어쩌면 띵꿀마켓은 그 욕망을 어떻게 함께 구현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장소일지 모른다. 같이 고민할수록 구현은 좀 더 쉬워지는 법이니까.


이전 08화 아크 앤 북이 생각하는 책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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