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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은 Nov 05. 2019

스타벅스가교토 정서를품는 방법.

스타벅스는 도시가가 진미 감을존중한다. 그곳이그들의 경쟁력이다.

"많은 이들이 일본 디테일에 주목한다. 하지만 기요미즈데라, 산넨자카, 니넨자카는 그 자체가 디테일이다"


교토는 지역 특유의 가치와 문화를 오랫동안 지속시켜왔다. 교토는 일찍부터 공간이 지역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는 걸 알았다. 변화 속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며 지킬 건 지키고 버릴 건 버렸다. 동시에 새로움을 받아들이며 살아남았다. 교토는 비록 메이지유신을 기점으로 도쿄에게 제1도시를 내어주었만 여전히 일본을 '대표'하는 도시다.

도쿄는 다른 세계적인 도시와 비교대상이다. 하지만 교토는 비교 자체를 하지 않는 도시다. 아무리 도쿄에 간다고 해도 사람들은 '일본문화는 역시 교토다'라고 이야기한다. 행정 구분으로 교토는 제4도시 정도일지 모르지만 사람들의 인식에서 교토는 결코 변방 도시가 아니다. 오히려 변방이라는 열등감을 느끼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메트로폴리탄 도시인 도쿄다.

교토 밤은 가모 강이 이끈다. 저녁강가에는 교 토인의 삶이 흐른다.

도쿄와 교토의 미감 차이는 저녁에 확인할 수 있다.  매일 저녁이 되면 가모 강은 교토 시민들의 터전이 된다. 퇴근하는 사람들은 가와라마치와 가모 강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꽃피운다. 아침에는 조용한 가모 강. 저녁이 되면 사람들의 이야기가 흐르는 강이 된다. 도쿄에는 없는 차분한 정서가 교토에는 있다. 같은 시간 도쿄 사람들은 지하철에 끼여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무엇이 더 나은 삶인가?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도쿄에 사는 이들도 교토에 사는 이들도 각자 추구하는 삶을 위해서 선택을 했을 뿐이다. 중요한 건 결과에 대한 책임이다.

도쿄의 밤은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다. 

니넨자카 그리고 스타벅스.


나무 간판에 쓰여진 세이렌;

스타벅스는 모두에게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리저브는 공간+접객] 그들은 각 도시만이 갖고 있는 미학과 사람을 완벽히 이해한 상태에서 매장을 만든다. 뿐만 아니라, 진출한 국가 내에서 역사 의미가 분명한 장소에서는 그 지역이 가진 맥락을 따른다. 교토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가 니넨자카점을 열면서 철저히 이 지역의 전통을 그대로 따른 점도  이곳이 가진 역사적인 맥락을 스타벅스 공간전략에 잘 연결했을 뿐이다. 물론 스타벅스가 니넨자카에서 100년 된 목조주택을 이용하게 만든 건 교토 시민들이 만들어낸 보호법의 영향도 있다.

오로지 스타벅스 니넨자카점에서만 볼 수 있는 그늘과 쓰보니아.
스타벅스라는 보편성과 교토라는 특수성이 만나 놀라운 콘텐츠를 만든다.

교토만의 예술감을 강조해 공간을 설계한 스타벅스 교토 BAL점을 제외하고 교토에서 본 스타벅스 매장은 스타벅스답지 않게 브랜드를 공간에서 많이 표현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정서적인 공간을 교토 미감에 맞게 잘 녹여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차분한 교토 정서와 풍경을 느끼기위해 기요미즈데라와 기요미즈 자카를 찾는다. 하지만 기요미즈 데라와 기요미즈자카는 사람들이 머물만한 공간이 딱히 없다. 기요미즈자카 거리에는 사람과 상점만이 즐비하다. 때때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때문에 이 지역 '정서'를 편안하게 느끼기 어렵다. 나는 스타벅스가 이점에 주목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스타벅스가 오히려 이점을 역으로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이 지역만이 가진 정서를 어떻게 표현 할까? 기요미즈데라와 기요미즈자카가 지닌 ‘차분함’과 ‘고요함’을 어디서 홀연히 느끼도록 할까?스타벅스는 그 경험을 '니넨자카 매장 그 자체'로 정했다. 그렇기에 스타벅스 니넨자카점은 "누가 이곳에 오는가?",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스타벅스가 매우 충실하게 답한 결과다.


스타벅스는 니넨자카 점 건물 내부를 깔끔하게 손질만 했다.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음료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공간만 남겼다. 좌식 좌석과 일반 좌석을 혼용해 사람들이 친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조도가 낮은 조명을 설치해 아늑함을 살렸다. 작은 정원인 쓰보니와는 그대로 두어 '교토 정서'를 디테일하게 살렸다. . 옛 건물을 그대로 사용했기에, 사람들은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때때로 천장이 낮은 공간에서 음료를 마셔야 했다.이같은 불편함이 있음에도 니넨자카점에는 자리가 없다. 스타벅스가 이곳에서 교토정서를 잘 끌어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높은 임차료를 감당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임차인이다. 도로에 대면한 좋은 공간에 매장을 만들 능력을 가진 곳도 스타벅스다. 그럼에도 스타벅스는 전통가옥에 입점해 기요미즈데라, 산넨자카, 니넨자카의 공간을 활성화시키는 힘 있는 콘텐츠로 자리한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골목길임에도 그들은 스스로 모습이 드러내지 않는다. 스타벅스 니넨자카는 날이 어두워지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하고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스타벅스를 찾아내고 쉴 새 없이 인증사진을 찍는다. 니넨자카에서 유독 스타벅스의 녹색 치마가 선명한 이유는 스타벅스가 교토 미감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https://youtu.be/ZyYYrCBWx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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