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난 츠타야 티사이트:동경이 아닌오늘과 내일의 삶을 제안을 하는 공간
도쿄를 많이 가본 이들에게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 사이트는 이미 유명한 곳이다. 서점이면서도 서점이 아닌 곳. 지식이 아닌 취향을 제안하는 서점. 수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시야와 영감을 제시한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 사이트.'츠타야 =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고 불릴 만큼 다이칸야마 티 사이트의 존재감은 강력하다. 하지만 다이칸야마 티 사이트와 다르게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를 제공하는 공간을 CCC가 만들었다. 바로 쇼난 츠타야 티 사이트다.
쇼난(湘南)은 일본 가나가와 현내 사가미 만의 해안을 따라 있는 지방이다. 도쿄 근교 여행지로 유명한 에노시마, 가마쿠라가 쇼난 지역에 속한다. 쇼난 츠타야 티 사이트는 정확하게 후지사와시 내 후지사와 SST안에 위치한다. 그렇지만 쇼난 츠타야 티 사이트를 가기 전에 유념할 부분이 있다. 교통이다. 도쿄에서는 언제나 손쉽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도쿄 지하철은 복잡하고 요금은 비싸지만 편하다. 반면에 쇼난 티 사이트가 있는 후지사와로 가는 교통은 생각보다 편하지 않다. 도쿄 같은 '편리함'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왜 이 부분부터 봐야 할까? 쇼난 츠타야는 '교통'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후지사와에는 도쿄 같은 버스노선과 지하철이 없다. JR과 오다큐선이 전부다. 도쿄와 비슷할 거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나는 후지사와 역에 도착해 구글 맵으로 쇼난 티 사이트를 검색했다. 교통편을 찾기 위해서였다. 구글맵은 나에게 두 가지를 알려줬다. 버스 혹은 도보. 혹시나 해서 다시 한번 구글로 '쇼난 티 사이트'를 검색했다. 나는 '쇼난 티 사이트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다'는 정보를 찾았다.. 역시 구글은 최고다. 그렇다면? 셔틀버스 승강장을 찾아야 한다. 이럴 때는 그냥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물어보면서 정보를 취합하는 게 좋다. 운 좋게 후지사와 역 근처에서 육교 공사를 감독하는 분 덕에 셔틀버스 승강장 위치를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셔틀버스는 대략 15분에 한대 꼴로 온다. 막상 셔틀버스를 타고나서 알았다. 이곳은 무조건 버스를 타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셔틀버스를 타고 가면서 주변 교통을 보았다. 후지사와 SST로 가는 교통편은 자가 차량 이외는 다른 게 딱히 없었다.
JR(혹은 오다큐) 후지사와 역에서 쇼난 티 사이트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5분 정도다. 셔틀버스가 후지사와 SST에 도착하면 멀리서부터 흰 건물이 보인다. 쇼난 티 사이트다. 그제야 알았다. 이 셔틀버스는 후지사와 SST와 후지사와를 연결하는 교통편이자, 쇼난 츠타야를 찾아올 고객들을 생각한 CCC의 생각이라는 것을 말이다.
후지사와 SST는 후지사와 SST 협의회가 추진하는 18 개의 회사로 구성된 마을 건설 프로젝트다. 후지사와 SST라는 이름은 'Fujisawa Sustainable Smart Town'의 약자다. 18개 회사 중 파나소닉이 이곳을 주도하고 있다. 츠타야를 만든 CCC도 후지사와 협의회에 포함된 회사다. 후지사와 SST는 의식주는 물론 다양한 문화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는 마을을 지향한다. 쇼난 티 사이트는 마을 구성원들에게 휴식 및 교육 공간을 제공한다. 쇼난 T- 사이트는 이 곳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주민에게 풍부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허브다. 복합 문화 단지를 추구하는 후지사와 SST의 방향성에 명확히 부합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쇼난 티 사이트는 다이칸야마처럼 분리된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책을 통해 각 공간들의 맥락을 연결했다. 다이칸야마처럼 매거진 로드를 만들어 3개 건물을 모두 연결하지는 않았지만, 건물 두 곳은 다이칸야마처럼 다리로 연결했다. 1개 동은 아예 분리했다. 그 덕분에 쇼난 츠타야는 후지사와 SST 주민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쇼난 츠타야 티 사이트에는 서점과 테마에 맞는 30개의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입점해있다. 30개 가게는 각자만의 개성을 담아 '쇼난'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각 상점이 속한 분야의 책을 서점에도 비치했다. 모든 상점은 '책'을 시작점으로 삼아 유기적인 맥락으로 확실하게 엮인 셈이다. 이 덕분에 쇼난 티 사이트는 다이칸야마 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인 '라이프스타일 키워드'로 공간이 나누어져 있다.
쇼난 티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슬로 푸드, 슬로 라이프 제안, 취미와 디지털 라이프를 즐기는 방법, 부모와 아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제안한다. 시설 전체가 큰 BOOK & CAFE라고 보아도 무관하다. 실내외 약 300석 의자와 소파도 있다. 카페 라운지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시대이기에 '인터넷이 대체할 수 없는 것'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 스타일 제안 워크숍을 '쇼난 라운지'를 비롯한 쇼난 티 사이트 내 여러 공간에서 개최하고 있다.
쇼난 티 사이트는 다이칸야마가 추구한 '숲 속의 도서관'과는 다르다. 다이칸야마처럼 트렌디한 제안보다는 후지사와 SST에서 필요한 '문화'를 제공하는데 집중한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 사이트와 기준 자체가 다르다. 즉 비교가 무의미하다. 오히려 후지사와 SST주민을 위한 문화 허브에 가깝다. 다이칸야마에서 츠타야는 하나의 '선택지'이지만 후지사와 SST에서는 선택지가 아니다. 이는 쇼난 츠타야 안내도에 그대로 나온다. 총 3개 건축물을 [엔터테인먼트], [푸드 / 라이프][가족 / 후자사와 스퀘어(후지사와 SST관리사무소)]라는 주제로 나눴다. 한국에는 이와 가장 비슷한 공간으로는 앨리 웨이 광교가 있다.
[엔터테인먼트], [푸드/라이프]를 다루는 1,2호관은 서로 붙어 있다. 반면에 [가족/후자사와 스퀘어(후지사와 SST관리사무소)]을 다루는 3호관은 단독 건물이다. 아이가 있는 가족은 언제나 항상 같이 다녀야 하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3호관 앞의 놀이터는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기에 1,2호관은 '개인'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가 강하며 3호관은 '가족'과 '커뮤니티' 즉 '모임'에 맞춘 콘텐츠가 강하다.
쇼난 티 사이트에서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추구하는 후지사와 SST의 방향성과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자 노력한다. 쇼난 티 사이트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슬로'이다 보니 입점 상점들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렇기에 트렌디한 콘텐츠보다는 '정서적인 콘텐츠'가 강하다.
나는 쇼난 티 사이트에 가기 전 다이칸야마 , 롯폰기, 후타코 타마가와, 시부야, 긴자, 교토 츠타야를 가보았다. 쇼난 티 사이트와 비교하기 위해서였다. 쇼난 티 사이트는 도쿄와 다르게 트렌디한 제안을 확실히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로컬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한 제안이 더 많다. 특히 쇼난 츠타야는 로컬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스타벅스같이 큰 브랜드에서 시작해 프리마켓을 통한 지역 로컬 브랜드까지 다양한 형태의 상업공간이 공존하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라이프스타일 제안은 '추상적인 개념'이 시작이다. 가령 '운동을 통한 건강한 삶'은 개념이다. 그렇다면 '운동을 통한 건강한 삶'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과정에서 특정 '브랜드'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브랜드 선정이다. 당연히 브랜드를 고를 때는 '제안'에 부합한 브랜드 스토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
브랜드 스토리'는 추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구체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제안할 것인가? 이 역시도 브랜드 스토리가 구체화 과정을 돕는다. 건강한 삶에 부합한 가장 최적의 운동은? 요가, 필라테스, 러닝, 홈트를 고려할 수 있을 거다. 요즘은 운동할 때 레깅스를 많이 입는다. 그렇다면 '어떤 레깅스를 선택할 것인가?'도 부차적으로 따라온다. 나 같은 경우는 맨몸 운동, 러닝, 홈트레이닝을 하기 때문에 언더아머 제품을 사용한다. 나에게 룰루레몬은 처음부터 고려대상이 아니다. 데이터는 이 과정에서의 가설 설정과 측정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쇼난 티 사이트 3개 건물에서 보는 생활 제안은 다이칸야마같이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쇼난 티 사이트의 방향은 '지속 가능한 삶', '슬로'를 염두로 콘텐츠를 꾸려나가고 있더. 이곳에는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전할까?라는 요소보다는 '우리 삶에 필요한 꾸준한 생활양식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쇼난 츠타야 1호관은 엔터테인먼트를 다룬다. 1층은 스타벅스와 츠타야 서점(디자인|경제경영| 여행|인문|사진)이 중심이다. 그 외에 엄선된 제품과 미용서비스를 제공하는 GREEN DOG, 문구 잡화점인 TOUCH & FLOW, 유기농 식재료 및 식품을 판매하는 FOOD & COMPANY, 노스페이스가 입점하고 있다.
다른 츠타야 서점과 마찬가지로 츠타야 서점과 스타벅스는 생활 제안을 하는 구심점이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다이칸야마같이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위한 츠타야만의 색인보다는 일반 도서 분류를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와이파이 주소를 그대로 적어서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은 편안하게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와이파이 근처에는 쇼난 지역에 대한 여행책자를 비치해 지역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1호관 건물 입구에는 다이칸야마 티 사이트의 2호관에 위치한 라운지인 안진같이 전시를 할 수 있는 갤러리도 만들었다.
다른 츠타야 서점과 마찬가지로 츠타야 서점과 스타벅스는 생활 제안을 하는 구심점이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다이칸야마같이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위한 츠타야만의 색인보다는 일반 도서 분류를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와이파이 주소를 그대로 적어서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은 편안하게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와이파이 근처에는 쇼난 지역에 대한 여행책자를 비치해 지역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1호관 건물 입구에는 다이칸야마 티 사이트의 2호관에 위치한 라운지인 안진같이 전시를 할 수 있는 갤러리도 만들었다.
1호관의 2층에는 미용실, 커뮤니티 이벤트를 개최하는 쇼난 라운지, 애플 매장 및 AS센터, 카메라 가게 키타무라, 츠타야 서점 (렌털 부분)이 자리한다. 내가 방문한 날은 쇼난 라운지에서는 쇼난 마케타라는 쇼난 로컬 상점을 소개하는 정기적인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1호관에서는 주로 '개인'에 초점을 맞춘 생활 제안을 선보인다. 특히 1호관 2층에 자리한 츠타야 서점 렌털은 1호관이 '개인 취향'에 중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호관의 구성은 다른 2,3호관과 다르다. 2,3호관은 크고 작은 상점들이 공간을 만든다. 자연스럽게 2,3호관은 '공간'중심이다. 하지만 1호관은 스타벅스같이 일관적인 공간을 선보이는 커다란 상점부터 개인 취향을 만족시키는 작은 로컬 가게들이 입점해 풍부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한다.
내가 방문했던 2019년 9월에는 쇼난 티 사이트 1,2호관을 연결하는 통로와 1호관 2층의 쇼난 라운지. 두 곳에서 로컬 브랜드를 소개하는 프리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1,2호관 연결통로에서는 로컬 식자료를 판매하고 하고 있었고, 프리마켓은 1호관에 자리 잡은 FOOD&COMMAPNY 매장 입구와 연결되어 '제철 식재료'라는 기획을 극대화하고 있었다. 또한 셔틀버스를 타고 바로 마주하는 위치에서 열린 프라마켓은 쇼난 티 사이트가 추구하는 방향을 알기에 충분했다. 이와는 다르게 1호관 2층에 위치한 쇼난 라운지에서는 로컬 상점이 만든 완성품을 주로 판매했다.
1호관이 남녀노소에 상관없는 개인 취향에 중점을 두었다면, 2층은 후지사와 SST에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무를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 가게들을 입점시켰다. 2호관 1층에는 일본의 옛 수공예로 만든 용품 및 그릇 디자인을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샵 CLASKA Gallery & Shop "DO"(디자인 호텔 클라스카에서 운영하는 가게), 요리 도구점인 카마사 상점, 츠타야 서점(요리 |생활 | 스포츠 |아웃 도어), 전자 자전거를 취급하는 motovelo, 꽃과 식물을 판매하는 Buriki no Zyoro, 홈 장식 가게인 'minä perhonen koti', 델리가게 'Table Ogino Shonan', 베이 커피 카페인 'BREAD, ESPRESSO&'가 입점했다. 2호관 2층에는 Island Yoga, 가구점인 히야마 정원, 커뮤니티 카페인 LNES CAFE supported by VANCOUVER COFFEE, 요요기 하치만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LIFE Sea가 입점했다.
2호관에서는 츠타야 서점을 중심으로 의식주 전반에 대한 생활 제안을 한다. 1호관과 마찬가지로 츠타야 서점은 2호관에서 제안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책으로 전달한다.'키 비주얼'을 전하는 셈이다. 2호관에 입점한 가게들의 특징은 '트렌드'보다는 '한결같음'에 중심을 두고 있다. 동시에 1인보다는 2 인등 '관계'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3호관은 가족이 중심인 공간이다. 1 번동에서는 스타벅스를 중심으로 '개인'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3호관에서는 가족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선보인다. 3호관의 츠타야 서점에서는 아동서적을 주로 취급한다. 3호관에 입점한 가게들은 슬로 푸드를 콘셉트로 츠타야 서점이 만든 쇼난 요리학원, 와이어드 키친, 츠타야 서점 [아동서 |자연 과학], SQUARE Lab Panasonic KURA_THINK "쿠라신쿠", 유아 장난감 가게인 보네 룬[츠타야 가전에도 입점], 후지사와 SST내에서 행정업무를 기획 담당하는 스퀘어 오피스가 있다. 3호관 앞에는 놀이터가 있다.
3호관은 가족이 중심인 공간이다. 1 번동에서는 스타벅스를 중심으로 '개인'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3호관에서는 가족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선보인다. 3호관의 츠타야 서점에서는 아동서적을 주로 취급한다.
3호관에 입점한 가게들은 슬로 푸드를 콘셉트로 츠타야 서점이 만든 쇼난 요리학원, 와이어드 키친, 츠타야 서점 [아동서 |자연 과학], SQUARE Lab Panasonic KURA_THINK "쿠라신쿠", 유아 장난감 가게인 보네 룬[츠타야 가전에도 입점], 후지사와 SST내에서 행정업무를 기획 담당하는 스퀘어 오피스가 있다. 3호관 앞에는 놀이터가 있다.
3호관 내 2층에는 아동보육원, 유치원 등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다. 친환경 운송수단을 제공하는 스퀘어 모빌리티, 주민과 방문객을 관리하는 스퀘어센터가 있다. 3호관 2층에는 아동보육원과 유치원, 강연과 워크숍을 여는 스퀘어 퓨터가 있다. 3호관은 '가족'을 주제로 담고 있기에 이곳에서의 콘텐츠는 모두'가족', '모인다', '관계'로 집약할 수 있다. 특히 3호관에 입점한 파나소닉 쿠라신쿠와 쇼난 요리학원에서는 주기적으로 쿠킹 클래스도 개최하고 있다. '요리'만큼 '가족'이라는 테마를 가장 함축하는 수단은 없으니까.
쇼난 티 사이트는 총 3개 건물을 각기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동시에 각 동마다 단순하게 물건을 판매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한다. 1호관 갤러리에서는 전시회, 카메라를 판매하는 키타무라에서는 카메라 클래스를, 1호관 2층 쇼난 라운지에는 '아이들을 위한 스마트폰 사용'강좌, 그림책 읽기 등의 이벤트를 연다. 요리, 수공예 강좌는 3호관 1층에 위치한 파나소닉 쿠라신쿠와 쇼난 요리학원에서 개최한다. 모든 이벤트는 쇼난 티 사이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핵심은 클래스가 아니다. 후자사와 SST안에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츠타야의 경쟁력은 단연코 편집력이다. 편집을 한자로 쓰면 '모아서 엮는다'라는 뜻이다. 이 말은 모으는 일이 첫 번째고 엮는 일이 그다음이라는 말이다. 이미 츠타야는 데이터를 모은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엮어서 제안을 한다. 이 같은 모습은 시부야 츠타야, 다이칸야마 츠타야, 츠타야 가전 같은 몇 몇 매장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편집은 제안으로 이어진다. 제안 밀도가 올라가면 신뢰가 되며 신뢰는 자연스럽게 관계가 된다. 이걸 가장 잘 만든 곳 중 하나가 쇼난 츠타야 티 사이트다. 다른 츠타야와는 다르게 쇼난 티 사이트는 후지사와 SST라는 마을 전체의 생활 제안을 담당한다. 후지사와 SST 내 살아가는 사람들이 츠타야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결코 할 수 없다. 이 같은 신뢰는 결코 하루 아참에 완성되지 않는다. 30년간 축적한 데이터, 꾸준함, 노력이 수반되었기 때문이다.
츠타야가 책, 음악, dvd(렌털 포함), 잡화를 생활양식으로 엮고 북카페 형식을 처음 도입한 곳은 롯폰기 츠타야 매장이다. 지금도 롯폰기 매장은 츠타야가 본격적으로 시도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의 초창기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롯폰기점은 2020년에 리모델링.] 이를 더 세밀하게 손질한 장소가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 사이트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 사이트의 일부 모습을 도시 미학과 엮은 곳이 교토 오카자키 츠타야 서점이다. 고객 타깃을 가족 중심으로 옳긴 후, 책을 넘어 모든 '제품'으로 확장한 장소는 후타코 타마가와에 자리한 츠타야 가전이다. 이를 예술을 중심으로 엮는 곳이 긴자 식스 츠타야 서점이다.
츠타야는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그들에게 데이터는 기업 방향을 전하는 도구다. 그렇기에 입점할 장소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원하는 가치를 데이터와 합쳐 사람들에게 제안하려고 한다. 매년 도쿄에 갈 때마다 츠타야 매장에 가보면 꾸준히 변한다. '데이터'에 근거해서 갈아엎는 흔적도 많다. 하지만 사람들이 꾸준히 원하는 제안은 결코 바꾸지 읺는다. 오히려 더 만든다. 예를 들어 다이칸야마, 긴자 식스 매장에서 좌석 증가가 대표적이다
요즘은 츠타야같이 '제안'을 하는 회사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츠타야에 관심을 두어야 할 요소는 기획과 구현이 아니다. 기획과 구현 너머에 있는 '신뢰'를 보아야 한다. 츠타야와 동일한 서점 등을 만드는 게 아니다. 영향력 있는 누군가가 진두지휘하면서 '제안'하던 시대는 끝난 지 오래다. 지금은 사람들이 서로서로 제안을 주고받는 시대다. 사이즈가 큰 회사들은 큰 맥락의 생활 제안을 한다. 중간 사이즈 회사들은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보다 세밀한 제안을 한다. 로컬 브랜드를은 자신이 거점으로 삼은 지역 사람들을 상대로 큰 회사가 할 수 없는 세밀한 제안을 한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의 단위도 작아졌다. 거대한 디자인 회사에서 점차 개개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포토샵 혹은 라이트룸을 꼭 배우지 않아도 사진 보정이 가능하다. Canva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면 sns 플랫폼에 맞는 디자인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 요즘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진 편집 어플도 나온다. 점차 계속해서 디자인에 관한 장벽은 낮어지리라 생각한다.
이 같은 변화는 이제 개인이 제안을 하는 동시에 브랜드가 되는 시대가 당연시되었음을 뜻한다. 경계와 경계, 기능으로 무엇인가 나누는 근대적인 모습은 끝났다. 오히려 몸의 근육처럼 서로가 서로를 묶어가면서 제안을 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쇼난 티 사이트는 츠타야의 '기획'과 이를 만드는 구현이 어떤 '책임감'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