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험을전하는남자 Jun 05. 2023

시부야 도심개발은 어디까지 왔을까?

직접 걸어가면서 확인한 시부야 재개발. 4년전과 무엇이 달라졌을ㅅ까?

많은 이들에게 도쿄 시부야는  '젊음의 거리'라고 알려져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시부야 109,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하치코상, 시부야 스카이, 미야시타파크 등. 시부야에 가면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사진과 영상을 담는다.  오후 7시가 넘어가면 도쿄의 긴자, 니혼바시, 오테마치의 불빛은 점차 어두워진다. 그러나 같은 시간 시부야는 여전히 활기차다.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젊음의 거리. 과연 시부야는 이 한마디로 충분할까? 시부야에 대한 4년 전의 기억이다. 4년 후에 다시 방문한 시부야는 무엇인가 달라졌을까?

미야시타파크를 중심으로 시부야-하라주쿠간 길목이 쾌적해졌다

4년 전에 시부야 도심개발에 대해 한번 다루었기에, 이번글에서는 시부야 도심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보고자 한다. 이번 도쿄취재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시부야였다. 특히 지난 4년간 시부야의 도심개발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가?라는 부분에 집중하면서 시부야를 보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4년 전보다 크게 변한 부분은 없다. 시부야 스트림에서부터 다이칸야마까지 이어지는 구간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부분은 미야시타파크에서부터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까지 이어지는 길목이다. 이곳이 매우 깔끔해졌으며 이동이 편해졌다.

미쓰이 부동산이 지은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와 코레도 무로마치 테라스. 도쿄역과 니혼바시느 뭔가 깔금한 개발이 돋보인다.

내가 본 도쿄 부동산 개발은 일단 크게 두 축이었다.  한쪽은 에도시대부터 꾸준히 중심 역할을 한 마루노우치, 니혼바시, 오테마치의 부동산 개발이다. 미쓰이 부동산이 지은 코레도 무로마치 빌딩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도큐 부동산이 주도하는 시부야 부동산 개발이다. 마루노우치 지구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개발은 상점의 지하화와 로컬 브랜드 발견이 돋보였지만, 시부야는 공간재생과 지역확장의 느낌이 강하다. 

새롭게 정비된 긴자선 시부야역. 명소로 자리잡은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2023년에 본 시부야는 지역 간 연결을 도모하면서 [공간재생과 지역확장]을 동시에 하고자 하는 모습이었다. 현재 시부야는 크게 보면 2040년까지 부동산 개발이 예정되어 있다. 일단 2023~2024년 사이 시부야 히카리에 옆에 ‘시부야 히카리에 2’[가칭]가 완공예정이다.


시부야 지역 재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도큐 그룹.


시부야역에서 도큐 라인을 운영하는 도큐 그룹(Tokyu Group)은 부동산 디벨로퍼이자  철도와 연결된 공간과 그 주변지역을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도큐 그룹은 'Create Beautiful Living Environment'라는 슬로건 아래 도큐 백화점, 도큐 핸즈, 도큐 홍등 유통과 생활·문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택, 호텔, 리조트, 유치원까지 철도 주변 및 주요 지역에 지역민을 위한 생활환경 조성과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고 있는 기업이다.


시부야는 사람, 기업, 물자가 모여드는 주요 교통 거점이다. 요코하마로 향하는 도큐도 오큐(미나토미라이) 선, 기치죠지로 가는 게이오 이노카시라선, 도쿄 전역을 순환하는 JR야마노테선등 시부야는 일일 유동 인구 300만 명이 지나는 거대한 교통거점 중 하나다.

2000년대의 시부야. 출처: 도큐 시부야 재개발 프로젝트 홈페이지.

2000년대 초반 전 세계적으로 IT벤처 붐이 일던 시기에 일본의 1세대 벤처기업은 시부야에서 시작했다. 수평적 조직이 필요했던  IT업계에서 젊음, 역동성, 다양성을 갖춘 시부야는 최적 장소였다. 넷이어 그룹, GMO, 디엔에이(DeNA), 구글 재팬, 아마존 재팬 등이 대표적이다.  IT 기업들은 규모가 커지면서 상업 지구로 공간이 좁았던 시부야를 떠나 업무, 주거, 상업이 한 곳에 모여 있는 롯폰기로 회사를 옮기기 시작했다. 거기에 IT 버블 붕괴가 겹치면서 시부야는 더 이상 잊히는 듯했다.

시부야역의 개발. 2024년정도면 대부분 마무리되는 모양세.

하지만, 도큐 부동산(Tokyu Land)의 시부야역 재개발을 계기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역 주변에 '시부야 히카리에'라는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사람, 문화, 물자를 갖춘 전통 상업지인 시부야에 산업, 주거, 업무공간이 갖춰지면서 시부야를 떠났던 벤처기업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라인(LINE)이 히카리에게 본사를 두었고 최구글은 롯폰기에서 시부야 스트림으로 본사를 옮겼다.

시부야 히카리에는 분카무라와 더불어 시부야의 문화적 성장을 상징하는 곳이다.

그 다음은 2017년 완공된 시부야 캐스트다. 이곳은 상점, 카페, 레스토랑 등이 입점하여 창의적인 산업과 창업을 위한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시부야 캐스트는 시부야와 하라주쿠를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IT 인프라, SNS 등 조직, 개인에 상관없이 협업이 가능한 환경이 되면서 조직에 속하지 않고도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대형 프로젝트도 이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를 반영한 듯 현재  시부야에는 위워크를 비롯한 30여 개의 코워킹 스페이스가 생겼다. 뿐만 아니라 2016, 2017년 시부야 주변의 부티크 호텔은 지역사회와 커뮤니티를 강조한 '로컬라이징과 '소셜라이징'을 결합한 형태로 고객 경험이 중심이 된 공간을 만들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했다.  '호텔 코에'와 트렁크 호텔이 대표적이었다. 코로나로 문을 닫은 호텔 코에는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2018년 9월에는 '마을 만들자!'는 콘셉트로 지은 '시부야 스트림'을 만들었다. 특히 시부야 스트림은 주거, 상업, 업무, 문화예술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히카리에와 시부야 스트림으로 철도환승장을 나누면서 시부야 공간재생에 대한 보다 선명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한 시부야 스트림에서 시부야브릿지까지 이어지는 길목은 시부야와 다이칸야마 간의 연결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었다.

에비스,다이칸야마,시부야를 이어주는 시부야브릿지.

2019년에는 스크램블 스퀘어, 후쿠라스, 파르코다. 특히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는 시부야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다양한 산업과 상업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곳은 시부야 스카이다. 이곳은  많은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360도 파노라마 뷰로 도쿄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방문 2주 전에는 무조건 예약을 해야 한다.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12층에 입점한 츠타야 셰어라운지 츠타야는 프리랜서, 개발자등 시부야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시부야 후쿠라스와 파르코는 완공되어 다양한 상점과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긴자선 시부야역과 시부야역으로 이어지는 통로는 시부야의 유동인구를 분산시킨다.

오랜 시간 공사하던 도쿄메트로 긴자선 시부야역의 새로운 승강장도 완성되었다. 이 새로운 승강장은 폭을 두 배로 넓혀서 기존 시부야역보다 훨씬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시부야역의 독창적인 스타일의 ‘M’ 자 디자인은 긴자 선 시부야역을 쾌적하게 만들었다.  재정비한 긴자 선 시부야역과 긴 자선으로 이어지는 통로들은 마크시티부터 모든 빌딩과의 길목들은 연결한다. 시부야역 주변 도시재생은 단순하게 시부야역 주변에 빌딩만 만드는 일이 아니다. 근처인 오모테산도, 하라주쿠, 다이칸야마와 에비스까지도 시부야 연장선으로 끌어 들려고 한다.

시부야의 새로운 명소 미야시타파크

다음은 2020년 완공된 미야시타 파크다. 시부야에서 하라주쿠까지의 길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곳은 원래 JR 야마노테선을 따라 펼쳐진 공공녹지 공간이었다. 새롭게 리모델링한 미야시타파크는 잔디밭과 다양한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레이어드 미야시타라는 쇼핑몰도 조성되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미야시타파크는 빌딩으로 가득찬 시부야에서 그나마 쉴수있는 공간이다.

특히 스타벅스 미야시타파크점은 미야시타 파크의 공간감을 끌어올린다. 미야시타파크는 시부야에서 제일 부족한 녹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시부야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도 평가받고 있다. 또한 미야시타파크 1층의 시부야 요코초는 빌딩으로 가득한 시부야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부야에서 85년간 운영되었던 도큐 백화점은 2020년 9월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 폐점은 새로운 백화점 건설 계획의 일환일 뿐이다. 큐백화점의 영원한 폐점은 아니다. 시부야의 예술가들은 폐업된 백화점에 그라피티와 거리 미술을 통해 감사의 뜻을 표현했다. 이는 시부야의 문화적 분위기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남았다. 시부야 개발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향한 준비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많은 계획들이 미루어진 상황이다.

2027년까지의 시부야개발 일정.

현재 시부야도심개발은 아직 많은 과정이 남아있다. 2027년까지. 크게는 2040년까지 재개발 외 예정되어 있다. 현재 2023년에는 사쿠라가오카와 도겐자카의 아파트와 오피스 타워 개발. 2024년에는 시부야 히카리에 옆에 초고층 빌딩이 입주할 예정이다. 2027년에는 새로운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가 완공될 예정이다. 새로운 스크램블 교차로는 독특한 외관과 함께 지하 및 지상에서 쇼핑 및 경치 감상이 가능하다고 한다.

시부야도시개발은 크게 두 가지다. ‘엔터테인먼트 시티 시부야’와 ‘광역 시부야권’이다. "엔터테인먼트 시티 SHIBUYA"는 도쿄 그룹이 시부야 역 주변을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시부야 역 주변토지와 건물을 새롭게 구축하여 엔터테인먼트, 문화, 상업 시설 등이 통합된 도시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시부야안에서 다양한 시설들이 포함된 쇼핑몰, 오피스 빌딩, 호텔, 극장, 영화관, 카페, 레스토랑 등이 예정되어 있다. 이를 통해 시부야를 엔터테인먼트 중심지로서의 매력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고자 한다.

"광역 시부야권(Greater SHIBUYA) 구상"은 시부야 역 주변뿐만 아니라 시부야를 중심으로 한 넓은 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계획이다. 이 계획은 도시 개선, 교통 인프라강화, 다양한 관광 시설과 상업 시설확대, 지역문화와 이벤트 활성화 등. 시부야를 국내외 방문객과 비즈니스 활동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한다. 그렇다면? 이 개발이 끝날 무렵이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떻게 바뀔까? 그건 나도 모른다. 단지 변화의 파도에 맞추어 지켜볼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감각은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미나 페르호넨 엘레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