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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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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time

오래간만에 출근을 합니다. 아이들도 오래간만에 등교를 합니다. 팬케익을 먹고 있습니다. 옆에 서서 반 조각 뺏어 먹었습니다. 제가 가진 옷 중에 불편하지만 가장 두꺼운 외투를 입었습니다.


지하철 자리 잡기 감각이 많이 무뎌졌습니다. 내릴 승객을 찾지 못했습니다. 제 앞에 앉아있는 분은 눈을 감고 잠 들었습니다. 난감합니다. 오래간만에 지하철에서 글을 쓸 수 있는 기회인데 시간만 갑니다.


지하철이 역에 멈췄습니다. 유리창을 보니 반대편으로 가는 지하철이 들어오는 게 보입니다. 자리는 한산합니다. 저 지하철이 가는 방향이 맞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자리는 안 나는데 글감이 떠올랐습니다. 글 쓰는 분은 다 아는 초조함이 생겼습니다. 적지 않으면 다 날아갑니다. 돌아서면 잊어버립니다. 좌뇌로 글을 계속 쓰고 우뇌로 외웁니다. 글을 머리로 계속 씁니다. 자리가 났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오늘도 지하철에 사람이 꽤 많습니다. 궁금합니다.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먹고 사는지, 노후 대책은 어떻게 세웠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들도 별 볼일 없다는 답을 듣고 안심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도 남들처럼은 사는구나를 확인하면 좋겠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좋겠습니다.


사는 게 힘들지. 당신 참 잘 살고 있어,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다 잘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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