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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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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 용범 Oct 20. 2021

평균의 연애_01

 월요일이었고 아침 날씨가 너무 좋았다. 성헌은 예방접종 덕에 하루 종일 힘들었고 저녁엔 비가 내렸다. 앞 차와의 간격 유지를 위해 지하철이 잠시 정차하였고, 다음 정류장에서는 문에 가방이 끼인 분이 있어 또 얼마를 기다렸다.

준호와 현주는 오래간만에 밥을 먹고 있었다. 이번에 현주가 만나는 남자 친구는 자신이 아닌 다른 남성과 독대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사람이란 자주적인 개체이며 사회생활을 하지 말라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않았다. 이미 너무나 막역한 둘이었기에 맥주로 간단히 반주를 하곤 헤어졌다. 준호의 귀갓길에 친구인 승훈이가 모바일 청첩장을 보내왔다.

 다희는 손수 개조해가며 타는 맛에 올드카를 구매한 친구였다. 이번에 받은 부품을 조립하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현주는 히말라야 여행 때 만난 남자랑 사귀었다가 그가 한국에서 바람난 것을 알게 되었으며, 그 이후에는 모쏠인 남자를 만났다가 이번 남자를 만난 것이었다. 성헌이 사는 곳은 분명히 빌라촌인데 애스턴 마틴을 버건디 색상으로 랩핑 해서 타고 다니는 의문의 차주가 있었고 주차는 항상 편의점 앞이나 약국 앞 같은 곳에 되어 있있다. 평균적이 삶이란 것은 애초부터 없었다. 단지 다수의 욕망이 일치하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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