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편01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 용범 Dec 02. 2021

평균의 연애_02

"□△공원이라고 하면, 알아듣는 택시 기사 있었어요?"

준호가 차에서 내리기 얼마 전에 받은 질문이었다. 아니, 질문이라기 보다 누군가에겐 불필요한 문장이었달까. 준호가 승차하면서 목적지를 말할 때 'xx동의 □△공원'을 검색하길 요구했으나 기사는 굳이 주소를 말해달라고 하여 그렇게 했고 이제는 내리기 직전이었다.

 물론 이후 대화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누군가 질문을 했다 하여 반드시 대답을 할 이유는 없거니와, 현실적으로 서로 주행시간 동안 단 한마디도 주고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운전자의 세계는 자동차로 몇십몇백 킬로미터까지 뻗어나갈 수 있지만, 그 시간 동안 실제로는 작은 박스 안에 갇혀 있을뿐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니 다소 측은함까지 들기도 하는 그였다. 정보와 기술력의 집합체인 내비게이션. 온갖 지명과 신/구 주소, GPS, 교통량 흐름, 편의시설 등 수많은 정보가 담겨있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이 기기를 주소검색 단 하나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사실 인간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반드시 더 나은 시스템이나 도구일 필요는 없을때가 많다. 자각과 스스로의 발전에 대한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평균의 연애」

매거진의 이전글 헤르츠 커넥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