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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 다이어리 _ 슬픔 : 내 몸에 대한 혐오감

난 왜 항상 마르고 싶을까?

by 프리여니v
날짜 : 2025. 08. 11. 월요일
날씨 : 비 ❘ 활동성 : 활기참



제목
언제나 10kg 빼고 싶은 열망



겪은 일, 혹은 생각

서서히 살이 오르는 중이다. 특히 툭 튀어나온 아랫뱃살을 꼬집으며 나는 생각에 잠겼다. '아, 오늘도 너무 많이 먹었네. 살 빼고 싶어.'


'살 빼고 싶다'라는 생각은 내가 정말 자주 하는 생각이다. 나는 살을 빼고 싶다. 평소에는 살을 빼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지만 과자나 음료류를 워낙 좋아하는 바람에 살을 빼는 건 쉽지 않다. 그리고 학교 다니는 동안에는 앉아서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어서 그때 부쩍 또 살이 올랐다.


저녁을 좀 든든하게 먹은 날에는 특히 살 빼고자 하는 생각이 강해지는 편이다. 소화력이 약해서 저녁 내내 부대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살 빼고 싶은 열망이 강한 걸까?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단순히 마른 사람이 예뻐 보여서? 사회가 마른 몸을 선호하니까? 사람들의 생각에 편승해서? 물론 그런 이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어떤 걸 접하든 다이어트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 매체는 없으니까.


하지만 문득, 나의 그 열망 안에는 어떤 슬픔이 숨어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안에 한마디가 툭 튀어나왔다. '난 사랑받고 싶어. 만약 살이 찐다면, 사랑받기 힘들 거야.' 날씬한 몸과 사랑(인정) 받는다는 믿음이 동시에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안에는 사회에서 던지는 끊임없는 메시지와 함께 아주 오래전 나의 개인적 경험이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 일과 마주한 나의 감정 (복수 선택 가능)

☐ 기쁨 ☐ 평온 ☐ 슬픔 ☐ 분노 ☐ 불안 ☐ 혼란

☐ 충만 ☐ 지루함 ☐ 두려움 ☐ 기타 :




감정을 표현한다면

‘만약 날씬하지 않는다면’이라는 조건이 달린, 슬픔



감정에게 하고 싶은 말

안녕, 슬픔. 나는 네가 내 안의 자기혐오에서 생겨난 슬픔이란 걸 알았어. 난 단순히 내 몸을 보면서 살 빼고 싶다고만 생각해 온 줄 알았어. 그런데 어느 날 깊게 그 생각을 추적해 들어갔을 때, 이건 미움에서 비롯된 감정이란 걸 깨달았어. 넌 언제 그렇게 비대해져 버린 걸까? 언제나처럼 나 자신을 추하게 대하던 난, 내 안에 모호하게 박힌 널 보는 게 쉽지 않았어. 하지만 이제 널 인식해.


감정을 유지한다면 그 이유

내 안에 자기혐오가 크게 자리한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서, 하지만 근본적으로 유지하고 싶지 않다.


감정을 바꾼다면 바꾸고 싶은 감정

정화 작업을 통해 근원인 사랑에 더 가까이 접근하여 기쁨과 평온이 넘치는 상태로 바꾸고 싶다.


나에게 한마디

언제부터였을까. 아마 스무 살, 살찐 내 몸을 보고 살 빼길 바라던 가족들의 당연한 성화가 상처가 되어서였을까. 하지만 그건 나조차도 바라온 일이었기에 여전히 상처이기만 할까. 아니, 그전부터였을까. 이건 더 깊고도 큰 자기혐오에서 비롯된 슬픔이다. 나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채찍질, 환상. 그걸 따라주지 않는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 분노가 섞인 그런 감정...


'살 빼고 싶다'라는, 누구나 한번쯤 쉽게 가져봤을 그 생각이 어떤 감정과 섞여 있는지, 그 누군가도 한 번은 깊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내가 꼭 그랬듯. 살펴보는 건 사라진다. 그래서 서서히 나의 근원적 슬픔과 두려움이 녹아 더 큰 사랑으로 충만해지기를. 그렇게 한 걸음씩 천천히.



+Too Much Information 생각 정리


① 유독 빠져드는 생각

자기혐오


② 도움 유무

☐ 나에게 도움이 된다.

☐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③ 그 생각의 출처

착해야 한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강했던 어린 시절부터. 그리고 살이 많이 쪄서 자신감이 부쩍 부족했던 스무 살 즈음부터.


④ 그 생각을 유지하고 싶은지

유지하고 싶지 않다. 나는 사랑의 원천과 강하게 연결되고 싶다. 자기혐오라는 그림자가 그걸 막는다.


⑤ 그 생각을 바꾸고 싶은지

사랑은 단순히 기쁨이자 평온만이 아니듯, 사랑은 기쁨, 슬픔, 분노조차 전부를 품은 것처럼. 자기혐오를 뛰어넘은 생각으로 바꾸고 싶다. 자기혐오조차 유쾌하게 품으며 농담처럼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생각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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