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column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동안 개봉한 영화를 정리해 볼 시간이 돌아왔다. 개인적으로는 평균적으로 재미있게 관람한 영화가 작년보다 없는 한 해였지만 12월에 마음에 맞는 작품들을 여럿 만나며 결과적으로는 4.5점을 준 영화가 3편이나 남는 2017년이 되었다. 유독 논란도, 극곽극의 평가도 많았던 2017년 영화계에서 순수하게 개인적인 의견으로 순위 없이 뽑은 올해 최고의 영화 5편을 돌아본다.
<러빙 빈센트>는 확신하건대 2017년 필자가 만난 영화 중 가장 아름다운 영화였다. 95분 동안 스크린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연출, 미술, 음악의 조합은 영화의 제작기간 10년이 결코 허투루 사용된 시간이 아님을 증명해냈다.
누군가에게는 취향이 맞지 않았을 수도, 또 누군가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면했을지 모르겠으나 1월에 만난 <너의 이름은>은 지금까지 필자가 애니메이션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의 틀을 부숴버린 작품이었다. 디테일이 넘쳐흐르는 배경과 몰아치는 판타지 로맨스의 즐거움은 지금까지의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것들이었다.
앞서 소개한 두 작품이 색다른 지점에서 필자에게 감동을 준 영화였다면 <히든 피겨스>는 가장 묵직하고 완성도 있는 감동을 전달한 영화였다. 실화를 기반으로 리듬감 있는 전개와 신나는 음악, 훌륭한 연기까지 모든 것을 보여준 <히든 피겨스>는 '웰 메이드 무비'가 무엇인지를 가장 잘 보여준 영화였다.
4번에서 욕을 하며 글을 닫아도 좋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광팬까지는 아니더라도 못지않게 스타워즈를 즐겨온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적어도 필자에게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분명히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한 편이었다. 시리즈의 품격을 잃지 않으며 준수하게 세대교체를 이뤄낸 중간 작품으로서의 이번 에피소드는 스케일과 스토리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영화였다.
2017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개봉한 <위대한 쇼맨>은 어쩌면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만큼이나 논란이 많은 영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 영화에 대한 내 지지는 견고하다. '뮤지컬 영화'라는 카테고리에 극도로 충실하게 제작된 <위대한 쇼맨>은 음악과 미술, 연기까지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연출을 선보인다.
필자의 선택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의견이기에 결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영화라는 콘텐츠는 지극히 주관적이기에 하나의 작품에 대한 상반된 평가들은 언제까지나 존재할 것이다. 그 속에서 필자는 이번해에 그래 왔듯 2018년에도 개인적인 감상을 기준으로 영화 리뷰를 계속해서 써 나갈 예정이다. 2017년을 함께해주신 모든 관객들, 그리고 브런치 에디터분들께도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