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발견이 주는 행복은 우리의 마음을 벅차게 한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 또한 클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불현듯 찾아온 기쁨'은 더 강렬하다. 스리랑카 여행 중, 별다른 기대 없이 찾아간 패키지 속 레스토랑에서의 경험이 그러했다.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나인아치 브릿지나 시기리야보다 이곳이 더 좋았다고 말한다면, 아마 많은 이들이 의아해할 것이다. 나는 오히려 그런 유명 관광지보다 소탈한 이 장소에 아주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물론 평소 인공 조형물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탓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그림 같은 폭포를 보고서는 그 누구도 분명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식사를 하는 동안 내 시선은 창밖 풍경에 고정될 수밖에 없었다. 형형색색의 나무와 잎, 이름 모를 꽃들, 붉은 흙 그리고 웅장하게 쏟아지는 폭포. 그제야 검색해 본 지도앱 속에 표시된 장소는 낯선 이름 ‘라마다 폭포’였다. 관광객들에게는 그리 잘 알려진 장소는 아니었지만, 내게는 그 어떤 명소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욱 소중하게 선물 같았다.
이 장소는 스리랑카의 ‘자연스러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인위적인 손길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듯, 산과 폭포가 만들어내는 순수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사진과 영상으로 그때의 감격을 남기고 싶어 휴대폰을 마구 눌렀지만, 눈으로 담는 것만큼은 못했다. 웅장하게 쏟아지는 폭포의 아름다움을 마주하는 순간, 인간이란 정말 작은 존재 같았다. 그 미약함 덕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설적으로 자연의 경이로움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쉼 없이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는 신의 숨결 같은 숭고함마저 느껴졌다.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어떤 매력을 발견한다는 건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이 풍경이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히 내 마음을 울리는 걸 보면, 분명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있는 것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