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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내기 권선생 Jul 14. 2021

서울의 밤

내게 필요한 건 밤이었다

 어릴 때부터 만의 목표가 있었다. 서울 가는 것.  가고 싶었던 장소 있어서였기보단 그냥 서울로 가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젊음을 느껴보고 , 무언가 해보고 싶어서였을 수도 있다.


 또 살아보고 싶었다.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살까?' 궁금했다. 물론, 친척이 살고 있기도 했고. 놀러 가는 등 간헐적 방문 있았지만 산다는 건 또 다른 의미 것 같았다.


 우연히 기회가 생겼다.  전까지 시간이 조금 생겼는데, 땅히 할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에 살면서 일 할 수 있는 때가 지금 뿐일 것만 같았다.


부산에서만 계속 살았던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그래서 단기 시간 강사 자리를 구했고, 그렇게 짧은 서울살이를 시작 되었다.


서울에 있는 시간들을 알차게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일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단위로 계획했다. 서울에서 꼭 가야 할 곳들을 정리하고, 친구들과의 약속을 기록했다.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복궁과 같은 여러 고궁들부터 남산타워, 코엑스, 박물관, 미술관 등 현대 건물까지 전부 섭렵했다.  지인들이게 물어 현지 맛집에 가기도 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도 방문했다. 서울에서만 볼 수 있는 여러 연극과 뮤지컬도 봤고 여러 체험도 했다.


내가 꿈꿔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그런시간이 조금씩 지나고 , 보이지 않던 게 보이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타던 지하철은 이제 그저 편리한 수단이 아닌 답답함을 주기도 했다.


근 시간 속 지하철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옥철'이라고 하는지  수 있었다. 너무 빽빽해서 원하는 종착지에 내리기도 쉽지 않았고, 타기도 쉽지 않았다. 형형색색의 지하철 노선도 알아보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역 이름을 바로 찾기 힘들었고, 따라서 종착지 찾기는 더 힘들었다.


퇴근 시간쯤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밖을 내려다본 적이 있다. 버스가 출발하더니 몇 초 뒤에 또 다른 버스가 왔고, 끊임없이 출발했다. 긴 대기줄은 쉴 틈 없이 다시 채워졌고. 없어졌다, 그리고 또다시 채워졌다.

찰리 채플린 영화 '모던 타임스'가 떠올랐다. 산업혁명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였다. 단지 공장 물건들이 사람들로 바뀌었을 뿐.



하루는 퇴근 후 밤에,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를 한강공원에서 만난 적이 있다.


친구 또한 나처럼 서울에 대한 꿈이 있던 친구였다. 노는 걸 좋아했고, 젊음을 사랑했던 친구였다.


반가운 마음으로 물었다.

"잘 지내? 어때? 서울에 사니까?"


"좋은 거 같아 너무 편하니까"

"그런데.. "


"그런데?"


"그런데, 이상하게 한적한 곳을 계속 찾게 된다?"


이유에 대해 자세하게 묻지는 않았지만  내가 느낀 것과 비슷한  같았다. 뭔가 감정이 북 받지는 듯해서 우리는 잠시 대화를 멈추었다.


한강공원의 밤에는 많은 사람들이 밖을 나와 회포를 풀고 있었다. 누군가는 풀 숲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고, 누군가는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강아지 산책하는 사람들도 있고, 텐트를 치고 안에서 친구들과 게임 사람들도 있었다.


아침에 봤던 사람들 표정과는 사뭇 많이 달랐다. 즐거워 보이고, 행복해 보였다. 무엇보다 생기가 있어 보였다.


는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니 기분이 달라졌다. 정말 상쾌하고, 자유로운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좋은 날씨도, 완벽한 풍경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바로 진정한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계속 원했던 건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닌 무언가를 하지 않는 였던 것 같다.


한 달 간의 서울 생활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가는 열차로 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내게 필요했던  서울이 아니라, 일상 속 을 알았기 때문에


나에게 필요한 건 밤이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여유로움을 생기 시간. 친구와 진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 아침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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