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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3할 인생 화이팅!

사는게 힘듭니다. 매일이 딥니다. 주위에 아픈 사람, 슬퍼하는 사람, 시련 중에 있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직장동료가 나를 힘들게 하고, 가족이 밉고, 매일 만나야 하는 사람이 부담스럽습니다. 남들은 인생을 잘도 사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런 힘든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화가 납니다.   


우리는 모두 고난을 피하고 싶어합니다. 고난 없이 평탄한 인생을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그게 가능한 일인지 먼저 한번 물어봐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습니다.”(히브 5,7)


예수님께서도 세상살이가 무척 힘들었나 봅니다. 큰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으니 말입니다. 하느님의 아들도 힘들어 한 세상살이, 바로 우리 인생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인생에서 맞이해야 하는 고난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프로야구 시즌이 다가옵니다. 타격을 아주 잘하는 타자를 생각해 봅시다. 이승엽을 생각하면 됩니다. 이승엽 같은 최고의 타자도 타율 4할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보통 3할 타자면 훌륭하고 많은 경우는 2할대 타자가 많습니다. 그 뜻은 타석에 들어서 온 정신을 집중해 날아오는 야구공을 보고 배트를 휘둘지만 10번에 7번은 헛스윙, 아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겨우 3번밖에 살아나갈 수 없지만 그것도 훌륭한 타자입니다. 마찬가지로 삶도 3할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내가 하는 일, 바라는 일, 살아가는 삶에서 3할이면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10번에 7번이나 감당해야 할 헛스윙과 아웃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배트를 땅에 던지면서 큰소리로 욕을 실컷 하고, 눈물 콧물 짜면서 울면서 감독님을 붙잡고 ‘어떻게 해야 하나요?’하고 애원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게 인생이니까요. 


우리는 지금 실패와 고난을 통해 순종을 배우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피할 수 없는 실패와 고난이 우리에게 순종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언젠가 우리는 모두 땅에 떨어져야 할 밀알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은 빛깔 좋은 밀알 하나이겠지만 땅에 떨어져도 썩지 않을 것입니다. 자아라는 방부제로 가득 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때가 되면 땅에 떨어져 썩고 죽어서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때 잘 죽을 수 있도록 고난을 통해 순종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겪는 고난이 크면 클수록 더 큰 순종을 배우고 있으며 그로부터 더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함입니다. 


가장 큰 순종은 죽음입니다. 삶에서 ‘예’라고 대답하며 살다보면 언젠가는 죽음에 대해서도 그래야 할 때가 옵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순종이 그의 삶이 어떠했는지 말해줍니다. 지난 주일 세상을 떠난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님을 생각하면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순종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더 깊이 느껴집니다.  


더 크게 순종할수록 더 잘 죽고, 더 잘 죽을수록 더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었지만 고난을 통해 순종을 배우셨고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온전히 순종하며 죽으셨기 때문에 인류를 구원하실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신자 여러분, 슬기로운 신앙생활은 다음의 팩키지가 필수입니다. 큰소리로 부르짖기, 눈물, 기도와 탄원. 부끄러워하지 말고 하느님께 큰소리로 기도하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십시오. 


자비로운 하느님 아버지는 우리가 성장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고난을 허락하십니다. 우리는 고난을 통해서 성장합니다. 변화합니다.  


나비를 생각해 보십시오. 갓 태어난 애벌레는 잎을 먹고 아무 걱정이나 고난 없이 잘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런 에벌레가 영원할 수 있습니까? 때가 되면 축축하고 컴컴한 곳으로 들어가 번데기가 되어야 합니다. 언제 깨어날지,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게 자연에 순종하고 자신을 맡기면 그제서야 변화될 수 있습니다. 기꺼이 죽을 때에만 나불나불거리며 나는 ‘날비’ 곧 나비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이것이 푸른 하늘에서 자유롭게 날 수 있는 나비의 삶입니다. 이것이 바로 밀알 하나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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