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줄

점심도, 휴식도 없는 고강도 풀타임

by 닭강정

오늘의 시


《스케줄》

기저귀 갈고
과자 까고
물 달라 해서 주고
티비 틀고
볼륨 맞추고
장난감 찾고
책 읽어주고
옆에 앉았더니

"엄마, 이제 놀아줘"

...이건
워밍업이었냐?


Comment


하루 종일 ‘육아 노동’을 해놓고도

“이제 시작”이라는 말을 듣는 그 기분,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겁니다.


육아, 이것은 작은 회사다


누군가 농담처럼 말했죠.

“육아는 무급노동이 아니라,

경영이다.

작은 스타트업 CEO처럼.”


정말 그렇습니다.

아침 7시 출근.

첫 회의 안건은 ‘기저귀 수급 상황’.

이어서 간식 배급, 콘텐츠 공급(티비), 감정 관리(떼쓰기 대응),

그리고 파업 방지용 ‘책 읽기 서비스’까지.


업무의 강도는 높고,

휴식은 거의 없으며,

평가는 즉각적입니다.


그 모든 걸 마치고

겨우 커피 한 잔을 들었을 무렵

아이의 눈빛이 반짝입니다.


“엄마, 이제 놀아줘!”


하…

이게 오프닝이었어?


엄마들은 왜 이렇게 웃긴가요


아이를 낳기 전엔

엄마들이 왜 그렇게

유머가 강하고,

눈치가 빠르고,

센스가 터지는지 이해 못 했습니다.


근데 이제 압니다.

육아는 개그보다 더 개그 같은 현실이니까요.


너무 고되고

너무 막막해서

울기도 애매할 때,

결국 웃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워밍업이었냐?”라는 말 속엔

억울함, 포기, 사랑, 체념, 그리고 애정이

한 숟갈씩 다 들어가 있는 거죠.


오늘 하루를 위로해주는 짧은 시 한 편


육아는 늘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잠들었나 싶으면 깨고,

조용하다 싶으면 뭔가 터지고,

다 치웠다 싶으면 다시 어질러지죠.


그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작은 ‘숨구멍’ 같은 순간을 만드는 것.


예를 들면, 이런 짧은 시 한 편이요.


읽자마자

“아 나만 그런 거 아니구나” 싶은

그 웃음이,

오늘 하루를 버티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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