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Conrtrol+C, Control+V

by 닭강정

오늘의시


《어버이날》

카네이션 들고
엄마 집에 갔다

내 품엔
울고불고 난리난 내 아이

그걸 본 엄마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복사해서 붙여넣기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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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울고불고 난리다.

한 손으로는 카네이션을,

다른 손에는 10kg쯤 되는 아이를 들고

겨우겨우 엄마 집에 도착했다.


문을 열자마자 엄마는 내 손에 든 꽃보다

내 품에서 드러눕는 아이에게 먼저 눈길을 준다.

그러더니… 씨익 웃는다.


“복사해서 붙여넣기했네?”


나는 웃겼고,

좀 억울했고,

순간적으로 울컥했다.


육아는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온다


어릴 땐 정말 몰랐다.

엄마가 왜 늘 한숨을 쉬고,

왜 밥은 혼자 나중에 먹고,

왜 그렇게 “빨리 좀 해!”를 입에 달고 살았는지.


이제야 안다.

나도 어느새 엄마가 되어서,

작은 생명 하나 돌보느라 정신줄 놓고 사는 요즘.


하루 종일 ‘엄마!’를 백 번은 듣고,

애가 똥 싸면 바로 닦고,

카페에서 포장만 하고 돌아서고,

드라마 한 편은커녕 유튜브 5분도 못 본 채 하루가 간다.


그런데 그런 날들 속에서

문득,

내 엄마가 떠오른다.


나도 저렇게 울었겠지.

나도 저렇게 안겨서 땀범벅이었겠지.

엄마도 이 고된 하루를

아무렇지 않은 듯 견뎌냈겠지.


어버이날, 꽃보다 웃긴 유전


어버이날이 되면,

예쁜 말과 감사한 선물들이 오간다.

하지만 나는 올해, 꽃보다 더 선명한 걸 안았다.


“복사해서 붙여넣기했네.”

한마디지만, 너무 많은 말이 들어 있었다.


아이에게서 내 모습이 보이는 걸 넘어,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는

또 자기 과거를 떠올렸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누군가의 딸이었다가

누군가의 엄마가 되는

끝없는 복사와 붙여넣기의 반복 속에 산다.


그리고 그 안에서,

조금씩 이해하고,

조금씩 미안해하고,

조금씩 웃게 된다.


어버이날, 진짜 하고 싶은 말


올해 어버이날엔

비싼 선물도 좋지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엄마, 나 키우느라 고생했지?

이제 보니까,

진짜 대단했더라.”


그리고,

엄마가 나를 보며 웃을 때처럼

나도 언젠가는

이 아이를 보며 그런 웃음을 지을 수 있기를.


복사한 것 같지만

조금은 다르게,

조금은 더 따뜻하게

사랑을 붙여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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