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걷고 생각하고 씁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지나고 나면 남는 것은 글과 사진밖에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인생은 홀연하고 기억은 짧습니다.
기록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경외를 표합니다. 글과 그림, 그리고 사진에 이어서. 이제는 온라인에서 일상을 기록하는 일은 매우 당연해지고 그것이 진짜 일상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제 온라인 예명은 마포건달입니다. 마포에 사는 건달인데, 예상했듯이 실제 건달의 삶을 살아본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성향이 강건하지도, 당차지도 못합니다. 건달은 아무나 될 수 없으니까.
실제는 모르겠지만 온라인에서 ‘나는 마포건달로 아주 멋진 글쟁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가끔 상상하고는 합니다. 그렇다고 이런 생각을 미리 구상하여 예명을 지은 것도 아닙니다. 마포건달의 유래는 제 딸에게 있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글 쓰고, 만화나 그림 그리는 것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성향이 논리 정연하지 못하고 공상하기를 좋아해서 게임을 기획하거나 시를 많이 써 온 것 같습니다. 청소년 시절부터 대학 시절까지 쓴 시 145편은, 지금 보면 참 유치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제 인생과 젊음의 하나뿐인 기록입니다. 기억에 없는 유치함을, 기록은 소중하게 담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쓴 지 4년이 되어갑니다. 4년 동안 줄기차게 글을 쓰지는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푸라이데이’라고, 금요일마다 비즈니스 살롱을 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로 브런치에 입문했습니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를 온라인에 올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글을 쓰고도 발행하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가 여기 ‘내 저장소’에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그러다 걷기를 하면서 생각하고, 사진을 담고, 어떤 장소를 찾아가 경험한 것들을 글에 담는 것이 ’훨씬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운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단기간에 살을 빼거나, 잘 걷는 방법에 대한 글도 아닙니다.
처음 연재하는 이 글은 독자를 위한 글이라기보다는 나의 기록에 대한 담대한 도전입니다. 바쁜 일상 중에 시간을 쪼개어 담은 이야기를 세상에 내어 놓는다는 것이, 그것도 연재를 통해 글줄을 이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이해합니다.
작가의 시작을 닦는 이곳에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제 저의 1년간 미친듯한 걷기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마포건달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