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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똘짱 Mar 14. 2020

나도 엄마가 있다 - 학교괴담

스물일곱 번째 고자질

엄마. 나는 귀신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 그럴 때마다 엄마는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 해줬지만 아니야 그래도 귀신이 제일 무서워.

아마 모든 사람의 공통점을 찾으라면 학교일 거야. 세상에 학교를 한 번이라도  다녀본 사람은 없을 테니까. 군대. 출산. 직장. 여행 이런 거는 공감의 한계를 느낄 때가 있지만 학교는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니까. 물론 세대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서인가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나 소설의 주제로 많이 쓰이나 봐. 특히 학교 괴담은 엄청나게 많지. 그런 게
내가 안 들으려고 해도 자꾸 들려. 잊어버리려고 하면 자꾸 생각나. 괜찮은 척하려 해도 움찔움찔하는  어쩔  없나 봐. 무뎌질 나이도 됐는데 말이야.

한 번씩 야근을  때가 있어. 일이 몰리는 시기가 있어. 학교에서 조금만  하고 가자라고 마음먹으면 어느새 밤이 찾아와. 정신 차려보면 우리 교실에만 불이 켜져 있지. 교실 안에서는 무섭지 않아. 교실 불을 환하게 틀고 노래도 틀어놓으면  방처럼 익숙하고 아늑해.

문제는 교실에서 나설 때야. 화장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무서워. 쉬를 하는   자꾸 뒤에 문이 열릴  같은 걸까. 갑자기 불이 꺼질 것만 같고 세면대 거울 속에는  누가 있을  같아. 무서우면 화장실이 가고 싶고 화장실 가려면 무서움이 밀려드는 악순환의 연속이야.

집에 가는 계단 복도도 만만치 않아. 불을 끄고 하고 나가야 하기에  핸드폰 조명에 의지해서 나가.  걷던 복도인데  끝이 길어 보일까. 그리고  끝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은 무엇일까. 옆반 빈 교실 책상에는 누가 엎드려있는  같아 쳐다볼 수가 없어. 비상등 조명은 착시를 일으키고 소화전은   빨간 거야. 

뛰어가면 누가 쫒아올까 봐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  콧노래가 설령 귀신을 부를까 아무 소리도 안 해. 나가기까지 오분도 안 걸리는  한 시간 같아 진땀을 . 퇴근을 알리러 당직 주사님께 가고 나서야 안심이 . 수고 많다는 주사님의 인사말에 내가  감사함을 느껴. 밤마다 순찰도는 주사님은  무서우실까.

바보 같지.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알까. 알면 뭐라고 할까. 낮에는 세상에 귀신이 어딨냐고 큰소리치던 선생님이 밤에는 무서워서 학교에서 화장실도  못가. 사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무서운 이야기도  안 해줘. 내가 무섭거든. 아무튼 오늘도 귀신은 없었어.

그런데 말이야 엄마. 요즘에는 밤에 혼자 남아 일할  혹시나 복도에서 누군가를 마주친다면 그게 차라리 사람이 아니고 귀신이었으면 좋겠어. 어릴  엄마가 해준 말이 이제 이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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