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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똘짱 Mar 08. 2020

나도 엄마가 있다 - 화생방

스물두 번째 고자질

엄마.  내가 비위가 좋은  알았는  아닌가 봐. 오늘 오랜만에 구역질을 했어.  내일 학교 가기 정말 싫다.

어버이날이 되면 한 번씩 이벤트성 프로젝트를 . 물론 앞으로는 절대 안 할 거지만. 아이들에게 날계란을 . 그리고는 어버이날까지 3 정도 학교에서 키우게 하지.  에디슨의 알 품는 이야기랑은 조금 달라. 그런 과학적인 메시지보다는 부모님이  어떻게 키웠는지에 대한 교훈적 메시지를 노린 거지.

아이들에게 계란을 하나씩 주고 일단 자세히 보라고 . 계란을 자세히 보면 흠이  있기도 하고 지저분하거나 점이 있거나 . 그림 속 맨질하고 동글한 모습만은 아니지. 앞으로  아이가 될 거니 이름을 지어주라는 말에 몇몇 아이들이 앞으로 나와바꿔달라고 .


여기서부터 시작이야. 자식이 흠이 있다고 바꿔달라는 부모가 어디 있을까 라는  말에 아이들을 조금씩 진지해져. 떨어지면 깨지니까 다른 사람이 못 건들게 실수하지 않게 알아서 챙기라고 해줘. 우유갑을 씻어서 휴지로 채워서 넣는 아이.  쥐고 다니는 아이. 사물함에 넣는 아이들 각각의 모습으로 계란을 키워.

삶은 계란은 현실성이 떨어져. 물론 앞으로는 날계란은 절대 안 하겠지만.  하루에  둘은 깨먹거든. 굳이 내가 날계란을 증명  해줘도 . 깨진 계란을 치우며 서럽게 우는 아이들도 있고 앞으로 계란을 안 먹겠다는 아이들도 생겨.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서부터야. 

우리 반 사물함 위는 인조잔디매트가 깔려있어. 뭔가 푸른 느낌이 좋아서 깔아놨지. 아이들 작품 전시할 때도 뭔가 있어 보이더라고. 그게  사단의 시작이야. 우리 반에 조금 괴짜스러운 아이는  위에다가 계란을 올려놨어. 불안해서 다른 곳에 두면 안 되겠냐고 타일렀지만 소용없었어
 그럴  알았다...”


맞아. 쉬는 시간에 가지고 놀다가  위에 깨뜨려 버렸어.  떨어뜨려도  깨질  알았데. 더운 날씨에 날계란의 비릿한 냄새는 교실을 진동시켰어. 더욱이 인조잔디의 구멍 속에 계란이 기어들어가 닦을 수도 없었지. 결국  인조잔디매트를 버리기로 하고  아이에게는 사물함 위를 닦으라고 시켰어. 아이들이 가고 나서도 냄새가 나는  같아 내가 다시 한번  닦았지만 계속 냄새가 올라왔어.

다음 주가 되었고 그날 일은 주말에 모두 잊고 하루를 시작했어. 점심시간이 되어 청소를 하는   아이는 칠판 담당이었지. 오늘은 걸래로 칠판을 닦아달라는  부탁에 아이는 해맑게 대답했어. 5교시가 되어 돌아온 교실은 아비규환이 되었어. 계란 섞은 내가 교실에 진동했지. 그럴 리가 없었어. 모든 계란은 금요일에  집으로 돌려보냈거든. 그리고 오전에는 안 나던 냄새였어.

아이들이 앞다퉈 제보를 했어. 칠판에서 냄새가 난다. 금요일에 계란을 깼던  아이가 걸레질해서 그렇다. 왁자짓걸 한 고자질 속에서 상황이 파악이 되었어. ...   아이는 교실 걸레로 계란을 닦았고 그대로 사물함에  박아 둔 거야. 주말 내내 더운 날씨에 사물함에서 계란은 섞었을 테지. 오늘은 칠판을 닦는다고  걸레로 그냥 칠판을 닦았던 거야. 정작 본인은 비염 때문에 냄새를  맡았다나.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들 때문에, 아니 칠판에 제일 가까운 내가 현기증이 나서 오후 수업은 다른 교실에서  수밖에 없었어. 친구들에게 한 마디씩 듣는 아이에게 나까지 혼내면 안 될까 봐 같이 닦으면 된다고 했지만 정말 쉽지 않았어. 닦아본다고 칠판에 물기가 닿을수록 냄새는 진해졌어.

과학실에서 초를 빌려서 초를 켜 두고
커피숍에서 원두가루를 빌려서 올려두고
물티슈에 퐁퐁을 묻혀서 몇 번을 닦고
마트에서 페브리즈를 사서 한통를  뿌려도
소용없었어.

아이들은 이것을 보고 ‘죽은 계란의 저주라고 불렀어. 내가 먹는 음식으로 장난쳐서 그렇다나. 그런 것 같기도 해서  말이 없었어. 두고 추억할 일이 하나 생겨버렸네.

이건   날일도   일도 아니야. 생각이 짧았던   잘못이지모. 근데 엄마  당분간은 계란은  먹을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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