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제야 Oct 24. 2021

오늘도 고민에 묻힐 뻔했지만

#작은 일, 변화의 시작

당장의 아이디어 스케치는 세상에서 제일 구리고, 맨날 아이디어는 넘쳐나는데 막상 아이패드나 노트북을 붙잡고 그리거나 쓰면 만족스럽지 않아서 또 하다 말고… 그런데 이 시간이 ‘쌓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게 다 ‘소스’였다. 내가 남긴 것들 중 괜찮은 것들을 골라 스크랩 하는 일, 이것이 바로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것 만들기였나니…. 시간을 쌓다 보니, 하찮은 것이라도 쌓다 보니 그 안에서 윤곽을 찾을 수 있었다.


한 달 바짝 외주 러시에 정신이 없었다면, 거의 한 달은 누워 있어야 겨우 몸을 일으켜 무언가 할 의욕이 생겨나는 나 같은 사람은 아주 느리게 발전 하는 게 숙명인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3년 동안 많다면 많은 발전이 있었다. 아무 것도 안 하지는 않았다. 느려도 괜찮다고, 그게 네 속도인 거라고, 나라도 나에게 말해 주고 싶다. 아니 이렇게 태어난 걸 어쩌라고. 우리, 노력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니잖아. 모든 사람이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한 노력을 하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이제 약간 두려운 말을 써 본다. 언젠가는 뼈를 아주 조금 깎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나에게 노후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출발 선에 대한 억울함은 완전히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살아가는 지금의 타임라인도 내게는 중요하기 때문에 노년의 나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지금 ‘또한’ 생각한다. 작년까지는 다치기 전이어서 6개월은 버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았었지만, 지금은 한 달이다. 이것을 조금씩 늘리는 삶을, 지속할 계획이다. 부동산 경매와 대출과 에어비앤비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조요외 일을 벌이거나, 혹은 조용히 계획을 변경할지도 모른다. 아직은 계산 중이고, 조사 중이며 일단은 그냥, 계획만 그렇다는 것이다. 한 번 정한 계획은 언제든 수정해도 된다. 우회든 전면 수정이든 계획을 바꿀 것이고, 목표 또한 달라질 것이다.


이러나 저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흘려 보내지 않은 시간이 조금씩이라도 쌓여 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만 뭘 해 보자는 말보다는 이렇게 표현하는 게 덜 슬픈 것 같다.)


오늘도 조금만, 조금만 기운을 내 보자.




+

기운을 내서 브런치북 프로젝트 응모를 완료합니다. 후후.

이전 12화 대충이라도 무언가 챙겨 먹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