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무엇을 꼭 해야겠습니다!"
올해는 이것을 꼭 하고 싶다는 계획은 1월 3일이 지나면즉, 작심삼일이 지나면 잊히는 계획일지 모른다.
어쩜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계획대로 되지 않음에 계획이 별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기생충에 명대사 중 하나도 "아들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말이 패러디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계획 있는 삶과 그 계획에서 한 치의 오차라도 벗어나면 극강의 스트레스를 받던 나는 어느 순간 계획 따위도 사치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지난여름 올 초에 계획도 없다고 느낀 결정 앞에 아직도 휘청이고, 머리가 질끈 아픈지 모르겠다. 그럴 때 떠나는 '제주도'라는 도시 아니 섬.
당시 '호텔 델루나' 드라마 대사에 심취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을 찍고, 보정하고 글을 쓸 무렵이 되니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 대사에 심취해 있다.
사는 게 그런 건가.
좋았던 기억을 약간 가지고 힘들 수밖에 없는 대부분의 시간을 버티는 것
멜로가 체질 中
생각대로,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을 여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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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대해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질질 끌거나, 나에게 적당하게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긴 한데,
그 적당함 속에 무례함이 있다면 잘못된 관계인 것 같다.
후다닥 지나 보니 9월이고,
추석 연휴가 지나가면 3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계획대로 될 수 있게 노력해야지
조급해지지 말아야지(라고 쓰면서... 겁나 조급함)
오해 앞에 진심마저 보이지 않았던 여름날.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하기엔 마음이 얼마나 불안했는지 몰라.
이제 볼 수 없으니까.
각자 가진 느껴지는 시간이 다르겠지만.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감.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조급함도 그만큼이고, 뭐하나 제대로 마무리하는 느낌도 그만큼인 듯. 예전보다는 덜 하지만 하고 싶은 거나 계획에 대해 입방정 떨지 않는 게 좋다고 느낀다. 이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많았거나 아니면 그렇게까지 끌고 가지 못한 나의 마음의 문제에서 빈번하게 보인 포인트인 듯. 상반기에 들었던 말 중에 '네가 화분에 물을 줬다고 해서, 화분에 꽃이 잘 필 거라고 기대하지 마'라고 선배가 말해줬는데. 한 번쯤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말인 듯. 결론. 나부터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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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는 늘 안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피할 구멍이 없네.
눈뜨면 잔소리 한가득할 고향으로
내려가면 눈뜨지 않고 잠만 자야지
어떤 날은 1분이 그렇게 느리다가,
어떤 날은 1분만. 1분만 더 느리게 갔으면 좋겠다 싶다가
그립다고 말해도
돌아오지 않을
어느 여름날에,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서툰 마음을 고백하며
매일 무얼 하는지 일상을 나누며, 함께 시간을 나누고 싶었다기보단
내 마음을 꽁꽁 숨겨도 좋으니
우연이라도 우연스럽게 만나는 그 설렘이 좋았다.
(뭐라는 거지?)
가끔 편지 써도 되죠?
취업 걱정을 하다 취업을 하니. 연애, 결혼 또 다른 고민으로. 돌아보면 참으로 좋았던 순간이었다.
물론 결과가 좋았기에 지난날이 아름답게 미화되는 것 같기도...
새로운 것 앞엔 '그럴 수 있지'라는 마음으로.
마음이 복잡하면, 복잡한 마음으로 그냥 나아가자.
관계에 있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타인에게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나의 마음은 이런데'라고 말하는 것 또한
아 뭐라 쓰려고 했더라... 글이 안 맺어지는데
언제부터 이런 건지
어디서 상처 받은 건지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선을 넘고, 집착하는 순간
참 괜찮아 보이는 것들도 엉망으로 만드는데 일등이다.
사춘기도 아닌데, 사춘기잖아.
100% 확신하고 결정하는 건 없잖아 120% 200% 확신해도 또 흔들리는 게 사람인데
누군가 말했어. 인생은 마치 끊임없이 이어지는 여행길이라고, 힘이 들면 쉬어가도 된다고.
조각난 마음 맞춰보고 이해하려 지난날의 길을 걸어가.
멜로가 체질 中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앞으로의 시간도 중요해
내년 이맘때 제주도에서는
보고 싶다고 밥 먹자고 웃으며 연락할 수 있을까,
"네가 화분에 물 줬다고, 그 화분이 잘 크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은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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