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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May 16. 2024

마음은 매 순간 일어나고 사라지지

 

사랑하는 선생님들께 


요즘 산책할 때는 아무런 짐 없이 오고 갑니다. 겨우 챙기는 게 있다면 텀블러와 휴대폰 정도. 


나이가 들수록 채움에 대한 익숙함은 줄고 비움에 대한 관대함이 좋아집니다. 햇빛에 얼굴이 그을려도, 검버섯과 주름이 늘어나도 개의치 않고 있는 그대로 주어진 것들을 마주해 봅니다. 


나에게 온 계절, 바람, 햇빛에 감사함을 건넵니다. 



우리는 매 순간 지금을 살아갑니다. 과거나 미래를 사는 게 아니지요. 지금을 산다는 것은 순간순간 주어진 것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며 그것과 우리가 함께 살아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한 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집니다. 


모든 현상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현상 안에 존재하는 우리도 계속 변화합니다. 매 순간 인연 속에 존재할 뿐이지요. 지금 행복하고 싶다면,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인연을 소중히 대해 주세요. 그 인연을 통해 존재하는 나를 소중히 느껴 주세요. 인연을 꾸미려고 하면 집착이 생기고, 집착은 괴로움을 낳게 됩니다. 습관은 끝없이 반복되고요.


마음공부는 마음을 조작하지 않는 공부입니다. 마음을 대상으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매 순간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의 공부지요.


지금 이 순간, 나와 내 마음을 들여다보세요.


나는 현상을 통해 존재할 뿐, 현상이 사라지면 나라고 여기던 것들도 함께 사라집니다.


삶이란, ‘내가 누구인가’를 알 때 진짜 삶이 시작됩니다. 보고, 먹고, 걷고, 숨 쉬는 일상의 모든 현상 안에서 내가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알아차려 보세요.


불편한 내가 있다면 보살펴 주고, 즐거운 내가 있다면 충분히 함께 즐거워하되 이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슬며시 전해주세요.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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