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음식의 양이다. 채소 하나를 사더라도 한 끼 식사에 모두 사용할 수 없고 금방 상하기 때문에 구매가 늘 망설여진다. 그래서 미리 채소를 구입하고 소분해서 냉동시키는 살림에 능숙하신 분들도 있다. 정리해 놓은 냉장고를 보면 예술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깔끔하고 멋진 노하우를 뽐내고 계셨다. 나도 그들을 따라 소분하여 냉동시켜보았다. 확실히 간편했다. 요리할 때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버리는 야채도 줄일 수 있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는데, 바로 ‘맛’이었다. 처음 본래 샀을 때의 싱싱함과 아삭함은 어쩔 수 없이 만족할 수 없었다. 냉동실의 공간도 점점 부족해졌다.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을 더 많이 사 놓기 때문에 공간의 한계가 생겼다. 조금은 귀찮지만, 야채는 요리할 때마다 구매하는 방법을 택했다. 다행히 요즘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야채를 소량으로 판매하는 곳이 많아졌다. 볶음밥용, 찌개용, 카레용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눠 알맞은 야채를 모아둔 제품도 있다. 살기 좋은 세상이다.
예전에는 장을 한꺼번에 보는 편이었다. 미리 한 달 동안 먹을 식량을 구비하여 식비를 아껴보려는 셈이었다. 하지만 사람 입맛은 매일매일 변한다. 기껏 사 놓은 재료들은 먹지도 않고 그날 끌리는 음식만 자꾸 사들였다. 돈을 아껴보려다 오히려 더 써버렸다. 매일 슈퍼에 가더라도 조금씩 사 놓는 것이 나았다. 한번 산 재료로 다양하게 먹는 법도 배웠다. 이를테면 콩나물 한 봉지를 산다. 콩나물 한 봉지도 은근한 양이 되기 때문에 한 번에 먹을 수 없다. 콩나물 한 봉지로 한 끼는 콩나물 비빔밥을, 한 끼는 콩나물 찜을 먹었다. 요즘은 유튜브에 재료 하나로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주는 영상이 많이 있어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슈퍼에 자주 가면 자연스럽게 가격 비교하는 법도 배우고 어느 제품이 더 맛있는지도 알게 된다. 자주 보이는 어머님들이 무엇을 사는지 잘 살펴보고 따라 구매하면 성공확률도 높다. 장보기도 쇼핑의 하나이기 때문에 충동구매 욕구가 차오를 때가 있다. 특히 간식 코너는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그래서 슈퍼에 들어가기 전, 오늘 이 슈퍼에서 소비할 예산을 미리 정해 놓고 간다. 생각보다 저렴하게 재료를 골라 예산이 남게 되면 그날은 간식 코너에 오래 머물며 행복한 고민을 하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아, 최근 들어 또 알게 된 팁이 있다. 가끔은 편의점 행사상품이 슈퍼보다 저렴할 때가 있다. 라면이나 아이스크림이 주로 그렇다. 슈퍼가 지겹다면 가끔은 큰 편의점도 가보는 걸 추천한다.
자취의 정보는 끝이 없다고, 얼마 전 알게 된 것 하나는 모든 음식이 무조건 냉장 보관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마요네즈나 감자는 실외에 보관해야 한다. 마트에서 감자나 마요네즈를 팔 때 냉장고에 진열되어 있지 않지 않은가. 제품을 사고 뒷면을 보면 보관법이 나와 있다. 개봉 후에는 반드시 냉장 보관 하라는 안내가 적힌 것들을 잘 체크하며 음식이 상해버리지 않게 잘 확인하면 좋다.
부디 건강한 장보기를 통해 건강한 음식을 먹는 독거인 들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