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물속에서 괜찮은데?
물이 무서운 건,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면서
숨쉬기를 의심해 본 적이 없다.
운동 안 하는 사람들의
숨쉬기 운동을 한다는
이제는 듣기 힘든 싱거운 농담도 있듯이
공기는 당연히 늘 어디에나 있고
숨쉬기는 누구나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행동이다.
물속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우리에게는 아가미가 없으므로
주기적으로 물 밖으로 나와서
바깥공기를 마셔야 한다.
내가 수영을 통해
깨달은 것 중 하나는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처음 수영을 배울 때,
수영장 물을 절반은 마신다는 생각을 하라는
말을 들었다.
에이, 그냥 뜻이 그렇다는 거겠지.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나도 물을 참 많이 마셨다.
우리 수영장은 아직도 락스물인데, 괜찮나 하하.
일단은 내가 살아있는 증거가
될 수 있겠다. 후후.
안 하던 운동을 시작하니
없던 오기가 생겼다.
반 마시면 된댔지,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그 말이 맞는지 한번 보자,
틀리기만 해 봐요, 선생님... 저 울 거예요.
수개월 동안
나는 물을 마셨다.
눈코입 가리지 않고 들이치는 물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뭔가... 예전 같지 않았다.
뭐지?
조금씩 앞이 보였고
입안으로 들어오던 물이 현저히 줄었다!
야호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는
숨 쉬려고 고개를 돌릴 때
옆 레인에서
내 입에 물을 퍼다 주어도
당황하지 않는 나를 보며
스스로 감탄했다.
오, 나 좀 멋진데?
물론 아무도 모르고
나만 아는 모습이지만.
얼마 전에는
물속에서 기침을 했다.
나도 나 스스로 놀랐다.
난 정말
물고기가 된 걸까.
몇몇 회원님들이 나를
물개라고 부르는데,
정말 물개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제는 물속에서도 기침을 한다.
조금도 놀랍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