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선별적 후원 제도 등 브런치의 여러 신규 정책들이 못마땅하고, 브런치스토리라는 어정쩡한 새 이름도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예전만큼 손길이 가지 않더군요. 그동안 온라인 발표 없이, 두 편의 장편소설을 쓰고, 한 권의 인테리어 에세이책, 또 창작집 작업을 했습니다.
인테리어 에세이는 <1인 도시생활자의 1인분 인테리어>라는 제목으로 별책부록(프랙티컬프레스) 출판사에서 11월 출간 예정입니다. 독립출판물 축제인 ‘언리미티드 에디션’에도 출품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출간에 맞춰서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구름정원 인테리어기‘를 이곳에 연재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아직 미확정입니다.
낸다 낸다 말만 계속했던 창작집 <아네일커피>는 저의 1인 출판사 페이퍼클라우드에서 11월 말 또는 12월 초 출간을 목표로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커피를 중심 소재로 에세이와 소설을 결합시킨 형태의 창작집입니다.
두 편의 장편소설은 언제 공개가 될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최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온라인에 매일 조금씩 연재를 하며 쓸 때는 그래도 뭔가 희미하게나마 든든한 독자가 있는 기분이었는데, 혼자 야금야금 쓰려니 확실히 몹시 고독한 작업이 되는군요.
작년 가을에 글에 전념하겠다며 겁 없이 직장을 관두고 나와서 빈둥빈둥 놀기만 했던 것 같은데… 또 이렇게 쓰고 보니 나름의 작업물이 있어서 약간의 안도감을 느낍니다. 통장 잔고가 바닥을 점점 드러내고 있어서, 아마 올 겨울 즈음에는 다시 새 직장을 찾아야 하겠지요. 글만 쓰고 살았던 지난 1년이 참으로 달콤했기에, 과연 다시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게 되든, 쓰는 일을 멈추지는 않을 테니 또 부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애증의 플랫폼이지만, 제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던 분들과 또 드문드문 새롭게 찾아오시는 분들을 생각하며 오랜만에 인사드렸습니다 : )
2023. 10. 17. 멀고느린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