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을 위한 인사(HR)
저는 조직문화에 대해 깊이 있게 업무를 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다만, '조직문화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아래 글은 조직문화를 어설프게 아는 사람이 쓴 글임을 감안하고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참고로 '대표님'의 관점으로 작성합니다.
1편 : 조직문화 기획의 시작
2편 : 조직문화와 리더십
3편 : 조직문화는 일하는 습관
4편 : 조직문화와 평가/보상 (현재글)
5편 : 조직문화와 인재 확보
조직문화를 쇄신하고자 하는 기업은 많습니다. ‘우리는 도전을 장려합니다’, ‘협업이 우리의 핵심가치입니다’와 같은 슬로건이 사내 곳곳에 내 겁니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이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거의 없죠. 그 말이 말뿐이고 실제와 연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 슬로건을 지켜야 하는 이유 또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동기 부여되지 않은 것이죠.
‘협업’을 강조하면서 인사평가에는 개인성과(KPI)만 반영되면, 구성원은 협업의 중요성을 못 느낍니다. ‘도전’을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시도에 끊임없이 부정적이거나 꼰대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실패한 프로젝트로 징계를 하거나 인사평가를 안 좋게 준다면, 누가 도전을 할까요?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조직문화는 구성원 입장에서 '그냥 그렇구나, 또 뭐 하나 보네, 그러다 말겠지'일 뿐입니다.
제가 경험한 모 기업은 '도전과 창의'를 핵심가치로 내세웠습니다. 초기에는 슬로건 중심으로 분위기를 띄우려 했지만, 구성원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제가 컨설팅을 하면서 평가방식과 평가항목을 전면 개편했습니다. 정량성과뿐 아니라 ‘새로운 시도’, ‘리스크 감수’ 등의 정성지표를 평가항목에 넣었고, 실패한 프로젝트라도 시도 자체에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이후에는 해당 항목 점수가 일정 이상이면 연봉 인상률 상한을 일정 수준 상향하고 해당 항목 점수가 없으면 연봉 인상률에 제한을 뒀습니다. 실질적인 보상으로 이어지니 구성원들이 '도전과 창의'에 관심을 갖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궁금해하고, 자신은 무엇을 할지 먼저 리더에게 제시했습니다.
조직문화 개선의 결과는 행동 변화여야 합니다. 행동이 바뀌려면 실제 제도와 연결되어야만 합니다. 이는 ‘무엇을 평가하고, 무엇에 보상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실제 제도와 연결이 없더라도 바뀔 수 있으리라 생각하시나요? 정말 순진하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협업 문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팀 성과의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나누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팀 내 피어 리뷰(peer review)나 협업도지표(cooperation index)를 통해 ‘혼자 잘한 사람’보다 ‘다 같이 잘 되게 만든 사람’을 알아보려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이를 가장 쉽게 평가할 수 있는 제도는 다면평가입니다. 다면평가의 평가자 구성과 평가문항으로 협업에 대해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항목들도 다면평가로 평가 가능합니다. 다면평가 결과는 성과평가 결과와 더불어 보상(연봉인상, 인센티브 등)에 반영되도록 합니다.
보상과 평가는 '결과물'이 아니라 '방향성'입니다. 구성원에게 지금 어떤 행동을 장려하고 어떤 가치를 지켜야 하는지를 가장 명확히 전달하는 수단이죠. 그래서 HR 담당자로서 문화 개선을 고민할 때마다, 저는 늘 이렇게 자문합니다.
'이 문화가 실행되기 위해 인사제도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슬로건은 금방 만듭니다. 하지만 그것이 인사제도와 연결되지 않으면, 조직문화는 결국 허상에 불과하고 오래가지 못합니다. 앞선 글에서 강조한 것들과 본 글에서 강조한 인사제도 모든 게 함께 실행되어야 조직문화가 실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