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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 the Deer Jan 25. 2023

12번째 직장에서 찾아오는 현타

명절 후유증인가? ㅎㅎ

오늘 아침에'도' 현타가 찾아왔다.

예능에서 가끔씩 등장하는 짤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인가'와 비슷한 느낌의 질문이다.


'나는 왜 여기에 있고, 이대로 나의 미래는 괜찮을 것인가?'

'나의 노년은 어떻게 될 것인가?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40대로 진입해오면서, 특히 이런 생각이 자주 찾아왔다. 특히 명절에 부모님과 어르신분들을 뵙고 나면 더 찾아온다. 노년의 무탈한 표정과 여유에서 나는 미래의 나를 발견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나, 순간마다 가끔씩 발견하는 그 슬픔과 외로움에서 나는 더 고통의 예고들을 찾아내는 것 같다.


결국 '나는 과연 죽음을 기다리며 살 수 밖에 없는 것인가'라는 두려움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 같다.

이 방점에 현혹(?)이 되고 나면 나의 마음은 분주해진다.


이대로 나의 재정은 괜찮을 것인지 걱정된다. 은퇴는 나의 앞에 있다. 물론 우리는 누구나 은퇴를 앞두고 있다. 컵이 물이 반정도 담겨있을때, '물이 반이나 있네' 또는 '물이 반밖에 없네'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나의 재정은 들려오는 뉴스와 주변 소식에 따라 '물이 반이나 있네'로 보이기도 하고, '물이 반밖에 없네'로 보여지기도 한다. 명절은 특히 '물이 반밖에 없네'라는 소리가 더 확대되어 들리는 시기다.


그러다가 이런 저런 생각과 고민들을 하며 뭔가 위로와 방책들을 조급하게 찾고 나면, 아니, 찾았다기 보다, ㅎㅎ '물이 다들 반정도 밖에 없어'라고 느껴지고 나면, 그 다음 고민이 시작된다.



"넘치는 시간은 어떻게 써야하지?"



이 고민은 참 어렵다. 내가 퇴사후 무직생활 몇개월 동안하며 발견한 건, '생산성'에 대한 욕구이다. 아무리 시간을 잘 '써'보려고 해도, '생산'에 대한 욕구는 사그러들질 않았다.


"월세 따박따박 받으며, 또는 배당금 따박따박 받으며"

는 해결책이 되질 않았다. 그럼 남는 시간은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남는다. 결국 또다른 생산성을 찾고자 하다가, 그게 여의치 않으면 그와 비슷한 수준의 기쁨으로 나 자신을 보상해주려고 하는 행위로 나는 굽어져 갈 것 같다. 그리고 결국 소심한 '도파민 중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더 나를 자극하고 더 나에게 기쁨을 주는 무엇으로 몰두해가는 사람들의 소식을 나는 종종 매스컴에서 발견한다. 그 소식들을 보면, 이제는 그들이 겪었을 고통의 크기도 가늠해보고 싶어진다. '나는 결코 그런 사람은 아니야'라고 나는 단정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왜냐하면 나도 그 '여의치 않음'의 시기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



물론 어렴풋이 답은 대략 알고 있다. 어렴풋이 '시간을 의미있게 쓰면 된다'라는 결론은 갖고 있다. 하지만 '의미있게'도 정의하기 나름인거.. 그것이 문제다.. ㅎㅎ


그래서, 오늘도 아침에 기도를 했다. '나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을 의미있고, 그 당신의 계획하심 안에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이다.


그러고 나니,


고민의 짐이 좀 줄어든거 같다.


좋아.. 이제 일을 시작해볼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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