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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수정 Jun 13. 2022

1-1. 어떤 병원이 오래 살아남는가

Chapter 1. 병원 브랜딩의 시작

 

“요즘 브랜드 시대인건 알겠는데, 병원도 브랜딩을 해야 하나요?”
“병원은 의료인데, 브랜딩이 필요할까요?     


선택의 폭이 넓은 이 시대에 선택받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병원도 예외는 아니죠. 경쟁이 지나치게 심화되어 과열된 이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경영의 대가나 석학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메시지도 기업의 전략을 위해서 차별적 우위, 즉 경쟁적 우위를 갖추라고 했지요. 소비자들이 차별점을 중심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 아닐까요?

차별적이란 다시 말해 다르다는 것입니다. 다른 것에는 주의가 끌리고, 더 보고 생각하게 되고, 선호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맨들러의 중간 불일치 효과는 적당히 낯선 다른 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를 설명하는 소비자 행동 이론입니다. 사람은 정보처리를 할 때 최소의 노력을 통해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 합니다. 그래서 기존 정보와 유사한 정보가 들어오면 관심이 없고, 선호도도 낮아집니다. 하지만 기존 정보와 새로운 정보가 어느 정도 유사하면서 적당히 낯선 경우 주의를 기울이면서 인지도가 올라갑니다. 반면 기존 정보에 비해 너무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학습해야 하므로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인지적 비용을 줄여주기 때문에 정보처리를 쉽게 만들어줍니다. 소비자들은 인지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브랜드라는 단서를 활용하는 것이죠.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해 첫 번째로 주어지는 정보가 가장 핵심적인 단서가 되기 때문에 브랜드의 컨셉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인식을 주는 간결하고 명료한 컨셉일수록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믿음을 전달합니다.     



하지만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차별이 될까요? 쉽게 모방가능한 차별이라면 어떨까요? 모방이 되면 더 이상 차별이 되지 않습니다. 기능적인 차이는 금세 모방이 되지만 인식의 차이는 각인이 되는 순간 빼앗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이라고 하지요. 경쟁사가 따라할 수 없게 다른 것이 차별이며, 브랜드는 이런 차별성을 바탕으로 합니다. 어떻게 차별화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지는 차차 다루게 됩니다. 이렇듯 소비자는 브랜드를 통해 정보를 해석하고 처리합니다. 그 과정에서 기억의 체계에 남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지요     


효용의 시대가 가고 의미의 시대가 왔습니다. 실질적인 도움이나 기술보다 서비스의 의미와 가치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의미가 있는 상품이 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브랜드란 말은 '불에 달구어 지진다'라는 뜻의 노르웨이 고어 'brandr'라는 단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혹 어떤 이는 자기 소유의 소 엉덩이에 낙인을 찍거나, 자기 소유의 위스키를 담은 오크통에 인두를 찍는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런 소유의 표시에서 출발한 브랜드란 말은 오랫동안 차별과 형벌의 표식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상표권과 같은 무형의 자산으로서 의미도 지니게 되었습니다.     

브랜드에 대해서는 이 외에도 수많은 정의가 있습니다. AMA(미국마케팅협회)에서는 브랜드를 '판매자 또는 판매자집단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식별하고 경쟁자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차별화하는 이름, 용어, 심벌, 디자인 등의 결합'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이름이나 로고, 즉 상표의 디자인 측면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오래도록 좋은 병원으로 살아남는 병원들의 사례를 볼 때, 브랜드란 단순히 로고나 디자인, 상표 그 이상의 훨씬 복잡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브랜드란 보다 본질적이고, 철학적인 것입니다. 또한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자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브랜드는 특정 병원의 존재 이유, 정체성, 아이덴티티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차별적인 요소를 고객들이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병원 브랜딩'을 다음과 같이 정의내리고자 합니다.


병원 브랜딩이란 각각의 병원이 스스로의 '자기다움(Identity, 정체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고객의 경험과 일치시켜나가는 과정이다.


여기서 아이덴티티(Identity)란 말은 ‘Id(Ego, 자신, 본능)’라는 말과 ‘entity(실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Identity란 자기 안에 내재된 본능적인 것, 다른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실체를 일컫는 말입니다. 즉 나를 이루는 나다움, 그 자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원장님의 강점, 오리지날리티(Originality)를 바탕으로 병원의 업의 개념, 정체성을 발견할 때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병원 브랜딩이 가능해집니다. 창업자의 사업 철학이자 사업의 존재 이유가 바로 브랜드 철학(가치, 미션)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죠. 창업자의 철학이 그대로 투영된 브랜드는 그 브랜드만의 힘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브랜딩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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