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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덩이 Jan 20. 2023

[미술] 기초 소묘 Day3. 기본 도형 빛 표현하기

기본 도형을 그릴줄 알면 모든 것을 그리 수 있다

벌써 오늘로 총 네번의 기초 소묘 수업을 들었다.

첫 번째, 두 번째 수업에서는 명암차이 표현과 투시원근법을 이용한 사물의 형태를 그리는 법에 대해 배웠다.

세 번째, 네 번째 수업에서는 원기둥과 원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과를 그렸다.


[미술] 기초 소묘 Day1. 명도 차이 표현하기

[미술] 기초 소묘 Day2. 투시원근법




기본 도형 그리기와 본질론


지금 학원의 기초 소묘 수업 시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우리가 왜 이러한 기본 도형들을 그려야하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 알 수 있었다는 부분이다.


생각해보면, 이제는 기억도 잘 안나지만 초등학생 때 미술학원에 다녔을 때에도 이런 정육면체, 원, 원기둥 도형을 그렸던 것 같고, 성인이 되어 강남역에 있는 미술학원에 아주 잠시 다녔을 때에도 비슷한걸 그렸던 것 같다.


그때에도 미술을 처음 배울 땐 이런걸 그려야 한다고 해서 그리기는 그렸는데,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은 원이나 원기둥이 아닌데 왜 기초 미술 수업에서는 이런 도형을 그려야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이러한 나의 의문에 대해 선생님께서 바이올린, 내가 가지고 갔던 가방 등을 기본 도형을 변형하면서 쉽게 슥슥 그리시면서 세상의 모든 물체는 기본 도형 형태를 기반으로 그릴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다.


사과는 완벽한 동그라미 모양이 아니다. 그래도 "사과를 그린다"라고 했을 때 바로 사과의 울퉁불퉁한 외곽을 그리면서 표현해나가는 것보다 먼저 기본 원을 표현한 다음 거기에 사과의 찌그러진 정도, 질감, 색채 등의 디테일을 표현해야 입체감이 살 수 있다고 한다.

기본적인 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디테일이 좋아도 입체감이 잘 표현되지 않는다고 한다.

기본의 중요성이 80%이상이고, 테크닉한 기술 등으로 그 위에 얹어지는 디테일의 중요성은 2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본질(기본)은 무시한 채 화려한 테크닉과 기술로 디테일을 표현한 그림은 표면적인 수준에서는 사람들의 눈을 현혹할 수 있지만, 길게 봤을 때 절대 본질에 충실했던 그림을 이길 수 없고, 본질에 충실한 그림에 디테일을 얹으면 그보다 훌륭한 그림은 없는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원, 원기둥 등 단순한 도형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얘기한 현대미술이 아버지 세잔 또한 볼 때마다 달라지는 사물의 겉모습보다는 그 사물이 지는 영속적인 본질을 그려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기본 도형을 기반으로 하는 물체 표현에 대한 수업을 듣고 그림을 들으면서 요새 관심이 가는 본질론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원리는 사람에도, 학문에도, 성공에도, 모두 적용되는 이야기같다. 역시 이런 저런 수단과 방법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결국 본질이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본질'을 파악하고 거기에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것 같다.

본질 외의 것들이 완전 무가치한 것은 아니지만, 본질의 가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이다.



빛으로 도형의 입체감 표현하기


정육면체, 원, 원기둥, 그리고 사과와 같은 물체의 입체감을 표현할 때 외곽 형태로만은 입체감을 표현할 수 없고, 빛에 따른 명도 차이로 표현해야 한다. 수업에서 들어서 기억나는 몇 가지 원칙은 가까울수록 밝고 어두움의 차이가 두드러지고, 멀수록 이 차이가 적게 느껴지는 것이다. 또한 빛을 직접 받고 있는 부분이 가장 밝고, 그 주변으로 갈수록 어두워진다.


따라서 정육면체든, 원이든, 원기둥이든, 사과든 우선 직접적으로 빛을 받는 지점을 찾아내고, 그 주변으로 명도 차이를 구분하여 색칠해나가야 한다.

눈으로 직접 관찰해서 이 차이를 찾아내서 색을 칠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도형마다 명도가 적용되는 어느정도의 규칙이 있기 때문에 이 규칙에 따라 열심히 칠해나갔다.

도현 안에서 자연스럽게 명도 차이를 주는 작업은 역시 쉽지 않았지만 선생님께서 알려준 숫자에 최대한 맞추어 열심히 칠했다.


기본 도형의 변형버전인 사과의 경우,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본 구조는 원이기 때문에 원의 형식에 맞추어 그린 후, 굴곡이 생기는 부분이나 꼭지를 통해 발생하는 빛의 변화를 표현하면 된다. 이러한 부분까지 표현하고나면 세로로 질감표현, 상처난 부분 표현, 사과의 색이 밝은 부분은 지우개로 지워서 표현하는 등 디테일을 추가해주면 된다.

(정리하자면, 우선 원의 입체감을 표현하는 것이 우선이고, 변형된 형태로 인한 명도 차이를 표현하고, 마지막이 디테일을 추가하기!)



선생님께서 표시해주신 도형별 명암 단계




소묘 수업을 들으면서 이론을 배우는 것과 그림을 실제로 그림을 잘그리는 것은 정말 다른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선생님의 훌륭한 설명을 듣고 "이렇게 표현하면 입체감이 살아나겠군!"라고 배우지만 막상 내 스케치북에는 잘 표현되지 않는다. 선도 아무리 그려도 직선으로 안그려지고, 명도는 차이는 왜이렇게 내 생각만큼 자연스럽게 표현이 안되는 건지... 계속 덧칠하고 덧칠하다 어두워지기만 한다. ㅠㅠ


선생님께서도 이러한 부분은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연습의 영역이라고 했다. 선을 쉽게 세련되게 멋지게 잘 표현하려면 프로들도 10년이 걸리는데 감히 벌써 선을 잘 그릴 생각을 한다고 해서 민망했다. ㅎㅎ;;


직접 표현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고 다른 문제라고 하더라도, 미술이 무엇이고 어떠한 방향으로 배워나가야하는지에 대한 감을 잡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게 수업을 듣고 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물체를 "지금보다는 조금 더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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