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Love Life

by 오즈의고양이
"사랑,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요?"


어떤 말은 그렇다. 들으면 알 것 같은데, 설명하려면 어렵다. 자꾸 보고 싶고 생각나고, 다가가고 싶고, 함께 있으면 좋은 것. 그런데 너무 좁은 정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가끔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마음이 마구 달려가버릴 때가 있다. 나는 뒤쫓아가다 망아지가 잠깐 쉴 때, 얼른 글로 붙잡는다. 네가 원하는 게 이거니? 잠시 볕을 쬐고 신선한 공기도 들이마실 시간을 준다. 다리도 통통 두드리며, 쉬게 한다.


살아간다는 건, 사랑한다는 건 무언가에 계속 매료되고, 끌려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상황이든. 없는 것들을 바라보고, 그것을 향해 쫓아가는 과정 말이다. 최근에 알게 된 것이 있다. 나는 관계와 소통이 너무 중요한 사람이었다. 남편과 친구처럼 지내고 싶었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었다. 세대 차이, 성장 환경의 차이가 이렇게 커다란 벽을 만드는지 미처 몰랐다. 관심사가 다른 것뿐 아니라, 서로의 관심사에도 관심이 없었다. 나는 벽을 높이 쌓으면서 망원경으로 반대편을 바라보았다. 내 쪽으로 지나가는 사람이 없나하고. 그런데, 난 왜 늘 기다리기만 했을까? 왜 바깥에 있는 누군가의 사랑만이 나를 채운다고 믿었을까.


어쩌면 지금 필요한 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보듬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다 문득 이런 구절에 꽂혔다. ”어떤 글쓰기는 사람을 살린다. 적어도 쓰는 동안은 삶을 붙든다.“ 맞다. 쓰는 순간만큼은 나를 볼 수 있었다. 깜박이는 커서를 보며, 뭘 쓸지 생각하는 지금처럼. 하루 할 일을 대충 정리해놓고, 가족들이 잠든 밤에 혼자 깨어 있는 지금처럼 말이다. 뭘 원하지? 어떻게 살고 싶지? 그림을 찾으면서 내 글로 엮어 본다. 좋아하는 것, 불편해하는 것, 잘 하는 것, 못하는 것을 쓰는 동안 서서히 알게 된다.


신제이, livelovelife, 2015.jpg 신제이, live love life, 2015


그림 속 저 빨간 『live love life』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저 책의 작가라면, 무슨 이야기를 쓰고 싶을지 상상해본다.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만든 무수한 흑역사로 사람들을 웃겨볼까? 아니면 가슴절절한 이야기로 눈물샘을 자극해볼까. 이제는 알겠다. 내 안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들이 밖으로 나오고 싶어서 아우성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첫 번째 독자는 바로 자신이라고 한다. 내가 쓴 글이 자꾸 보고 싶고, 디테일한 것들을 계속 수정하게 된다. 그 시간이 너무 좋아서, 아무도 시키지 않은 짓을 계속 한다. 나 여기 있어, 나 지금 살아있어. 글이 내게 손짓한다. 나는 기꺼이 달려간다. 이게 바로 사랑일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어쩌면 나는, 내가 겪은 사랑과 실패와 눈물과 상실과 기쁨의 순간들을 붙잡아서 다시 나에게 돌려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볕에 잘 말려 보송보송해진 채로, 곱게 착착 접어서.


나는 쓴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붙잡는 만큼 꽉 끌어안고, 넘쳐도 상관없는 그런 마음으로. 서툴러도 괜찮다고, 누구에게나 다 초보의 시절은 있는 거라고 다독여본다. 집중해서 글을 쓰는 내 뒷모습이 얼마나 멋진지, 흐뭇해하면서.


"그냥 하면 돼요, 숨 쉬는 것처럼. 그게 바로 사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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