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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nction Jan 07. 2021

세대주가 뭐길래

부제: 대출 찾아 삼만리였다가... 모두까기는 계속된다

2020.12.28.


나름 10년간 경제활동을 하면서 최선까지는 모르겠지만 부끄러운 월급도둑짓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한사람 몫은 해내려 했고, 때로는 두세사람 몫도 했다고 자부할 수도 있다. 사기업이나 중앙부처 격무부서의 치열함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사람 몫은 하면서 나랏돈을 씀에 있어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았다. 그 댓가로 월급을 받고, 또 돈을 쓰면서 신용도 쌓이고 했던 것 같다. 


그냥 숫자놀음이겠지만 신용도 등급도 꽤 괜찮게 쌓았고, 작고 귀여운 월급임에도 불구하고 내년 초에 이사갈 집을 갈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능력 만큼은 보유했었다. 11월부터 전세계약-집 구매하려다 대출 등의 문제로 좌초-계약변경-확정일자 부여까지 나름의 프로세스를 꾸역꾸역 밟아갔고, 거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잔금대출을 신청하려던 차에... 카카오가 빅엿을 먹였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입장이나, 이건 좀 까고 가야겠다. ㅋㅋ


2021.1.7.


의도치않게 새해 첫 글을 작년 마지막 글에 이어서 쓰고 있는데...용두사미로 끝나긴 하겠지만 어쨌든 결론은 내야 할 거 같아 뒷이야기를 잠깐 정리해 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출 승인은 났고, 난 세대주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 이사는 하지 않은 상태라 누가 보면 딱 위장전입으로 걸기 좋은 건이다. 하지만 난 인사청문회 대상도 아니고, 여기가 무슨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곳도 아니고, 부동산 투기라고 하기엔 너무나 작고 귀여운 규모의 대출과 집인데다 이번달 중으로 다 옮기게 될거니 이게 무슨 문제가 될 거 같진 않다. 통장님하고 어제 통화도 했고, 지금 상황에서 내가 들어가면 이미 대항력이 있는 사람은 무슨 죄냔 말이다. ㅋㅋㅋ


이 브런치 이름대로 '누가 보겠냐만', 주거래은행은 일반 세대원도 된다고 했다 통수를 쳐서 결국은 돌고돌아 세대이전 후 다시 카카오에서 대출을 받아 승인을 받았다. 이제 남은건 이사와 살림 마련 등등...이라고 하기엔 꽤 많은 일이 남아있구나. 아이 낳고 한 1년 따로 산 이후에 제대로 살림차려서 나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신경쓸 것도 많지만, 워낙 작고 귀여운 공간이라 생각만큼 많이 채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아내와 함께 머리를 잘 맞대서 정리해 봐야겠다. 마침 오늘 이사 견적까지 내러 온 터라, 이제 2주도 안남았다...


이사 이야기는 이정도로 마무리 해보고, 최근 있었던 일을 말해보자면... 뭐 별거 있나, 회사일이지.


연말에 민원 처리한다고 감정의 골이 깊어진 랜드와의 일이 이번에 이런식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 내 살다살다 순한맛하고 마음이 맞춰질 때가 있게 될줄은 몰랐네. ㅋㅋㅋ 이미 기안에 다 들어가 있는 내용이고, 전임자가 별 무리없이 계속 결재해주던 건인데 굳이 거기에 한마디 거든 이유는 뭘까. 그냥 내가 싫다고 하고 싶었던거겠지. 하여튼 속보이는 인간같으니라고... 후배놈이 말한대로 '내가 알 정도면 뭔가 있겠지'라고 하니, 문자 그대로 할 말이 없다. 


순한맛께서는 연말부터 보고서와 기획안 작성에 대한 강의를 열띄게 하고 계신다. 까놓고 얘기하면 나의 전임자가 하도 거지같이 서류를 만들어놔서 그거 사람이 볼만한 수준으로 바꿔놓고, 매년 업데이트만 해서 써먹던 것이긴 한데... 그렇다고 마냥 딴지건다고 하기엔 일견 타당한 부분도 있고, 나도 이제 10년차 직장인으로 정체되어 있던 건 아닐까 하던 차제에 약간은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고 하니...몇개월 동안이라도 별 일 없이 시키는 것만 하면서 스트레스 안받고 지내야겠다. 이렇게 하면서 조금 더 나아지면 되는거 아니겠나.


오늘은 여기까지. 자, 밥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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