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정답-정해진 답은 없다.
어떤 연애 브런치
가끔씩 타인이 쓴 연애에 관련한 글들을 접한다. 내 브런치를 구독하는 자들의 브런치에 들어간 뒤에 그들이 어떤 자들의 브런치를 구독하고 있는 지 본다. 나의 정치글을 보고 나를 구독하는 지, 아니면 다른 글을 보고 나를 구독하는 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연애글을 보고 나를 구독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이 일관적으로 구독하고 있는 브런치들이 있다. 내 글을 구독하는 분들 중 열의 넷은 그 브런치들을 구독한다.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기에 주저함이 없는 그들의 글 제목에는 "충고"라는 단어가 꽤나 자주 들어간다. "연애가 힘든 당신에게 하는 충고"라던가, "남자친구의 바람끼를 잡고싶어하는 당신을 향한 충고"같은 식이다. 제목에 "충고"를 많이 쓴다. "충고"에 이끌려서 글을 클릭하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실제로 "충고"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같고.
"충고"가 들어간 제목을 보아하면 글 안에 위대한 정답이 들어있을 것 같지만 그 자칭 작가들이 의도했건 안했건 낚시인 경우가 많다. 기대했던 위대한 정답은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자신이 제안하는 그 "충고"란 것을 정답이라고 믿는 오만이 보인다. 자기 말대로 하면 다 잘될 거라는 식이다. 그래서인가? "충고"라는 단어는 내게 상당히 거슬린다. 연애라는 이슈엔 답이 없다고 보니까.
내가 연애칼럼을 썼던 이유는 나를 위로하고, 또, 연애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글이 아니었다. 제3자에게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의도한 바는 아니다. 오히려 연애에 대한 나의 마음이나 생각을 좀 더 엄밀하기 위한 과정 중에 그런 글들이 튀어나온다. 글을 쓰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마음가짐>란 글은 내 마음을 다 잡기 위해서 쓴 글이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때 환상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일종의 절제를 위해 그런 글을 쓴 게다.
연애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중에 예민한 관계이고, 또 특수한 관계다. 별 것도 아닌 것이 누군가에게 별 것이 되어서 관계종말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또 별 것도 아닌 것이 별 것이 되어 연애를 시작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예민한 관계다. 그리고 연애 관계에 있는 자와 일종의 파트너십을 맺을 수도 있는데 그 관계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예민하다는 점에서 우정 관계와 다르다. 더 예민한 관계이기 때문에 10년 된 친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1주일 된 애인에게 더욱 조심히 행동한다. 친구놈과 달리 애인은 보다 쉽게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리의 케바케사바사는 여기에도 통하겠지만 말이다.
충고를 하지 않는 이유는 연애에 정답-정해진 답이랄 게 딱히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다르고, 모든 사람들은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있는 가에 따라, 또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 가에 따라 달리 사고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충고"를 넣고 연애칼럼을 쓰는 이들은 이런 개개인의 차이를 무시하고 "이게 맞으니까 닥치고 처먹어"라고 말하는 느낌이다. 대체로 "충고"를 넣은 글들이 다양한 상황들을 고려치 않는 다는 점에서 나의 느낌을 더욱 강해진다. 자기 말이 맞으니까 닥치고 처먹으라는 게다. 자기가 책도 쓴 사람이라면서. 맛없는 커피를 내주면서 "내가 바리스타 대회에서 상도 이만큼 받았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보는 것 같달까.
글-텍스트란 게 애초에 쓰는 사람의 입장이 무엇이건, 그걸 토스받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정의내려지게 된다. 그러니까 그 "충고"하는 연애칼럼들이 흥하고 사랑받는다면, 그게 대중의 수요에 맞는 거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그 브런치를 구독하는 사람들은 내 브런치를 구독하는 사람보다 많다. 브런치를 시작한 시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비교하는 게 무리가 있긴하겠지만, 확실히 "충고"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인정해야한다. 연애에 있어서 "정답"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다수니까. 그러므로 나는 "정답같은 건 없다"라는 글을 계속해서 쓸 생각이다. 그게 더 성숙하고 덜 폭력적인 관점이라고 생각하니까. 이런 나의 관점은 아래의 글에서도 적었다. 나는 연애상담을 할 때 매번 다르게 접근한다. 매번 상황이 다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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