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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Nov 30. 2017

월간지를 만들고 있다 3. 어떻게 인터뷰할 것인가?

어떻게 인터뷰할 것인가?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서 "어떻게 성공했느냐"는 식의 질문을 던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사람들마다 각자만의 성공의 방정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보기에 '성공한 사람' 역시 그만의 길을 개척했기에 그 길로 나아갈 수 있었던 거죠. 따라서 그가 말하는 성공의 방정식은 그에게는 유효할 수 있지만 다른 이들에게도 유효할 것이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가 성공했다는 이유로 그가 말하는 성공의 방정식은 대중들에게 널리 퍼집니다. "저렇게 하면 성공한다던데?"하는 식으로요. 성공한 자의 말 한마디 때문에 그걸보는 아직 성공하지 못한 자들은 압도됩니다. 왜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나며 자책하는 자들도 있겠죠.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걷던 자들도 위축되지 않기는 힘들 겁니다.


그런 콘텐츠가 흥하고 있기는 합니다. 실제 성공한 유명인사들이 "안녕하세요 저는 xxx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하는 콘텐츠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서 상당히 흥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의미있는 작업일 수는 있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인터뷰이의 인기나 경제적 성공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그들을 '성공한 사람'으로 여겨서 질문을 던지지는 않을 겁니다. 앞으로 만들어낼 잡지에 있어서 '성공'은 그다지 중요한 키워드가 아닙니다. 가령, 충무로에서 잔뼈 굵은 여배우를 인터뷰할 때 "어떻게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묻지 않을 겁니다. "쓸만한 여배우의 풀이 좁다는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 영화에서 여성들이 성범죄 피해자로 등장해서 남성에게 구조받거나, 모성애로 똘똘 뭉친 어머니로 등장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따위의 질문을 던지겠죠. 그들은 성공한 사람이기 이전에 특정 분야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프로페셔널들입니다. 그런 프로페셔널들을 그저 '성공한 사람'으로 포장하는 건 매너가 없는 겁니다. 어떻게든 성공학의 영역으로 그 비범한 자들을 끌어넣으려는 추악한 짓이기도 하고. 


특정 분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분이면 누구든 인터뷰의 대상이 될 겁니다. 인터뷰이가 얼마나 인기있는 지, 얼마나 성공했는 지를 따지면서 인터뷰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인터뷰이의 인기에 의존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인권활동가들, 특정 분야의 오타쿠들, 비평가들을 가능한한 많이 만나볼 생각입니다. 이미 유명한 사람들을 한번 더 띄워주는 것보다는, 가치있는 자들의 작업에 스포트라이트 한번 더 비추는 게 더 의미있는 작업이니까. 


인터뷰하고 싶은 대상

인터뷰하고 싶은 대상

모든 종류의 약자 및 소수자, 여성,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커밍아웃 하지 않은 성소수자, 시각 장애인, 청각 장애인, 움직임에 불편함이 있어서 외출을 하기 어려운 자, 꿈꾸는 자, 편견-얼음을 깨려는 자,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유색인종, 외노자, 1인 미디어, 1인 기업, 아웃사이더, 퇴사자,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 자, 인권활동가, 시민단체 활동가, 아직 성공하지 않은 자 등등.


인터뷰하고 싶은 대상은 아래 글에서도 다뤘었습니다.


윗 글을 보고 꽤나 다양한 분들이 연락을 해오셨습니다.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밝힌 분도 있었고, 글을 기고하고 싶다는 PD 지망생 분도 있었고, 반려견 문화에 대해 글을 기고하고 싶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네이버 카페에 주기적으로 글을 쓰고 계신다는 분도 계셨죠. 이 분들을 인터뷰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분들의 글을 직접 받아서 잡지에 실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할 용의가 있거나, 다른 방식으로라도 잡지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망설임 없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외롭습니다. funder2012@gmail.com


인터뷰하고 싶은 셀렙

인터뷰 해주신다고 말도 해주지 않았지만 마음대로 적어보는 리스트입니다. 되건 안되건 꿈 꿀 수는 있는 거잖아요?  <미옥>의 김혜수. 이 분은 <미옥>과 관련하여 여성 신문과 인터뷰를 했는데, 이와 연계하여 한국 영화에서 여성이 주로 맡는 캐릭터에 대해 할 말이 많으시지 않을까 합니다. 김혜수의 정마담 캐릭터도 워낙 매력있어서 글을 한편 쓰기도 했었습니다.


<여배우는 오늘도>의 문소리. 이 분도 한국 영화판의 젠더 이슈에 대해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겁니다. 영화를 만드실 정도이니. 


<굿와이프>의 전도연.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미국에서 수입되어왔고, 한국의 상황을 고려해서인지 미국판 알리샤 플로릭에 비해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전도연이 연기한 캐릭터는 파격이었습니다. 중년 여성들이 환호하며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는 감정을 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고. 


<불한당>, <희생부활자>의 전혜진. 한국 영화판에서 보석 같은 분이 아니신가 합니다. 세련되면서도 자기 주장 강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여성 배우를 워낙 찾기가 힘든 요즘이니까요. 이 분 눈에는 불덩이가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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