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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Oct 14. 2015

임자있는 사람에게 접근하기 전에 생각해봐야할 문제

임자가 있는 분에게 접근할 때는 미리 생각해봐야할 문제가 있다. "뺏는 것"이 성공할 지 여부와 "뺏는 것"이 성공한 뒤의 연애가 과연 행복할 지의 여부다. "뺏는 것"이 성공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남자친구가 있는 여성을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만들고 자신과 사귀게끔 하는 것과 남자친구가 있는 여성을 자신과 양다리를 걸치게 한 뒤에 성공적인(?) 환승을 돕는 경우가 여기에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 성별을 바꿔도 마찬가지다.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를 "뻿는 것"도 마찬가지로 방식으로 접근해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뺏는 것이 성공할 수 있을까?

가장 정확한 답은 "알 수 없다"다. 애인이 있는 자에게 어줍잖게 들이댔다가 기존의 관계까지 아작나서 표면적으로 유지하고 있던 우정이 깨져버릴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당신이 그 사람과 어떤 공동체에 속해있다면 "애인있는 애한테 들이댄 새끼"로 낙인 찍혀 인생이 꽤나 피곤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성공할 수도 있다. 애인을 버리고 당신을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사례는 많다. 누군가의 애인을 뺏는 것은 성공할 수도 있고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쪽이 더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바엔 아무것도 안하는 게 고백 주체에게 이롭다는 것이다.





<매치 포인트>


한편, 당신이 길거리에서 누군가의 번호를 땄는데 그 사람에게 애인이 있는 경우는 좀 다르게 접근할 수도 있겠다. 나는 길거리에서 번호를 딴 뒤에 임자있는 자에게 들이대는 행위를 결코 지지하지 않고, 혐오스러운 벌레들이 주로 하는 행위라 생각한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들이대는 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길거리에서 만난 상대와는 아무런 인간적인 접점이 없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것도 아니고, 같은 동아리에 소속된 것도 아니고 같은 회사를 다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예 따위는 리스키(risky)하지 않게 된다. 사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길거리에 벌레가 많은 것이기도 하다. 쓰레기짓을 해도 알려지기 힘들기 때문에 섹스만 하고 연락을 두절하거나 하는 식이다. 이런 애들은 주로 사람들이 많이 쓰는 카카오톡이 아니라 라인이나 틱톡을 쓴다. 물론 전부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간혹 사람이 있긴하겠지.


뺏는 것이 성공한 뒤에는 행복한 연애가 담보될까?

뺏는 것이 성공한 뒤에 연애에 돌입한다고 할 때, 이 연애는 어떻게 전개될까? 우선 우리는 이 연애가 가지는 성격부터 생각해봐야한다. 이 커플 중 적어도 한명은 원래 애인이 있었으나 자신에게 구애하는 누군가와 만난 뒤 새로운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기존 애인에게 별다른 사랑을 느끼지 못해서 '환승'을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기존의 사랑에 쉽게 질리고 새로운 사랑에 설레여하는 성격일 가능성도 있다. 전자일 경우, 상대는 언제건 떠날 수 있으며, 이는 후자일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즉, 이 관계는 관계 내부의 문제로 깨질 가능성도 있지만, 관계 바깥의 변수로 깨질 가능성이 '일반적이라고 알려져있는 관계'에 비해 훨씬 크다.


한편, "뺏은 측"은 지금의 연애에 항상 불안해하거나 상대를 불신하게될 가능성이 크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기존의 애인에게서 등을 돌리게해서 자신에게 오게끔 만들었다. 그렇기에 뺏은 측은 상대를 "연애관계에 있어 소위 '의리'를 지키는 타입은 아니며,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누군가가 접근한다면 또 그 사람을 따라 떠날 수도 있다"고 믿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상당 부분 진실에 가깝다. 이것이 소위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에서 형성되는 관계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다.


결론

남에게서 뺏어온 이성과의 연애는 건강하지 못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외부 요인(구애하는 이성)으로 깨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성격은 커플이 탄생한 때에서부터 타고 난다. 커플의 구성원(들)이 외부 요인(구애하는 이성)에 취약하다는 것이 이 커플이 탄생할 때부터 입증되기 때문이다. 만약 구성원 모두가 외부요인(구애하는 이성)에 취약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이 커플은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둘째, 상대가 관계에 충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신할 가능성이 높다. 연애 초기에야 서로 좋다고 헤벌래할 수는 있겠지만 몇개월 지나 거품이 벗겨지면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간다. '새로운 사랑'에 대한 설렘이 사라지고 난 뒤에는 앞서 언급했던 불신이 싹틀 것이다. 애초에 '설렘'만 가지고 연애가 시작했다면 관계는 꽤나 빠른 시간 내에 깨져버릴 것이란 건 두 말해야 입만 아프다. 대부분 불륜으로 시작된 관계는 '불륜'이라는 성격이 사라진 뒤에도 오래 가지 않는다. 인생사는 로맨스코미디가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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