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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Oct 31. 2015

새누리당은 어쩌다가 교과서 국정화를 '선택'하게되었나

조직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게되는 이유


<와이저>

<와이저>는 어떻게 조직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 지를 자세하게 풀어놓은 책이다. 이 책은 독재가 왜 조직 그 자체에 불리하며, 개방된 토론이 왜 독재보다 유리한 지에 대해 설명해주며, 개방된 토론 마저도 잘못된 선택에 이를 수 있음을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낸다.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한 선결조건은 조직원 각각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조직에 모두 공유될 때다. 어떤 프로젝트가 조직에 가져다줄 이익과 가져올 손해에 대한 데이터, 성공할 가능성과 실패할 가능성에 대한 데이터 등이 모든 조직원들에게 공유되어야 조직은 조직에 이로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토론은 이를 장려하는 가장 기본적인 메소드다. 반면, 독재사회는 토론을 막기 때문에 조직원들 각각의 정보가 공유되지 않게되고 결국 조직은 한정된 정보로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게된다.


조직에서 A, B 프로젝트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한다고 해보자.

사례1)이 때 사장이 A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회의의 서두를 땠다고 가정해보자. 회의장의 사람들은 사장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A가 실패할 근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침목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조직 내의 구성원 각각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완전히 공유되지 않는다. 조직 구성원 각각의 정보의 합이 10이라 할지라도 조직 내에 공유되는 정보는 5나 그 미만이 되는 것.


사례2)사장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같은 직급의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는다고 해보자. 이때는 B가 좋은 이유에 대해 말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처음 발언한 자가 B를 지지하고, 두번째에 발언한 자가 또 B를 지지한다면 세번째에 발언하는 자도 B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폭포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류의 주장을 반박할 때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세번째 발언자는 지금까지 나온 나온 주장이 B를 지지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하게 된다. 그들이 B를 지지하는 것은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는 것. 그렇기에 B를 지지 않는 이유가 있더라도 굳이 언급하지 않게되며, 이때도 조직원 각각의 정보는 공유되지 않는다. 


조직원 각각이 아는 정보가 조직에 공유되게끔 하기 위한 리더의 역할

리더는 자신의 주장을 감추되, 토론을 장려해야한다. 만약 토론장에 B를 지지하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다고 해도, "A를 지지하는 사람은 없나요? 그 얘기도 들어보고 싶습니다."라고 한다면 A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정보를 공유할 것이고 이때 조직원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정보의 총합은 조직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정보와 가까워지게 된다. 10이 10이 되는 것.

공포를 통한 독재가 조직에 불리한 이유는 정보 공유를 막고 잘못된 선택을 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국정화 선택은 전형적인 조직적 실패다. 박근혜에 반기를 들지 못하고 주류에 편승하다가 결국 폭포 현상이 발생하고 여기까지 왔을 것이다. 이는 청와대의 실패이기도 하고 새누리당의 실패이기도 하다. 박근혜는 임기를 끝마치기 위해 어떻게든 아버지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자기의 뜻대로 고쳐놓고자 한다. 이는 변치 않을 선택이고, 아마도 청와대의 누구도 그녀를 말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그녀의 선택은 청와대 주류의 주장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청와대가 강경하게 나오는데 새누리당 내 비박계인 김무성까지 국정화를 지지하고 나오니 공천을 받아야하는 국회의원들도 반기를 들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 내에서 교과서 국정화는 '다수의 주장'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수의 주장은 폭포 효과를 발생시켜 별 논의도 없이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해야한다는 주장을 '선택'하게끔 했을 것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결국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이루어낸다고 할지라도 이는 상처뿐인 영광일 것이고, 그들의 지지율에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크며 그것은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제대로 토론을 거치지 않고 선택한 역사교과서 국정화이기 때문이다. 



만약 청와대의 박근혜 보좌관이 그녀를 뜯어말렸다면, 그녀의 선택이 결코 청와대에 이롭지 않고 국가에게도 이롭지 않다는 것을 알렸다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해괴망측한 일들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주장이 순식간에 '다수의 주장'이 되지 않았을 것이고 그것은 '폭포 효과'를 발생시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수장의 말에 예스만해대는 예스맨이 많은 조직은 결국 망할 수 밖에 없다. 조직의 수장은 제한된 정보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예스맨들은 선택을 합리적이게 해주는 정보들을 더해주는 데에 있어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고, 그로 인해 위기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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