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살다 별 일을 다 해본 이야기.
"오빠 혹시 모델 알바할 생각 없어요?"
지난 봄, 아는 동생이 톡을 보냈어요. 저같은 사람은 이런 제안을 받으면 일단 긴장합니다.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도대체 모델할 체형이나 외모여야 말이죠. 왜 나를? 인형 탈이라도 쓰나? 아님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해야 하나? 혹시 내가 예전에 머리 빡빡 밀고 경혈학 교과서 모델 했 걸 알고 있나? 설마 옷을 벗으라는 건 아니겠지? 그런 것도 모르고 덜컥 하겠다고 했다간 큰일날지 모릅니다. 어디 쓰는 사진인지 조심스레 물어봅니다.
"회사 가죽제품 사진을 찍을 건데, 비즈니스 맨 컨셉의 모델이 필요해요. 대표가 전문 모델보다 일반인을 선호하거든요. 시급은 2만원."
아. 이런 거라면 안심입니다. 시급이 2만원이라니. 무려 최저임금의 2배가 넘습니다. 이런 고액 알바를 마다할 이유가 없죠. 당장 수락했습니다. 서울역에서 이태원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예상대로 재미있으면서도 힘들지 않은, 그야말로 꿀알바였습니다. 심지어 사진도 몇 장 건지고요.
근데 왜 이제서야 자랑하는가. 그렇게 찍은 제품이 이번에 출시되기 때문입니다. 어제 와디즈 펀딩 오픈했습니다. 가서 제 사진 한 번 찾아보세요. 총 세 장 들어가 있네요. 저와는 무관한 회사지만 제품이 맘에 드시면 펀딩하셔도 좋고요.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36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