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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노량항에서 시작된 지리산 여정

시작은 이렇게 열렸다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2025년 지리산 제로포인트 도전 첫날
나는 낮 12시, 정오 무렵 하동 노랑항에 도착했다.


이번 도전을 위해 며칠동안 거리등을 조사하고 일정을 정리했다.

2박 3일로 일정을 정하고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출발전날, 모든 일정들을 수정해야 했다.


갑자기 정해진 회사 일정 때문에

하동에 전날 내려오지 못했다.

이로 인해서 오늘 새벽부터 시작하려던 일정은 실행되지 못했다.
그래도 시작은 시작이었다.


늦은 출발이라, 마음은 급했다.

그런데 출발점인 노랑등대가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눈에 먼저 들어오는 건 빨간 등대뿐이었다.
지도를 보며 이리저리 걸어도 노랑등대는 보이지 않았다.

마음이 점점 초조해졌다. 빨리 출발해야 하는데.. 란 마음만 들었다.


그러다 고개를 조금 옆으로 돌리는 순간 노랑등대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렇게 가까이 있었는데 보이지 않았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보이지 않은 게 아니고 내가 보지 못한 것이다.


그 순간 스치는 생각 “삶도 그렇지 않나.”
앞만 보고 있을 땐 놓쳤던 것들이 사실은 바로 옆에 있는 경우.
정답이 멀리 있어서가 아니라 내 시선이 아직 그쪽을 보지 않았을 뿐인 경우.


그 작은 깨달음이, 출발점에서 나를 깨웠다.


노랑등대 앞에서 다시 배낭을 고쳐 메고 한 번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자, 이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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