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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Mar 05. 2016

Atlantica Saudade

동경 : 憧憬  

무언가를 동경하고 그리움에 사무쳐 본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 수 있다.

매일 밤 떠오르는 그 사람이 그리워 눈물을 흘려 본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때론 그것으로 인해 환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때론 그것으로 인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플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것의 대상은 연인일 수 있고 때론 과거의 은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그것의 대상은 연인은 아니었다. 


대학교 4학년 1학기를 뜬금없이 휴학하고 공사판에서 무려 7개월간 일을 했다.

그 이후 잠시 머물렀던 대한민국 남쪽 바다의 어느 도시였다. 

그곳은 나를 떠나게 만들었다. 

모아둔 돈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때였는데 결국 나는 3개월의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이상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한순간 스쳐 지나간 곳일 수 있지만 그 이후 매일 나는 꿈을 꿨다.

바람이 불던 그곳을 지나가는 꿈을 말이다.

바람은 나를 여기저기 데리고 당기면서 그곳을  보여줬다.

어떨 때는 에메랄드 빛의 바다 위를 보여주며 바람은 나에게 마치 속삭이듯 말을 건다.

하지만 그 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치 사춘기 시절 몽정을 한 것처럼 며칠을 그렇게 무언가에 홀려 있었다.

결국 떠났다.


나는 답을 찾으려고 떠났던 것인지 아니면 무엇에 홀리 듯 떠난 것인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Stefania Tallini - Atlantica Saudade (2010년 Album The Illusionist)


이탈리아의 여성 피아니스트 Stefania Tallini의 'Atlantica Saudade'를 듣다 보면 문득 그 시간이 떠오른다. 

그녀는 대서양에 어딘가에 존재하는 그곳을 동경하고 있던 것일까?


모르겠다... 그저 누워서 잠을 청해 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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