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편지 #7
Dear Myself,
잘 지내고 계시죠?
오늘 날씨가 어땠는지 모릅니다.
수업이 없는 날이라 솔직히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 어떤 날씨였는지 모른다는 게 맞을 거 같네요.
그저 집에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길 바라고만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선배말로는 하루정도는 쉴 수 있도록 수강 신청을 하면 좋다는 말씀에 운 좋게 하루를 빼놓을 수 있었는데 말이죠.
물론 화요일에는 점심 먹는 것도 버거울 만큼 강의로 채워졌네요.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게 주어진 자유만큼 이 순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게 더 답답하네요.
그 자유만큼 제가 가져야 할 책임이 뭔지 모르니 아직은 어린 거겠죠?
차라리 수강 신청을 요일에 맞춰서 여유롭게 할걸 그랬습니다.
지금까지는 술 마시자는 친구들의 연락이 있었는데 오늘 제 삐삐가 피곤했나 봅니다.
잠만 자고 있네요.
어느 누구도 저를 찾지 않는다는 사실에 뭔가 슬퍼집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수업이 없어도 학교를 갈걸 그랬나 봐요.
오늘같이 특별하지 않는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자정이 오기 전에 잠자리에 들고 싶은 늦은 저녁이네요.
항상 건강하시길.
1997년 6월 어느 날
From Myself
Pat Metheny가 ECM에서 Geffen으로 옮기면서 좀 더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두드러지게 표현하게 된다.
그중에 손에 이 시절 손에 꼽는 음반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Letter From Home>을 선택한다.
특유의 포크적인 감성, 특히 지금은 고인이 된 Lyle Mays와의 케미는 군 제대 이후 나의 새벽을 책임지기도 했었다.
지금도 이 시절의 음반을 들으면 가끔 꿈을 꾸던 대학생 때로 돌아간 느낌을 받곤 한다.
여기에 평론이나 리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저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Label: Geffen Records
Title: Letter From Home
Released: 1989
Pat Metheny - Guitars, Synthesizer Guitars
Lyle Mays - Piano, Organ, Keyboards, Accordion, Trumpet, Synthesizer
Steve Rodby - Bass
Paul Wertico - Drums, Percussions
Pedro Aznar - Voice, Acoustic Guitars, e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