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Collateral
오늘 영화는 2004년에 개봉한 영화 <Collateral>이다.
마이클 만 감독의 95년 작품인 <Heat>를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던 경험이 있어서 이 영화도 역시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다.
악역을 담당한 톰 크루즈 - 내가 알기로는 첫 악역으로 알고 있다 -의 그 은발과 수염이 너무나 멋지기도 했고 제이미 폭스의 그... 안타깝게 끌려다니는 모습이 대비되는 버디무비 같기도 한 스토리.
하지만 냉혹하고 살벌하게 킬러의 역할을 하는 빈센트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는 맥스의 모습도 영화를 보는 재미이기도 하다.
게다가 영화 초반 카메오로 출연한 제이슨 스타뎀이나 빈센트를 쫒는 마크 러팔로, 빈센트를 고용한 하비에르 바르뎀을 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로 변신하기 전 하비에르 바르뎀
영화 내용은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빈센트가 공항에서 제거 대상자 명단을 확보하고 오랜 기간 택시 운전사로 일하며 언젠가는 리무진 렌털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꾸는 맥스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전에 제거 대상자 중 한 명이었던 검사 애나가 먼저 맥스의 고객이었다는 것은 일종의 복선처럼 보인다.
뜬금없이 이 영화가 무슨 재즈와 관련이 있느냐 하겠지만 내용을 잘 아는 분이시라면 아마도 세 번째 제거 대상을 떠 올릴 것이다.
이 부분은 여러 번 돌려 본 장면이기도 한데 바로 오늘 소개하는 곡 Spanish Key가 흘러나오는 씬이다.
빈센트가 한잔 사겠다고 꼬드기며 맥스와 함께 재즈 클럽에 들어간다.
연주자이자 재즈 클럽 주인장인 다니엘로의 연주가 끝나고 빈센트와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이어가다 빈센트의 입에서 나온 쿨리아칸과 카르타헤나 사람들이라는 말에 술을 마시던 다니엘로의 표정이 변한다.
빈센트가 제안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재즈에 대한 질문이다.
그전에 흘러나왔던 Spanish Key의 주인공 Miles Davis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 나도 모르게 우와! 하고 탄성을 질렀던 장면이기도 하다.
이걸 이렇게 연결한다고???
긴장감을 표현하기에는 정말 찰떡궁합 재즈곡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빈센트에 대한 서사는 각 제거 대상자들 사이사이에 부여가 되는데 재즈 클럽씬에서도 냉철한 킬러지만 재즈처럼 즉흥적인 면을 부여하기도 한다.
단순한 킬러가 아닌 여러 방면에 걸쳐 많은 지식을 가진 킬러로 그린다.
아무튼 나는 이 장면을 기점으로 소심했던 맥스가 재즈처럼 즉흥적이면서 유연하게 행동한다는 점에서 재즈라는 음악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Bitches Brew>가 Miles Davis의 음반 중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소위 명반의 반열에 오르긴 했지만 초심자들에게는 상당히 난감한 음반이기도 하다.
재즈록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당시로서는 굉장히 전위적인 음악을 담아내고 있다.
초기 작품은 LP로 4장, 시디로는 2장에 담겨 있고 몇 곡을 제외하면 짧게는 10분이 넘고 길게는 20분이 넘는 곡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딸랑 6곡이 담긴 그런 음반인데 초창기에는 환불 사태도 있었다고 하니...
이걸 명반이라고 재즈 입문자에게 소개하는 인간은 진짜...
그중 당한 사람이 나라는 것은 함정.
천리안 형님들 저한테 왜 그랬어요...
고등학생이라 용돈도 부족했는데...
이 음반을 다시 듣기까지 무려 3년이 걸렸다고요!
참여한 뮤지션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지금은 재즈씬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명 연주자들이라는 점에서 많은 부분 회자되는 음반이기도 하다.
<Collateral>의 o.s.t. 에도 2분이 살짝 넘는 싱글 버전이 담겨 있다.
하지만 장담컨대 17분이 넘는 이 오리지널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실 분은 없으리라 생각하며 그래도 영화에서 중요한 사건이 생기기 전에 트리거처럼 보이는 곡이라 소개하는데 의의를 둔다.
확실히 나는 하드보일드한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아니면 <와호장룡> 같은 무협도 좋고...
근데 그냥 영화가 좋은 거 같기도 하다.
이런 부분에서 줏대 없는 놈인 건 확실해 보인다.
Label: Columbia
Title: Bitches Brew
Released: 1970
Miles Davis - Trumpet
Wayne Shorter - Soprano Saxophone
Bennie Maupin - Bass Clarinet
Joe Zawinul - Electric Piano
Larry Young - Electric Piano
Chick Corea - Electric Piano
John McLaughlin - Guitars
Dave Holland - Bass
Harvey Brooks - Electric Bass
Lenny White - Drum
Jack DeJohnette - Drum
Don Alias - Congas
Juma Santos AKA Jim Riley - Sh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