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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À Bout De Souffle

by 나의기쁨

나보다 연배가 좀 높으신 분들에게는 국내에서는 장 뢱 고다르의 영화보다는 오히려 리처드 기어가 주연했던 83년 영화 <Breathless>로 더 기억될 것 같은데.... 아닌가???


암튼 바로 1960년 작품 <네 멋대로 해라>다.


사실 누벨바그 같은 흔히 예술 영화라고 부르는 영화들이 대중적이지 않았을 테고 시대가 시대인 만큼 정보가 부족했을 시절이 아닌가?


그래서 <Breathless>가 리메이크 영화라는 사실을 의외로 모르는 분들이 많았을 것이다.


어쨌든 씨네필 병에 걸려서 재미는 없지만 허세로 심취했던 장 뢱 고다르 같은 영화들을 굳~~~ 이 찾아본 나에게 <À Bout De Souffle>는 충격적이면서도 기묘하고 재미있게 본 영화이다.


게다가 이 시기에 유럽 재즈에 대한 관심과 유럽 재즈 병에 또 걸려서 한참 유러피안 뮤지션들을 찾아 듣던 그 시기에 좋아하게 된 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Martial Solal이 또 이 영화의 음악 감독을 맡아 그의 오리지널 스코어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여러 번 보게 된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할 이야기가 정말 많은 영화이다.


먼저 영화적인 측면에서 보면 점프컷이나 핸드헬드 방식이 처음 도입된 영화이고 요즘 영화로 치면 <데드풀>에서 주인공이 관객을 향해 말을 거는 듯한 방식이 이 영화에서 처음 등장한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영화들의 많은 부분들이 탄생한 영화라는 것이다.


누벨바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영화라는 평은 이 영화의 각본을 장 뢱 고다르와 함께 누벨바그의 기수인 프랑수아 트뤼포가 함께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초안도 실제 트뤼포가 보던 어느 신문 기사의 내용을 토대로 한 것도 진짜....


이 영화가 또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씨네필이라면 아실만한 이야기인데 원래 그는 영화평론가였다.

그는 당시의 유럽 영화계를 엄청 까댄 걸로 유명하다.


이 시기에 할리우드 영화의 발전과 유럽 영화가 점점 예술병에 빠져가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근데 재미있게도 이게 그가 감독으로 데뷔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왜 그런 거 있잖나?


내가 뛰어도 너보단 더 잘하겠다!!!
내가 했으면 페이커보다 더 잘하겠다!!! (이건 도를 넘는 건데?)
내가 연주하면 그것보다 더 잘하겠다!!!!!


참고로 3, 40년대 재즈 평론가들이 - 사실 지금도 그렇겠지만 - 이런저런 평론을 할 때 뮤지션들이 평론가들을 엄청 비난했는데 그 요지는 이거였다.


연주도 못하는 것들이 무슨 평론이야!


실제로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당시 유럽의 영화감독들이 그에게 그러지 않았을까?


그럼 네가 만들어 보던가!


장 뢱 고다르가 내가 만들면 그보다 더 잘 만들겠다에서 시작한 영화로 그의 데뷔작이 되는 영화이다.

제작 과정도 들어보면 지금은 상상도 못 할 이야기인데 제작 당시 각본이 완성된 상태도 아니어서 그날그날 쓴 대본으로 영화를 찍었다는 점!


그런 영화가 현대 영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영화 내용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 단순하다.


마치 장 뢱 고다르의 한 부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 막장 인생을 사는 미셸이 우연히 훔친 차에 있던 총으로 경찰을 죽이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렇게 도망치게 된 미셸은 이전에 우연히 마주쳤던 유학생 빠트리샤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막장으로 치닫는데 그 와중에 절도와 강도 행각을 벌이고 그런 막 나가는 나쁜 남자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버리는 빠트리샤!!!


정말 제목대로 멋대로 사는 남자 미셸 당신이란 사람!!


그리고 이리저리 해서 그의 아이를 임신까지 하게 된다!


이거 완전 막장이구먼!!


하지만 그것이 진정 사랑이었을까?


결국 빠트리샤는 미셸을 경찰에 신고한다.

하지만 도망가라고는 하네???


아니 그럴 거면 신고는 왜 했는데???


결국 총에 맞아 죽어가는 미셸.

제목대로 마지막 숨이 다가올 때 자신의 죽음은 자신이 결정한다는 듯 빠트리샤에게 뭐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눈을 자신의 손으로 감고 죽는다.


이야...


경찰이 다가와서 빠트리샤에게 그가 뭐라고 했는지 물어본다.


사실 미셸은 자신을 향해서 자신이 역겹다고 한 말은 빠트리샤는 당신은 역겹다로 이해하고 그것을 경찰에게 말한다.


그리고 그 유명한 마지막 장면이 연출되는데 빠트리샤가 마치 카메라를 응시하면 관객을 향해 말을 걸듯 역겹다는 게 무슨 뜻이죠라고 물어보고 사라진다.


이때 험프리 보가트의 일종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엄지로 입술을 쓰윽하면서 물어보는 장면은 당시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상당히 기묘했다.


리메이크작과는 결말이 달라서 그렇긴 하지만 나는 오리지널 엔딩이 더 좋다!



Ballet


Dancing


La Mort


이 영화를 보면서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는데 어쨌든 의외로 재미있는 영화였다는 것이다.


사실 마지막 장면 총을 맞고 거리의 행인들 사이로 주춤거리며 도망가는 미셸의 그 장면은 묘한 구석이 있다.

지금의 영화였다면 볼 수 없는 장면일 텐데 그 사이 행인들이 마치 카메라를 향해 걸어오는 장면이다.


뭔가 찍는구나 하는 그런 느낌을 주는 것도 흥미롭다고 해야 할지...

어떤 구도나 장소를 제약하지 않고 그냥 막 있는 대로 찍은 듯한 날것의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때 흘러나오는 곡이 La Mort, 즉 죽음이라는 의미의 곡이 흘러나오는데 곡의 분위기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어서 더 인상적이지 않았나 싶다.



이 o.s.t. 는 오리지널 스코어 외에 여러 보너스 트랙을 담은 음반으로 접했다.


그래서 원래 오리지널 스코어인 La Mort랑 마지막 장면에 어울리는 듯한 DancingBallet, 특히 Ballet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해당 스코어를 소개해 보고 싶었다.


장 뢱 고다르도 참 독특한 인물이긴 한데 그런 독특한 만큼 영화도 독특해서 나름 재미있다!!!



Label: The Soundtrack Factory

Title: À Bout De Souffle o.s.t.

Released: 2017


Martial Solal - Piano

Charles Verstraete - Trombone

Clark Terry - Trumpet

Fernand Verstraete - Trumpet

Roger Guérin - Trumpet

Michel Hausser - Vibraphones

Pierre Gossez - Alto Saxophone

William Boucaya - Baritone Saxophone

Benoit Quersin - Bass

Paul Rovère - Bass

Armand Molinetti - Drums

Daniel Humair - Dr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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