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한장 생활칼럼
중국에 살면서 좋은 점 세 가지를 꼽으라면 첫째는 타오바오(인터넷 쇼핑)와 둘째는 띠띠다처(차량 서비스) 셋째는 간편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웨이씬 쯔푸바오)이다. 중국의 서민들은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느긋한 반면 경제활동이나 취미활동은 매우 개인적이고 현실적이며 매우 활발하다. 그중에서도 인터넷 쇼핑은 물건도 많고 배송도 매우 빨라 집 밖을 안 나가도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편리하다. 음식도 와이마이(배달 어플)를 사용하면 너무나도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오늘은 그런 편리함 뒤에 땀 흘리는 배송의 일꾼들에 대해 글을 남겨보고자 한다.
주씨아저씨는 우체국 EMS의 택배 아저씨이다. 우리 집을 자주 찾아주시는 소중한 인연이다. 외국에서 물건이 많이 오는 나는 항상 주씨아저씨의 전화를 받으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 아 물건이 도착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라이로우(왔어요)”라고 하는 정겨운 말투가 미소 짓게 한다. 하루는 내가 늦은 점심을 국수 한 그릇으로 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택배를 배달하러 오셨다. 항상 고마운 마음에 국수 한 그릇 하시라고 하니 미안한 마음에 사양하시며 괜찮다고 하셨지만 나는 끈질긴 구애로 국수 한 그릇을 대접했다. 겨울의 언저리에 뜨거운 국수 한 그릇은 사람의 마음도 온기 어린 정감으로 녹일 수 있었다. 항상 반가운 얼굴을 생각하면 각박한 도시의 일상은 쉽게 잊히는 순간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사람 사는 곳에는 언제나 희로애락이 있고 그 가운데는 감사하는 마음의 정이 있다. 국수 한 그릇을 맛있게 비운 아저씨는 내게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정이 많고 따뜻하냐고 물으셨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过日子有情感有缘分很感恩”
“살면서 정감이 있고 인연이 있어 감사합니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사람 사는 것은 마찬가지이니 누구에게나 감사한 마음은 있기 마련이다. 아저씨의 땀방울이 비단 생계를 위한 노동 일지 몰라도 전해지는 친절함과 성실함은 누군가에게는 감동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아저씨가 나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자기 가장 친한 친구가 식당을 개업하는데 글씨 한 장만 부탁한다고 하셨다. 나는 흔쾌히 붓을 잡고 몇 글자를 적었다.
“有缘来福 回味无穷”
인연이 있어 복이 오고 그 맛이 돌아 무궁무진하다.
아저씨는 내게 너무 과분한 선물을 받았다고 하셨지만 돈으로 사고파는 정이 아니라 마음으로 전하는 글이니 평소의 감사한 마음은 내가 더 컸다.
유씨 아주머니는 우체국 집배원으로 우리 집을 자주 찾으신다. 우리 집 문을 두드리실 때마다 특유의 박자가 있다.
“똑똑똑 똑똑”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그 특유의 박자 그래서 난 편지가 온 것을 문소리로 안다. 아침의 시작을 그 노크소리로 시작할 때가 많다. 누군가에게는 반갑고 누군가에게는 그 반가움을 전해주는 인연 아줌마의 미소가 가끔 나를 웃음 짓게 한다. 무더운 여름철 땀에 흠뻑 젖은 아줌마에게 달고 시원한 복숭아 두 개를 전할 때 나는 노동이란 사람을 상생하는 사회의 구성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 번은 이사한 지 얼마 안돼 바뀐 우리 집 우편물까지 챙겨다 준 그 세심함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세상은 매우 아름답다. 감사하는 마음의 생활을 하면 정작 그 마음이 편안하다. 오늘도 그런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해 본다. 춘하추동 우리와 함께하는 세상의 일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똑똑똑 똑똑 반가운 편지 왔다.”
2019년 3월 15일 북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