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한장 생활칼럼
와룡음(臥龍吟)
“몸을 굽혀 모든 힘을 다하여 죽은 후에야 그만둔다(鞠躬盡瘁 死而後已)” -제갈량의 후출사표 중에서
이 말이 무슨 뜻일까?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다. 청와대의 참모 한 사람이 재산상의 문제로 책임을 지고 공직을 사퇴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공직자 재산신고상의 투기 의혹과 관련하여 언론의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재산이 공직을 행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공직자의 처세가 과연 무엇일까?라는 물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람은 명예를 위해 산다라고 했지만 살려면 돈이 필요한데 국가의 녹봉이 과연 정치를 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생활의 여유를 줄까? 국민들은 청백리를 원하지만 가난한 공직자가 대부분이라면 왜 다들 나서서 공직이나 정치를 하려고 들까? 돈도 못 버는데 말이다. 결론은 공직자와 권력자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내가 연주하는 고금(古琴 -중국 거문고)의 연주곡 중에 와룡음(臥龍吟)이라는 곡이 있어 찾아보게 되었다.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부르는 노래로 노래의 가사 내용은 중국 삼국지의 드라마로 유명해진 역사가 있다.
"봉황아 봉황아 뜻을 높여라
난세에 백성이 신음 하누나
소원 이루는 날 다시 돌아와
괭이 호미 들고 농부가 되어
청풍명월 가슴에 품고
거문고 타며 백학고 노닐겠네..."
归去归去来兮 我夙愿
余年还做垅亩民
清风明月入怀抱
猿鹤听我再抚琴
제갈공명은 유비를 만나 세 번의 삼고초려 끝에 진정 백성을 위하는 지도자를 선택하여 멸사봉공하다. 과로사로 죽었다. 지도자의 참모는 백성을 위하는 그 뜻에 감동하여 자신의 지혜와 열정을 바친 것이고 지도자는 그 지혜와 지략을 통해 천하 백성의 고통을 덜어주기 노력했다. 권력의 틀에서 볼 때 유비는 엄청난 고생을 통해 백성들과 생사고락을 같이 하였던 것이다.
제갈량은 스스로 자신이 섬기던 황제 유선에게 다음과 같은 공직자 재산 신고를 했다.
“신은 성도에 뽕나무 8백 그루와 척박한 땅 15경이 있어서 자손들이 먹고살기에 풍족합니다. 외지에 있을 때나 관부에 있을 때나 장사를 해서 재산에 보탠 적이 없습니다.”
이처럼 농사지어서 먹고사는 농부의 업을 물려준 제갈량은 후세에서도 청백리의 모범이 되었다.
“공직자는 장사꾼이 아니다.”
관부에 있을 때나 장사를 해서 재산에 보탠 적이 없습니다. 이 말이 자꾸 귀에 맴돈다.
여러모로 생각하는 어려우면서도 당연한 말이다. 다시금 공직자를 존경해보고 싶은 사례를 접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정부 안에서 말이다.
2019년 3월 30일 북경에서
2014년 중국 발행 제갈량 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