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의 우표와 시가 있는 아침
여름이 오면
간밤 베갯머리가 흠뻑 젖었다.
꿈이 그렇게 흘린 땀은
여름밤에 찾아온 손님
여름이 오면
늘어지는 몸보다
생각하는 마음이 더
길어진다.
더워서가 아니라
삶이 지나는 계절을 만나
잠시 쉬어가길 원해서다.
시원한 냉수 한 사발이
그렇게 값진 시절
겨울엔 해가 그립지만
여름엔 바람이 그립다.
내리는 비는 봄에 값지고
가을엔 달이 밝아 깊어진다.
내 나이는 여름을 향해가고
계절의 반을 바라본다.
여름이 더 다가오는 건
내가 한참 땀 흘리는 시절이라
그런가 보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계절
햇빛은 따갑지만
붉게 익어가고
바람은 스쳐서
땀을 식혀주니
여름이 오면
순응하며
땀 흘린다.
아침 안개 자욱한
여름을 지나면
그렇게 문득
비우고 싶다.
조용히 소박하게
흐르는 시냇물처럼
여름이 오면
스스로 물어본다.
삶의 여백이
아름다운 시절인지.
비워서 채워갈
나머진 반이 되는지
그 모퉁이에서
그렇게 생각한다.
여름이 오면
2019년 6월 8일 북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