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낫지 않은 아이를 두고 출근하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겁고 불쾌했다.
무력하게 밖으로 끌려나가는 짐승이 된 것도 같았다.
나를 끌어당기는 그 보이지 않는 손의 주인은 회사인 거고.
불안을 대응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수동적이고 미련한 방법을 취했다.
튀어나오는 모든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최대한 미리 아이를 다그치며 학교 갈 채비를 하게 하는 것.
물론 그걸 곱게 받아들일 아이가 아니었다. 배 아픈 건 다 나은 것 같았지만 내가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았다.
김가루로 더러워진 아이 손을 씻기며 같이 울어버렸다.
언제나 나의 눈물에 빛의 속도로 반응하는 아이다.
수건으로 같이 눈물로 세수한 얼굴을 닦고 닦아주며
진실한 마음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뜨겁게 화해한다.
언젠가는 나의 눈물에 공감하지 못할 날이 올 것 같아, 오지 않은 시간을 아쉬워한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요 14:1)
근심은 진심의 얼굴을 가리고 딱딱하고 엄한 가면을 쓰게 한다.
차라리 처음부터 솔직하게 부둥켜안고 나의 부재를 주님의 임재로 가득 채워주시길 기도할걸 그랬다. 내일은 꼭 안고 기도부터 해줘야겠다.
* 삶으로 : 여러 가지 일로 근심될 때, 나와 또 나의 가족들과 동행하시는 주님께 기도하기. 퇴근 후 우리와 동행하신 주님께 감사기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