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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ture Job Dec 20. 2019

'구독경제'로 스타트업이 대기업의 아성을 무너뜨리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이길 수 있는 방법

미국 면도기 시장에서 질레트(Gillette)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2010년 70%에서 2017년 50% 이하로 크게 떨어졌는데요(Euromonitor). 120년의 전통과 기술을 가진 질레트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은 바로 설립된 지 몇 년 안된 스타트업입니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이길 수 있는 방법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에서 어린 소년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의 규칙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칼과 방패로 무장한 골리앗을 화살이나 창이 아닌 돌멩이로 공격했는데,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골리앗은 다윗이 던진 돌멩이가 이마에 명중하자 한 순간에 쓰러지고 맙니다.


이처럼 기존의 방식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의 규칙을 바꾸면 스타트업도 대기업의 아성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글로벌 대기업 질레트에 도전장을 내민 스타트업은 2011년 설립된 Dollar Shave Club으로 설립 5년만인 2016년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유니레버(Unilever)에 인수되었습니다.

< 출처 : Dollar Shave Club Facebook >

Dollar Shave Club은 회사 설립 당시부터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라는 기존과 다른 구매 방식으로 면도기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면도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질레트는 끊임없이 고성능의 면도기를 개발하고 유명인 모델을 기용했는데, 이런 고급화 전략은 고스란히 면도기 가격에 반영되어 소매가가 상승했습니다.

한편 Dollar Shave Club을 설립한 Michael Dubin은 일상 소모품을 굳이 비싸게 구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소비자들의 부담을 읽어낸 것이죠. 


Dollar Shave Club은 질레트 만큼 품질이 고성능은 아니지만 사용하는데 불편함 없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제공합니다. 기본 2중 날 5개에 1달러, 4중 날 4개에 6달러, 6중 날 4개에 9달러 3개의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여 구독하면 매달 정기적으로 배송 받을 수 있는데, 질레트와 비교할 수 없는 가격입니다.

< 출처 : Dollar Shave Club youtube >

면도기로 시작했지만 면도 크림이나 진정제와 같은 면도용품, 샤워용품, 데오드란트 등 제품의 범위가 확대되었고, 다양한 제품을 혼합한 번들 제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 출처 : Dollar Shave Club Facebook >

최근 한국에도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라는 용어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단순히 사고파는 제품 구매 비즈니스 모델이 구독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되는 추세입니다.


구독경제는 일정액을 지불하고 일정 구독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제품을 배송 받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말합니다. 기존의 우유나 신문 배달 서비스가 진화한 것으로 넷플릭스처럼 월정액을 내고 무제한으로 영화를 보거나, 화장품이나 반려견 용품과 같은 구독박스를 정기적으로 배송 받거나, 약정기간 동안 자동차를 마음대로 바꿔 탈 수 있는 방식으로 구독 서비스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왜 구독경제인가?


‘구독경제’ 용어는 대만계 미국인 Tien Tzuo가 ‘반복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입니다. 그는 IT를 이용해 판매자와 소비자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접점을 찾았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구독 서비스를 통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구독경제는 한 명의 소비자가 반복적으로 구매를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공급자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합니다. 또한 온라인 마켓을 여기저기 찾아보며 가격비교로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이 정기배송으로 집에서 받아보면 됩니다. 소비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죠.

판매자 입장에서 보면, 반복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므로 보다 안정적 판매가 가능합니다. 물건 하나를 팔기 위해 매번 새로운 소비자를 찾아 다녀야 하는 압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수익이 작더라도 구독으로 고객을 확보하여 한 명의 소비자에게 다량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구독경제, 무엇이 중요한가?


판매자 입장에서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이탈하기 쉽다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구독 경제 이용자 대부분이 1년도 되기 전에 취소를 했으며, 평균 125일 사용 후 취소했다고 합니다.


Tien Tzuo는 소비자의 구독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에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소비자의 요구에 신속하게 반응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소비자 요구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반응하기 위해 Tien Tzuo는 구독경제로의 전환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기존 비즈니스가 ‘제품’이나 ‘트랜잭션’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구독경제는 철저하게 ‘고객’ 개인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데이터는 구독자의 ID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애플(Apple)이 매일 아이폰 판매량만큼이나 신경 쓰는 것이 수집할 수 있는 ID의 수량, ID당 얼마나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합니다.

Dollar Shave Club은 직원의 절반이 고객 개인의 경험과 행동을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하고, 그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주요 사업을 결정하는데요. 예를 들어, 셰이브버터를 구매한 사람은 다른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 확인되면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식입니다.


Dollar Shave Club의 면도기 사례를 통해 구독경제의 의미와 효용성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벤츠와 같은 전통 글로벌 기업들도 구독 서비스 모델을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는 간과해서는 안될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A Father's Day Gift < 출처 : Dollar Shave Club youtube >

photo copyright. Dollar Shav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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