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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Oct 05. 2020

이제 유지어터가 관건이다.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지, 1년하고도 10개월째다. 목표 체중 63kg에 기적적으로 도달한 후, 성대한 잔치를 벌이고 싶었다. "돼지야 고향으로 돌아온 것을 격하게 환영하다. 모두 먹어치워 버리자. 다이어트가 웬 말이냐. 만 칼로리도 우습던 옛 시절의 영광을 회복하자" 이런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다. 그래, 20kg을 감량해낸 것을 축하하며 생크림으로 도배된 케이크며, 양념으로 범벅이 된 치킨이며 치즈와 온갖 휘핑크림을 동반한 피자까지, 그러니까 오색찬란한 음식을 한 상 차려놓고 모두 한 번에 해치우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생각만 풍성하게 잔치를 벌였을 뿐, 현실에서는 그런 범행(?)을 일으키진 못했다. 후폭풍이 얼마나 거셀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으니까. 희한하게도 자제력이 스스로 발동했던 것이다.


다이어트? 그러니까 체중 줄이는 거? 그거 답은 아주 간단하다.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치고 어떻게 하면 살을 뺄 수 있는지 답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음, 가끔은 정말 무지해서 당(탄수화물)을 술독처럼 들이켜는 사람을 보긴 했지만, 일단 그런 사람은 제외하도록 하자. 뭐, 그래도 모르는 것은 죄가 되긴 하겠지만.


답은 온 국민이 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된다." 두 가지 사항만 충실히 지켜도 살은 빠진다. 특히 비정상적으로 살이 찐 사람일수록 움직이는 총량만큼의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보통 사람보다 살은 더 쉽게 빠질 수 있다. 그런데 움직이는 것보다 더 많이 먹게 되니, 그 쉬운 '살 빼기'에 늘 실패를 거두는 거다. 먹는 건, 앉아서도 누워서도 가능하지만, 서 있는 건 앉아있는 것보다 훨씬 귀찮은 일이 아닌가. 게다가 걷거나 뛰는 일이라니, 맙소사.


Photo by Eiliv-Sonas Aceron on Unsplash


난 1년 동안 먹는 양을 줄여보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하루 10분이라도 꾸준하게 운동하자고 또한 결심했다. 덧붙여서 일상에서 많이 움직이는 사람이 되자고 또다시 결심했다. 먹는 양을 줄이는 데는 간헐적 다이어트가 도움이 됐다. 하루 정해진 시간 동안에만 먹는 것이다. 이를테면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4시간 동안 먹고 나머지 18시간은 굶는다. 그렇다고, 먹고 싶은 걸 포기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빵이나 라면은 여전히 먹었다. 난 불닭볶음면 마니아다. 게다가 전국의 빵집을 순례하러 떠나고 싶은 여행자의 꿈을 갖고 있기도 하다. 다른 건 줄여도 빵과 라면을 지워버리란 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행위를 없애라는 말이 아닌가. 난 그래서 그걸 없애는 대신, 먹는 양을 조금 줄이고 정해진 시간에만 먹자고 결단을 내린 것이다.


물론 탄수화물을 섭취하되, 생각해볼거리는 있다. 나의 루틴을 얘기해보자면 출근하는 날을 제외한 일주일에 4일은 이렇게 먹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따뜻하게 우려낸 마테차를 한 잔 마신다. 그리고 검은콩과 아몬드 10알 정도를 천천히 먹는다. 그리고 배나 사과 같은 과일을 두어 조각 먹는다. 간헐적 단식 이후에, 어떤 음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한데, 나는 될 수 있으면 단백질이나 야채나 과일 위주로 시작하는 편이다. 그 후엔 스트레칭을 약 30분 동안 진행하고 휴식을 취하다, 식사를 한다. 식사는 단백질 위주의 계란 프라이, 닭 가슴살이나 치킨텐더 3조각과 야채(오이, 당근, 양파), 식빵 한 조각, 깜빠뉴, 시리얼 한 주먹?, 가끔 라면 반 개, 치즈 한 조각, 무설탕 쑥덕 2개 정도를 먹으면 그날의 식사가 마감된다.


그리고 운동은 잠들기 전 '바이시클 크런치'라는 걸 매일 5분씩 했다. 처음엔 10개 하기도 곤란했다. 팔꿈치가 무릎에 닿아야 한다는 데, 그게 너무 멀었다.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라고 할까. 10개가 30개, 50개, 어쩌다가 200개를 통과한 후, 지금은 꾸준하게 200개씩 하고 있다. 나눠서 하냐고? 아니다 한 번에 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많이 움직이는 편이다. 매일 퇴근 시간, 약 2.5킬로미터의 거리를 걷고, 11층 계단을 걸어서 오르고, 집에서는 유튜브 홈트 영상을 틀어 놓고 따라 한다. 사무실에서는 일부러 서서 업무를 본다거나, 짬짬이 스쿼트를 한다. 심지어 지하철에서는 일부러 자리가 있어도 서 있는다. 조금이라도 칼로리가 더 소모될 것 같아서. 또한 커뮤니티에서 특강도 자주 연다. 말하며 제스처를 취하다 보면 몇 백 칼로리를 소모한 기분이 빠진다. 인터넷만 뒤져봐도 일상생활에서 운동하는 방법이 나와있다. 찾아보고 실천하기로 하자.


목표 체중에 이미 도달했지만 그럼에도 꾸준하게 운동과 식이 요법을 게을리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지금까지 숱하게 겪은 '요요'로부터 멀어지고 싶어서다. 몇 년 동안 힘들게 뺀 살들이 단 한 달 만에도 급격하게 제자리를 찾은 것을 목격했기 때문에, 먹고 찌고 빼고, 또 먹고 찌고 빼는 윤회 현상을 더 이상 반복하고 싶지 않기에, "이 돼지야! 그만 좀 먹어, 그러니까 살찌지"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기에, 나는 목표에 도달하고도 여전히 같은 모양으로 다이어트를 습관처럼 한다. 이젠 유지어터가 관건이다. 더 건강하게 그리고 오래 살기 위해, 즐겁게 살기 위해 평생 감당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하며.




간헐적 단식 모임 - 간단하게 살자

신청은 아래에서

https://docs.google.com/forms/d/1QsGLRBCrsfDLHo_6J5tJGOnt913G4jq9j9R4E5UgpBs/edit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https://brunch.co.kr/@futurewave/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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