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배신

평범한 개발자의 독립 일대기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제안서는 써 보셨어요?” 길박사가 날카롭고 예민한 인상으로 말했다.


물론, 나는 제안서를 써 본 적이 없었다. 오늘까지 이 소리는 안이사, 김대리 그리고 길박사에게 이르기까지 총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지껄인 기분이 들었다. 그래,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나는 제안서를 쓴 경험이 없었다. 그쪽에 별다른 관심도 없었고 쓸 기회도 갖지 못했다. 게다가 나는 지 이 상황을 조금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흠.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가야할지… 우린 서울역 대합실에 앉아 있고 이제 괌까지 가야 하는 셈이로군요. 그것도 뗏목을 타고…” 마치, 지도를 펼쳐놓고 대양으로 고독한 여행이라도 떠나는 사람처럼 길박사가 말했다.


“뭐, 이론상은 그런 셈이네요. 그런데 저는 지도도 없고 티켓도 없고 심지어는 생수통도 가지고 있지 않네요. 무엇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유쾌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길박사는 지금 우린 농담을 나눌 사이도 아니고 군번상으로 따진다면 내 위치가 그럴 만한 신분이 아니라고 두껍고 진한 눈썹으로 대신 말하는 것 같았다.


“자, 지금부터 아주 간단한 강의를 시작해 볼게요. 저는 두 번은 하지 않으니까, 보이스 레코더로 녹음을 하시던지 카메라로 녹화를 하시던지 그건 알아서 하세요. 요즘 유튜브 촬영하느라 장비도 있으니까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반복은 절대 없고 질문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미안하지만 방금 말씀드린 저의 발언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 번 말씀드릴 때, 똑똑하게 주워담으시기 바랄게요.”


나는 대답 대신에, 사실 그 어떤 대답도 긍정적인 것 외에는 허락받지 못할 것 같아서 두 눈을 멀뚱멀뚱 뜬 채로 그의 다음 발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어이없었지만 어이없음은 그다음에 챙길 문제였다. 지금 당장은 그의 이론과 실전 강의를 정신을 단단히 붙든 채, 모조리 흡수해야할 처지였기 때문이었다.


“제안서 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아세요?”

“글쎄요. 아이템? 발주처?, 예산?, 컨소시엄?, 백데이터?, 자격? 인력구성?, 질의응답? 뭐 그런 걸까요?”


“홍대리님이 말씀하신 내용이 사실 모두 중요하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마감입니다. 언제까지 작업을 끝낼 것인가, 하는 문제죠. 홍대리님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죠? 일단 그것부터 챙겨 봅시다.”


“아, 사실 시간이 얼마 없어요. 오늘 포함해서 4일 남았네요” 뭔가 비밀을 겨우 털어놓는 사람처럼 내가 말했다.


길박사는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아니 그럼 4일 동안 제안서를 쓰겠다는 얘기에요? 아무리 일정이 촉박해도 보통 2주 정도는 시간이 있어야 해요. 공고된 제안 요청서 분석하고 브레인스토밍하는데 보통 2일, 아이템 결정하는데 1~2일, 제목 만들고 소제목 따는 데 또 1~2일, 그 다음 목차를 따는게 또 하루, 이 모든게 결정되면 자료조사하는데 적어도 3일 이상, 디자이너에게 컨셉 설명하고 스케치와 삽도 그리는데 적어도 2주 이상, 제안서 본격적으로 쓰고 프레젠테이션 자료 작성하는 데 적어도 1주일 이상이 필요해요. 그리고 회계 관련 부서 담당자 불러서 예산 잡는 것도 만만치 않아요. 정붙출연금과 기업분담금도 짜야 하고. 하… 이걸 어떻게 4일만에 하겠다는 거예요? 삽도를 그릴 디자이너와 예산를 담당한 회계 담당자는 붙여놨어요?” 어디 이런 일이 4일만에 가당키나 하다는 투로 길박사가 말했다.


“지금 저 혼자뿐이에요. 안이사님이 저에게 던져 주신 과제라서요.” 내가 예의 자신없는 투로 말했다.


‘아니, 지금 팀 구성도 하지 않은 채, 제안서를 쓰는 일에 덜컥 뛰어들었다는 겁니까? 잘 모르는 일을 시작할 때는, 일단 질문을 해야죠. 안이사에게 질문 했어요?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제안서를 쓰는 것이냐, 내가 그 분야의 일에 대해서는 완벽한 문외한인데, 누구에게 자문을 구하면 되느냐, 이런저런 질문을 안이사에게 충분히 하셨어야죠. 아니, 일주일이 지나갈 때까지 뭘 하신 거예요. 아무것도 안하며 시간만 보내다가 등짝에 번개 한 방 맞고 저를 찾아오신거네요?” 어처구니가 없다는 투로 길박사가 말했다.


“네. 그렇게 됐습니다” 쥐구멍 속에라도 숨는 심정으로 내가 말했다.


“드롭하세요. 안이사에게 못하겠다고 말씀하시고요. 방법 없어요. 제안서계의 스티브 잡스가 와도 이건 안됩니다. 안 되는 일은 안 되는 거예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뭘 한답니까?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알아요? 아무것도 모르고 덤비는 사람이 제일 무섭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사람은 제안요청서 한 장 대충 읽어보고 덤비는 인간이에요. 마치 책 한 권 읽고 자신이 모든 걸 안다고 착각하는 인간과 같은 거예요.”


길박사는 조금 화가난 것 같았다. 아니 많이 화가난 것 같았다. 나는 여기서 그의 화를 가라앉힐 방법이 딱히 없겠다는 판단이 들었으나,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제안서 작업을 포기하겠다고 말할수도 없었다.


“일단 마지막에 포기하더라도 가야해요. 여기서 드롭할 수는 없습니다. 길박사님이 좀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간곡하게 내가 말했다.


길박사는 대답을 잠시 보류한 채, 팔짱을 끼더니 입술을 굳게 다물고 한동안 침묵으로 응수했다. 나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며 아무런 대꾸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오직 기다림이 필요한 시간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얼마나 많은 침묵이 태어났다가 사멸됐을까. 침묵을 깨고 그거 내민 최종적인 대답은 이런 것이었다.


“그래요. 한 번 해봅시다. 제안 요청서를 훑어보니 과거에 제가 진행했던 사업과 유사한 부분이 있네요. 유사성을 피해가면서 거기에 다가 독창적인 부분을 끼워넣어봅시다. 그럼 지금부터 홍대리님이 해야할 일을 알려드릴게요. 제가 지시하는 부분을 바로바로 진행하셔야 합니다. 일단 바로 사무실로 복귀하세요. 그리고 챙겨야할 부분들을 모조리 챙겨놓으세요. 일단 마감이 며칠 안남았으니 제안서부터 제출하도록 하죠”


나는 길박사의 말을 듣고 부리나케 짐을 챙겨서 회사로 돌아갔다. 현장에서 퇴근해서 잠시 빵집에라도 들르려던 계획이 무산된 것이 아쉽다면 아쉬웠달까.




회사에 도착하니, 공기 중에 뭔가 암울한 기운이 부옇게 끼어있었다. 나는 알 수 없었지만 일이 석연찮게 흘러간다는 걸 감지할 수있었다. 모두가 한통속이 되어서 약속이라도 한 듯이 나를 기피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다소 느낌이 불편하긴 했지만, 상황이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는 중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나 스스로가 분위기를 그렇게 믿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몇 사람은 수근수근거리고 몇몇은 냄새나는 스컹크라도 마주친 마냥 멀찍이 나를 피해서 지나갔다.


“그럴 수도 있다? 아니 그럴 수는 없다. 그래 예민한 탓이야.” 그렇게 여겼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자리로 돌아가 노트북을 켜고 이메일부터 확인했다. 혹시 돌아오는 동안 길박사가 요긴한 자료라도 보내줬을지도 모르니 일단 그것부터 확인하는 게 중요했다.


이메일 함에는 기다리던 길박사의 메일은 없고, 안이사가 보낸 메일이 [긴급히 확인 요망]이라는 제목으로 마치 경고라도 하듯이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다.


메일 전문


홍대리. 안이사입니다.


일주일 전에 지시한 ‘제안서’ 작성 건과 관련하여 새로운 지시사항을 전달합니다.


당초 본 제안서 작성 프로젝트는 홍대리가 주도하여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일주일 하고도 3일이 지날 때까지 아무런 피드백도 없고 어떻게 일이 진행되었는지 보고조차 없는 상황에 처한 바, 이에 본인을 비롯한 프로젝트 이해 당사자들과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거친 끝에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하여 아래와 같은 결과를 도출하게 되었습니다.


1. 홍대리는 지금 시점에서 본 제안서 작성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도록 합니다.

2. 제안서 작성 프로젝트는 백업이었던 김대리가 주도하여 진행하도록 합니다.

3. 제안서 작성과 관련하여 수집된 자료와 정보를 김대리에게 즉시 공유하도록 합니다.

4. 현재까지 진행한 상황을 서면으로 작성하여 보고 바랍니다.


홍대리는 이메일을 읽은 즉시 위의 사항대로 업무를 이행 바랍니다. 문의사항이 있으면 따로 말씀해 주세요.


한 번 읽고 두 번 반복해서 읽었으나 내용이 이해되지 않았다. 사실 이해할 것도 없이 단순했다. 분위기를 살펴 보니, 김대리가 주도했든 안이사가 주도했든 누군가 반란을 획책했다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길박사 연구실 앞에서 김대리를 만났다는 거 자체가 결국 내가 예상했던 불길한 결말을 결국 암시했다는 증거인 셈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김대리를 찾았다. 하지만 찾아가 보니 김대리는 자리에 없고 노트북도 사라졌다. 더 이상했다. 7층에서 12층까지 계단을 성큼성큼 뛰어 올라, 안이사방으로 향했다. 노크도 하지 않고 발로 문을 거의 걷어차다시피 했지만, 그 소굴엔 안이사도 없었다. 이 회사엔 현재 안이사도 김대리도 그러니까 반란을 기획한 어느 세력도 존재하지 않았다.


김대리 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나는 김대리 책상 앞에 앉아서 김대리에게 전화를 걸어보기로 했다. 한참, 대략 1분 이상 신호가 갔지만 김대리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시 이번에는 안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이사 역시 전화를 받지 않았다. 두 사람이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이 나를 배제시키고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소외가 아니었다. 완벽한 따돌림이었다.


수소문하여 그들의 위치를 파악해 봤다. 김대리와 같은 팀인 강차장에게 물었다. 강차장은 잠시 동안 고민하다,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이건 아무에게도 이야기하면 절대 안 돼. 내가 이야기했다고 해도 안 돼. 지난주 월요일에 안이사에게 제안서 작성 업무를 받았지? 홍대리는 본인만 유일하게 그 일을 지시받았다고 생각했겠지만 그 일은 홍대리에게만 주어진 건 아니었어. 그러니까 김대리에게도 똑같은 일이 주어졌다는 사실이지. 두 사람은 동시에 서로의 백업이 된 거야. 나중에 누군가는 지워져야 할, 그런 보이지 않는 백업 말이지.”


“그런데 김대리는 홍대리에게 아무 말도 안 했어. 김대리는 홍대리와 같은 일을 경쟁적으로 하게 된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이게 두 사람의 싸움이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인지한 거지. 만약 홍대리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같이 협력했을까? 싸웠을까? 김대리는 홍대리를 잠재적 경쟁자라고 여긴 것 같아. 그 일에서 홍대리를 제쳐버리겠다고 작심한 거지. 두 사람 꽤 친한 사이가 아니었나?”


“그 사실을 내가 어떻게 알았냐고? 물론 그 이야기는 안이사에게 들었어. 나야 안이사에게 자주 보고하는 처지이기도 하고 안이사와 딱히 나쁜 사이도 아니고 게다가 우린 담배 친구잖아. 담배 피우는 시간마다 시시콜콜 회사에서 어떤 재밌는 일이 벌어지는지 듣는 편이기도 하지. 안이사는 입을 벙어리처럼 꽉 봉하고 있으라고 하더라. 안이사는 두 사람에게 똑같은 일을 시키고 누가 더 일을 잘 하는지 결과를 받아보고 싶었나 봐. 말하자면 가능성을 두 가지 방식으로 펼쳐보고 싶었던 거지. 시간이 아주 촉박했잖아. 2주라는 시간 동안 누구는 해내고 누구는 실패해는 지, 어떤 과정으로 업무에 임하는지 자세를 보고 싶었나 봐. 어쨌든 두 사람 중의 하나는 성공할 테니.”


“김대리는 지시를 받자마자, 일단 제안 요청서부터 꼼꼼하게 읽더라, 나한테 와서는 2주 동안만 진행하던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도록 도와달라고 했지. 그 부분에 대해선 이미 안이사에게 내용을 언질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 오직 제안서 작성에만 집중할 여건이 확보되었던 거야.”


“김대리 참 무서운 녀석이더라고, 아주 용의주도하더군. 주변의 번잡한 것들을 단번에 치워버리더라. 그러니까 책상 위에 널려있던 쓸데없는 녀석들을 한 번에 빗자루로 확 쓸어내는 것처럼 치워버리더라고. 그러더니 화이트보드를 펼쳐놓더니 그곳에 할 일들을 나열하더라. 아니 코딩만 하던 녀석이 언제 저런 치밀한 구석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였지.”


“써야 될 주제와 관련 키워드. 그리고 어디서 자료를 찾을 것인지,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것인지 그 사람의 연락처까지 정리하더라고. 그러더니 바로 전화를 돌리기 시작하더라. 단 몇 차례 통화 끝에 나교수와 연결이 된 거야. 번개 같은 동작이었지. 귀신 같은 실행력이었어.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아버린 거야. 한마디로 9회말 투아웃 투쓰리 상황에서 끝내기 홈런을 날려버린 거지. 나교수가 누구야? 제안서 계의 거물이잖아. 국가 프로젝트의 달인, 그가 주도해서 실패시킨 일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 나교수가 아니냐고.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모르겠지만 나교수가 자료도 제공하고 인력도 제공한다고 했던 것 같더라. 완벽한 조건이 갖춰진 거지.”


“그러더니 바로 호텔룸을 잡더라. 광화문 근처의 최고급 호텔이었어. 거의 준 스위트룸에 버금가는. 근데 지금이 비수기라 그런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한 것 같더라고. 그것도 인맥을 통해서 싸게 구했다고 하던가. 아무튼, 녀석의 재능인 거지. 그날 프로젝트 TFT를 바로 가동한 거야. 회계팀의 자금 전문가 이과장, 기획 마케팅 전문가 홍보팀의 차대리, 디자이너 강대리, 등등을 모아서 바로 짐을 꾸려서 호텔로 합숙소를 꾸민 거야. 드림팀을 만들고 호텔에 전진기지를 만든 거지.”


“예산을 어떻게 확보했냐고? 물론 안이사에게 법인 카드를 받았지. 홍대리는 카드 안 받았어? 요청했으면 줬을 텐데, 홍대리는 카드도 안 챙겼나 보군. 그런건 질문을 해야지. 어떤 지원을 해주냐고. 내돈내산으로 회사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뛰어들기 전에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하는 거야. 질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상황을 정리해 보자면 나와 김대리 모두 안이사에게 똑같은 프로젝트를 지시받았다. 그러니까 나와 김대리는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결과로서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는 일종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얘기였다. 나는 김대리처럼 일하지 못했다. 김대리처럼 계획적으로 일하는 방식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 부분에서 내가 모자랐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질문 한 마디도 하지 못했고 혼자서 끙끙 앓다가 시간만 축냈다. 그래서 오늘 이런 충격적인 결과를 받고야 말았다.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모두 내가 벌인 일들이었다. 내가 자초했고 내가 꾸민 일의 성적표를 오늘 받은 셈이었다. 물론 나에겐 아직 3일의 시간이 남았다. 시간은 나와 김대리에게 똑같이 남은 것이다.


하지만 김대리는 아마도 제안서 작업을 거의 끝내고 최종 검토에 이르렀을 공산이 컸다. 막바지, 그러니까 데드라인에 앞서서 일을 시작하는 나와 같은 아마추어는 아니리라. 나는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늘 이렇게 미루고 미루다 마지막에 가서 정신을 차려도 그럭저럭 무난하게 일을 마치던 습관이 이렇게 나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코딩과 제안서 작업은 너무나 달랐다.


그렇게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자괴감에 빠져있다, 김대리에게 연락을 받은 것은 그날 밤 자정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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