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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Aug 17. 2018

나를 믿지 못하면, 나의 삶이 ‘열등감’을 믿는다

나를 존중한다면 미래도 달라진다.

‘열등감’이라는 단어는 못할 열劣, 무리 등等, 느낄 감感 자로 이루어져 있다. 열등감은 ‘무리에서 자기를 남보다 못하거나 무가치한 인간으로 낮추어 평가하는 감정’이다. 열등감을 영어사전에서 검색하면 첫 번째로 나오는 단어가 ‘Complex’다. Complex는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지만 정신분석학에서 인간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복잡한 상태를 의미한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된다. Complex의 첫 번째 뜻은 ‘복잡한’ 것이다.


 인간의 마음도 'Complex'라는 단어처럼 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람마다 마음 그릇의 모양이나 크기가 다르듯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콤플렉스란 인간마다 보유하고 있는 복잡하고 다변한 마음을 대표한다. 그것에는 불안한 마음,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마음, 타인이 가지고 있는 것을 부러워하는 마음,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콤플렉스로 아프다.


 열등감은 사람마다 모두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가난이 열등이고 어떤 사람은 학력이 열등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타인의 처지를 비교하는 것에서 열등감을 생산한다. 그 열등감의 모양이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열등감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세계적인 갑부인 빌 게이츠도 열등감을 가졌다. 어릴 적 안경잡이로 놀림을 당했던 빌 게이츠는 열등감을 세상에 대한 도전으로 불태운 사람이다. 심리학자인 ‘아들러’는 열등감은 자신이 모자란 구석이 있다는 현실을 인정함으로써 시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자란 부분을 채울 것인지 그것을 역으로 발판 삼아 성장과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려 있다고 이야기한다. 스스로 용기를 버리거나 삶의 열정을 포기한다면 열등감이라는 늪에 빠지고 말 것이고 그런 나약한 마음은 자신을 거짓으로 포장하게 된다. 마치 자신이 우월한 것처럼 포장하고 스스로도 그렇다고 믿게 된다.



 대학생 시절, 필리핀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마지막 날, 동료들과 바닷가를 앞두고 있는 작은방에 모였다. 희미한 촛불 하나를 켜놓고 오밀조밀 모여 앉아 서로에 대한 느낌을 롤링페이퍼에 적었다. 별빛이 쏟아지는 해변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여러 번 접힌 종이를 조심스럽게 폈다. 종이에 적힌 글은 이러했다. 


“선배는 표정이 너무 굳어 있어요.”

“처음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해내시는 거 보고 좀 놀랐어요.”

“인상이 좋으신데 좀 더 웃으면 좋겠어요. 가끔 무서웠어요.”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함부로 말을 내뱉었다고 생각했다. 쪽지에 담겨 있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타인의 객관적인 평가다. 물론 그 말은 별 뜻이 없었다고 할 수도 있다. 다만, 숨기고 싶었던 열등감을 들춰냈다는 사실 때문에 몹시 아팠다. 열등감이란 녀석은 끝없이 내 영혼을 바닥으로 추락시켰다. 새로운 열정을 불태울 때마다 녀석은 뒷덜미에 싸늘한 속삭임을 불어넣었다. “너는 절대 열등감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거야.”라고 말이다. 


 심리학에 ‘피그말리온 효과 Pygmalion Effect’라는 용어가 있다. 그 뜻은 우리가 어떤 기대를 품게 될 때, 그것을 의심하지 않고 믿고 따른다면 실제 기대했던 일이 현실이 된다는 이야기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피그말리온이라는 예술가가 있었다. 그는 어느 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했는데, 스스로 그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조각상과 사랑에 빠진 나머지 사물이 실제 여인이라고 믿게 되었다. 이를 가엾이 여긴 여신 아프로디테가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어 실제 사랑을 이루었다고 하는 신화가 전해진다. 신화의 바탕은 원한다면 열등감을 이용하여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존중한다면, 그리고 믿음대로 행동한다면 당장은 바뀌지 않더라도 투자한 노력만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열등감의 포로가 되어 자신을 파괴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자. 앞에서 언급했듯이 열등감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 종류도 수만 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스스로 자신의 열등감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열등감이 심한 사람은 타인에게 칭찬을 구걸 한다. 칭찬이 자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타인의 관심과 칭찬을 갈구한다. 나의 모자란 구석을 타인의 관심으로 채워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타인은 자신과 관계가 없다. 관계가 끊어지는 순간,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허무한 마음만 깨달을 뿐이다. 


 물론 열등감을 버리고 싶다고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이 어려우니 수많은 심리학 서적에서 열등감을 언급하고,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설파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열등감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은 성장의 기반이 된다. 자신의 약점을 인지하고 그것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결과다. 배우 윤여정은 신이 자신에게 목소리와 피부, 코도 안 주셨다고 인터뷰했다. 그래서 그런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하여 더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도 모자란 걸 채우기 위해서 무엇이든 최선을 다한다는 말도 했다. 


 열등감은 죽을 때까지 숙제가 될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신음하는 열등감들을 마음속에서 꺼내어 노트에 하나하나 적어보자. 그리고 그 옆에는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을 적어보자. 분명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고 구체적인 실행 방법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그것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계획들을 쓴다. 그리고 지치더라도 절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실천들을 습관으로 변화시켜 보자. 노력과 시간이 흐르다 보면 열등감의 색깔이 점차 옅어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나약한 영혼이 아니다. 스스로를 구제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 당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우선이다. 믿음을 의심하지 않는다면 열등감 따위가 당신의 삶을 좌지우지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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