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맹현 Mar 20. 2021

22. 아빠를 집에 오게 하는 법



호두는 부산 출장 중입니다.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한 달 간의 이별입니다.

그리움으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아기자두가 기대하던 케이크 만들기 수업 날이 됩니다.

아기자두가 '똥 케이크'라고 이름을 붙인 초콜릿 케이크는 꽤나 먹음직스럽습니다.

케이크를 만들고 보니 아기자두는 며칠 후 생일을 맞는 호두가 생각납니다.


아기자두 : 엄마, 아빠 생일날 우리 부산 가기로 했지?

자두 : 응.

아기자두 : 이 케이크 가지고 갈까?

자두 : 음.. 부산 가려면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그동안 케이크가 상할 것 같아.

아기자두 : 그럼 부산 가는 날 또 만들까?

자두 : 글쎄... KTX 타고 가야 하는데 괜찮을까? 아기호두 학교 끝나면 바로 서울역 가야 해서 만들 시간이 없기도 하고.

아기자두 : 기차 흔들리면 케이크도 흔들흔들하겠다.

자두 : 그렇지? 가지고 가면 케이크가 '나는 케이크로 태어났는데 KTX도 탄다!' 하면서 좋아하겠지만, 데리고 가기 좀 그렇다. 대신 사진 찍어서 아빠한테 보내줄까?

아기자두 : 좋아!

자두 : 집에 가서 사진 찍자.

아기자두 : 우리가 사진 찍어서 아빠한테 보내면 아빠는 핸드폰을 먹겠지?

자두 : 왜?

아기자두 : 케이크 사진이 핸드폰에 있으니까. 아빠가 핸드폰을 먹으면 핸드폰이 없어지니까, 우리한테 전화도 못하고 외로워지겠지?

자두 : 그렇겠지.

아기자두 : 그럼 아빠가 너무 외로워서 다시 집으로 오겠네. 히히! 아빠가 집에 온다!

자두 : 기발한 생각이다!

아기자두 : (진지하게) 그러려면 아빠가 꼭 핸드폰을 먹어야 해. 그게 중요해.

자두 : 진짜 그게 중요하다.



  


오늘도 너는 기발한 생각으로 가득하구나.




이전 22화 21. 감기가 나으면 안 좋은 이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